누구나 기피하는 주제, 그러나 진솔한 경험담.
이 글은 상당히 민감할 수도 있어, 지인의 강한 피드백이 예상되기에 추 후 몇 번의 퇴고를 더 할 것임을 미리 밝혀둔다. 그러나 초안이 날것의 작가 생각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 브런치 북 자체에 개발자를 위한 글이라고 밝혔지만, 노파심에 다시 말한다. 난 다른 분야는 잘 모른다. IT 필드에서 겪은 일이 대부분이니 모든 상황에 일반화를 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누군가에게는 생각의 '꺼리'가 된다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비슷한 경험을 한 개발자에게는 위로가 되길 바란고, 주니어에게는 스스로의 판단 기준을 만들 때 도움이 되길 바란다.
서두
서두에 미리 밝혀 두지만 내가 말한 것이 아니다. 10년도 더 전에 들었던 이 문장 하나 때문에 멀어진 친구가 상당히 많다. 다른 사람 생각을 전달하는 것뿐이었는데 말이다. 그러나 그 친구들은 알았으면 좋겠다. 나에게 1000만 원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 사람들의 진심을 알게 된 것이라고. 여기 내 생각이 된 스토리에 대해서 모두 말해 두고자 적는다. 학벌은 인생을 치열하게 살 확률이 높은 사람을 지칭할 클래스 구분임은 부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세상을 바꿀만한 사람이 나올 만한 확률도 맞다. 이와 관련해서 전체를 다루기보다는 이 글이 불특정 다수를 적는 내용이니 만큼, 매우 특수한 경우로 한정하고 또, 비루한 인간들의 생각을 알려주고 싶다. 비루한 사람이 어떤 것임을 아는 것도 본인이 사는 것에 꽤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그렇다면 그 조차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단, 한 줄로 이 글을 요약하라고 하면 A그룹과 B그룹이 있는데 A그룹은 정말 조심하고 멀리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학벌 관련해서는 이분법적 그룹 나누기
A 그룹과 B 그룹이 있다고 하자. A 그룹은 비루한 인간 그룹이다. B 그룹은 비루하지 않은 인간 그룹이다. 일부러 A 그룹이라고 한다. 왜냐면 A 그룹은 B보다는 A가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본인의 모습보다 다른 사람 평판에 휘둘리는 사람들이다. B 그룹은 다른 사람 평판보다 본인과 본인과 가까운 사람들의 관계가 중요한 사람 그룹이다. 이분법적 사고는 옳지 않지만, 쉬운 이해를 위해 딱 2 부류로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학벌 관련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사실 이 2분법 안에서 대부분 나눠진다.
A 그룹이 정의한 지방이라는 경계
나는 부산 사람이다. 부산은 지방이다. 제2의 도시라고 하지만 부산을 얼마나 지방, 시골로 생각하는지는 서울, 경기도에 살면서 알게 되었다. 필터 버블이나, 에코쳄버, 혹은 누군가의 도그마에 갇힌 것이 아니다. 내가 만난 A 부류의 사람들에 의해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국내 대통령의 대부분은 경남권에서 나온 사실과는 무관하게 지역적 분류와 선입견은 기본인 사람이었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A 그룹 대부분은 부산을 포함한 지방 사람들이었다.
A그룹의 실체
나는 부산에 있는 학교를 나왔다. 나중에는 서울에 있는 학교도 나왔다. 그리고 학과 교수님들께서 모두 서울대, 카이스트 출신이라 그 밑에서 배운 그 당당함에 학점은 좋지 않아도 내 학교는 스스로 자랑스러웠고, 늘 학교를 늘 공개하고 다녔고, 모든 프로필에 학교를 넣었었다. 그러나 A그룹이 세상에 50% 이상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그런 비루한 인간들을 분류하고자 지금은 모든 SNS에서 학교 정보를 지웠다. 지금은 A 그룹을 분류하기가 너무 쉽다.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서 이 정도 나이와 커리어에 학교 호구 조사 하는 사람은 그냥 A 그룹으로 단순 분류해도 95% 이상 정확하다. A 그룹은 다른 사람 평판에 매우 쉽게 휘둘린다. 왜냐면 최선을 다해서 공부를 했지만 결국 서울대를 가지 못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재수, 3수, 4수를 했는데도 안되었다. 사회가 정해 놓은 기준에서 좀 더 편하게 살고 사람은 클래스가 나눠져 있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공부했지만 결국 못 갔기 때문에 학벌 사회를 지칭하는 인간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A 그룹에서 말한 이야기 중 참으로 가관인 대사들이 있는데 몇 가지 적어 본다.
1. "XX 학교 나와서 XX 학교 석사? 그거 학벌 세탁이야. 삼성에서는 학사 밖에 인정 안 해." - ***수석
2. "학사면, 뭘 하던 석사 밑에서 일해야 하는 것이지. 석사는 박사 밑에서 일하고." - ***책임, ***상무, ***팀장
3. "학과니 학점이 뭐가 중요해. 학교가 중요하지." - ***부장
4. "영어? 서울에 비행기 타고 다니며 공부했어." - ***책임
우선, 1~4번은 모두 다른 사람이다. 그리고 대기업과 국가 기관 사람이다. 어찌 보면 엘리트라고 볼 수 있겠지만, 세상 무식한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1번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학벌 문화를 이루는 대표적인 관리자의 생각과 철학의 전형이라고 보면 된다. 2번의 경우 박사 학위가 아닌 박사 수료면, 저런 생각을 한다. 3번의 경우도 중간 관리자다. 4번의 경우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다. 참고로 이 A 그룹에 서울대는 아무도 없었다.
인공지능 사회가 되면서 가장 많은 해고의 대상은 중간 관리자가 되었다. 예전에 글 쓸 때에는 실명을 아예 공개를 했었는데, 이제 이런 말을 했던 사람들이 모두 경제적 위협, 사회적 평판 위협을 겪고 있기 때문에 딱히 밝힐 생각은 없다. 그들이 이렇게 된 이유는 딱 1가지다. 뭔가 제대로 할 줄 아는 분야도 실력도 없다는 것이다. 나는 리눅스와 리눅스 서버라는 명확하게 잘하는 분야가 있었다. 운 좋게도 이 분야가 시대의 흐름을 타며, 만난 중간 관리자들이 나와 친해지고 술을 진탕 마시고 하는 이야기가 이렇게 좁혀졌다. 내가 내부 고발을 하고 또 그런 이력이 알려지고 나서 그들이 가장 기피하는 대상이 된 이후 가장 친한 척하는 인간들이 가장 먼저 연을 끊었다. 중간에 연락을 해도 대충 받을 뿐이었고, 특이하게도 항상 반말을 쓰던 대상들이 모두 존댓말을 쓰는 아이러니도 있었다.
A그룹에게 하고 싶은 내 경험
최근 일이다. 지방에 사는 지인의 사촌 동생, 조카들이 판사도 되고 공무원도 되고, 변호사, 법무사, 노무사, 세무사 등 전문직 시험에 합격하였다. 그런데 A 그룹에 속했던 사람 중 서울대는 없었지만 (S) KY에 포함되는 사람이 있었는데 시험이 계속 안되었다. B 그룹에도 그런 사람이 있고 내가 늘 간절히 응원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시험이 잘 안 되었다. SKY 가 모든 것을 보장해 주진 않는다. 의대가 모든 것을 보장한다. 한국 사회에서 확실한 직업을 보장하는 것은 의대와 또 전문직 자격증이다. 학교가 중요하지 않다. 2014년 강의할 때 서울대 수강생이 자율 전공 학부에 대해 이야기를 했었다. 그때 이미 학교가 뭘 보장해 주지는 않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고, 이제 11년이 흘렀다. 나는 SKY 나온 사람들은 정말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던 그에 맞춰 변화해 적응하며 성공의 길을 갈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지금 만나고 연락하는 사람 대부분이 가만 보면 서울대, 카이스트 사람들이다. 어느새 눈 떠보니 그렇게 되어 있었다. 그냥 인생을 늘 빡빡하고 치열하게 살다 보니 내가 원한 건 아니지만, 그런 사람들이 주변에 남았다. 게 중에는 서울대 학사 출신도 있지만 A그룹에서 말하는 학벌 세탁 석, 박사도 있다. 내가 보는 눈에서의 그들은 정말 늘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인생 자체가 그렇다고 생각하고 또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었다. 특이하게도 SNS 활동은 거의 안 하지만, 정치에도 정말 관심이 많다. 그냥 삶 자체가 모두가 어우러져 있다고 생각하고 본인들의 학위가 본인들을 보호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게 중에는 여러 학위를 보유한 분도 계신다. 다만, 그렇게 고민이 많아 보이지 않는다. 박사를 추천하는 이유는 그냥 원하는 공부를 한 번 시작하면, 마쳐본다는 느낌을 가져보는 것도 좋으니 한 번 경험해 보라고 하신다. 나는 학교가 단 한 번도 제대로 품지 못한 실무 IT 개발을 하며, 학교에 대해서 늘 좋지 않은 인식이었지만 이런 분들을 만나며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물론, 그래도 재미가 없으면 안 된다. 모든 것을 다 그만두고 떠날 수 있는 마음과 그럴 의지가 있다면 사실 재미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일 수 있다. A 그룹은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목표도 없고, 실력도 없다. A 그룹이 사는 이유는 위에서 한 4가지 말이 통할만한 어정쩡하고 이용하기 좋은 호구를 만나서 가스라이팅 하고 자신의 수족으로 쓰는 이유 외엔 단 한 가지도 없다. 이것은 젊은 세대에 확실히 단언할 수 있다. 학교 졸업하고 10년이 지나도 학벌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면, 정말 그 뒤의 커리어나 실력은 정말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 그들이 이용 가능한 호구에 대해 낙인을 찍는 것처럼 A 그룹에 대해 낙인을 찍어도 된다.
A그룹 특징
학벌로 어필이 된다고 생각하면, 학교를 공개한다. 이것으로만은 A그룹 특징을 잡기 힘들다. A그룹의 경우 학교를 공개하지 않다 본인들이 충분히 돈을 벌었다고 생각하면, 학교를 공개한다. 학교 공개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회의 통념에 눌려 지내다가 뭔가 이루었다고 생각하고 이제야 그 통념을 깼다고 생각하면 그때서야 지난 히스토리를 공개한다. 즉, 비공개에서 공개로 넘어가는 타이밍이 있다. 이것은 나이를 먹지 않고서는 참, 알기 어려운 사실이었다. 왜냐면 수십 년 동안 동시대를 사는 사람을 관찰하기가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다양한 예시를 들었지만 이 사람은 다른 사람 눈을 많이 의식하는 사람인가? 내면에 집중하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가지고 사람을 보면 쉽게 구분하고 판단할 수 있다. A그룹 특징은 호구가 꼭 자신의 수족으로 있어야 본인의 껍데기가 완성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A 그룹은 더 이상 이용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관계를 끊어 버린다.
B그룹 특징
그러면 A와 다른 B그룹의 특징은 무엇인가? 사회적 평판을 신경 쓰는 점은 사실 같다. 그러나 수족으로 쓸 호구 탐색이 목표는 아닌지라 본인들의 능력과 실력 향상이 중요하다. 그리고 사회에서 정직하게 승부를 하기 위해서는 본인 직접 공부하고 가꾸는 것에 포커싱 되어 있다. 그래서 늘 바쁘다. A 그룹이 있다는 것도 그런 사람들의 특징도 볼 여유도 없다. 늘 바쁘게 산다. 그래서 A 그룹의 타깃이 되기 십상이다. 그들에게는 하고 싶은 분야가 있고 하고 싶은 공부가 있다. 그래서 학교보다는 어느 학교가 본인이 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유명한지. 어느 학과 교수님이 본인과 더 맞는지에 관심이 많다. 건너서 들은 이야기인데, 하버드와 콜롬비아 동시 합격했는데 콜롬비아대가 가까워서 거기를 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실리콘벨리 부자들이 대학교 중퇴 이력이 있다는 것을 보면 허구는 아닌 듯했다. A 그룹의 생각은 그 마저도 아이비리그 중퇴 경력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B 그룹의 경우 그들의 경영에 더 소질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 아마존 수장 제프베조스도 프린스턴에서 자기보다 더 똑똑한 사람들이 너무도 많아서 열심히 경영했다고 말했었다. 제프베조스가 A 그룹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위에서 말한 1~4번을 이야기했을 것이다.
1. 한국의 XX학교? 그리고 미국에 XX 학교로 왔어? 그거 학벌 세탁이다.
2. 한국 학교면 프린스턴 대 밑에서 일해야지
3. 다른 게 뭐가 중요해 내가 프린스턴인 것이 중요하지
4. ** 분야? 나는 프린스턴대 다니면서 ** 공부했어.
1~4 공통점이 뭘까? 자신의 수족에 대한 가스라이팅. 이 하나로 모든 것이 설명 가능하다. 그러나 제프베조스는 B 그룹이다. 본인의 위치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끊임없이 고민하고 또 노력했다. 그래서 세계 최고의 부자 반열에 올랐다. 물론 그의 네트워킹이 작용했음을 알지만, 그 네트워킹은 도와주는 것의 네트워킹이 아니다. 방해하지 않는 것의 네트워킹이다.
한국에서 A 그룹은 너무나도 찾기 쉽다. 투자를 이야기하더라도 **대 출신을 먼저 강조한다. 심지어 그 회사가 뭔지도 뭘 만드는 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하는 말이다. 좌쪽에 절벽이 있고, 우 쪽에 들판이 있다면 좌/우의 길을 다녀온 사람이 가장 신뢰가 간다. 그런 사람이 없으면 왜 이쪽으로 가야 하는지 논리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믿음이 간다. 그런데 미국의 속국인 한국에서 한국 학교를 선택한 사람의 말을 믿으라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이제 A그룹 B그룹의 시대는 가고 있다.
내가 글을 쓰는 시기도 이미 이런 시대는 떠나가고 있다. 그래서 확실한 쐐기를 박기 위해서 적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시대가 떠나는 이유는 학교의 역할을 워낙 중요하다 보니, A그룹이던 B그룹이던, 구분 없이 학교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동일하게 말한다. 그래서 학교의 중요성을 앞으로도 더 커질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학교의 사람들이 사회에서 보장된 미래를 가질 수 있는가? 선배가 그런 세상을 열어줄 수 있는가 묻는다면 확실한?(퀘스쳔) 마크가 박힌다. 학교에서의 성실함을 대학교에서도 이어가고 졸업 후에서도 이어 간다면, 미래는 당연히 보장되어 있다. 단, A 그룹 사람을 안 만났을 때 말이다. 후배의 업적을 가로채는 상사는 A 그룹 상사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사의 시대가 가고 있다. 이미 수많은 매체에서 패러디되고 비난받고 상황 구분 없이 비판받는다. 그래서 실력과 창의성, 적응력 등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 수평적 조직을 설파한다. 줄타기나 라인이라는 말도 점점 옅어진다. A 그룹이 아직 사회에 박혀 있는 한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그런 사람을 확실히 구분할 눈이 생기고 보편화된다면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A 그룹 B그룹마저도 진짜 학자에 비하면 무의미하다. 진짜 학자가 만든 이론으로 세상이 변화되지만, 그 수가 정말 몇 명 안 되다 보니 다수에 속해 있는 내가, 삶을 윤택하기 살기 위해서는 A 그룹을 멀리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말하고 싶어서 적어 두는 이유가 있다.
내 생각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똑같은 조건이고 우리 회사를 오고 싶은 하는 사람이 서울대가 있고 그 외 학교가 있다면 당연히 서울대 지원자를 택한다. A그룹은 서울대도 오래 일 안 할 족속들이라며 까 내리곤 했었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 치열한 사람은 순수하고, 목적의식이 맞으면 계속 함께 갈 수 있다. 최근 논리 없이 서울대만 광고하면서 나와 큰 목소리를 내며 싸운 A그룹 인간을 만났다. 두 달도 채 되지 않았다. 경기도 권에 살다 보니 그 귀한 서울대 출신도 오다가다 참 자주 마주친다. 그러나 그 외 다른 사람들은 모두 정말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었고, 이미 대학생 시절부터 그런 삶이 몸에 베여있어 보였다. 꿈이 큰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다. 특이한 점은 내가 삼성에 있을 때도 내 학교를 물어본 사람은 정말 단 한 명도 없었는데, 그 이유는 어차피 인사과나 상사는 학교를 아는 것도 있었고, 내가 다 공개를 해 놨으니 그런 점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삼성 퇴사 이후 40대가 되기 전, 많이 듣고 질문받은 점은 어느 학교 출신이냐는 것이었다. 물론, 최근 과제 때문에 에트리에서 만났던 서울대 카이스트 사람들은 나에게 일절 묻지도 않았다. 같이 과제하는 내용과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 그리고 검증 계획 등이 중요하고, 거기서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커리어가 뭔지가 중요하지 그 누가 봐도 학교 자체는 중요치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A 그룹 B그룹을 나눌 수 있었다면, 진작에 차단했을 것인데. 시간이 많이 지나서야 A 그룹의 실체를 알게 되었다. 내가 A그룹에 대해서 확실히 적을 수 있는 이유는 그 사람 중에 잘 된 사람도 없어서이다. 다 해고당했거나 퇴직했거나 사업을 하더라도 잘 안되고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더 심해질 것이다. 나는 A 그룹 잡것들에 의해 생각도 많이 바뀌고 웃음도 많이 잃었다. 다른 사람 탓을 하고 싶진 않지만 A그룹은 정말 나를 제대로 이용했기 때문에 탓을 한다. 피해 의식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피해의식'이 생긴 것이다.
나는 미국미국 하면서 트럼프만 알고 뉴욕 시장이 누군지, 워싱턴 시장이 누군지도 모르는 것도 아이러니하고, 학벌학벌 하면서 어느 학교가 어떤 분야에 강한지, 내가 하고 싶은 분야를 제대로 하려면 어느 교수님을 찾아가야 하는지 전혀 모르고 그냥 학교 이름만 반복하는 문화가 30년 이상이나 지속되는 것도 아이러니하다. 뭐든 거의 다 망해가야 그제사 아는 것은. 또 그제사 뭔가를 고쳐야 사람들이 제대로 안다는 것도 재미있는 사실이다. 의사도 병을 미리 예견해서 방지해 주는 것보다 충분히 아플 때까지 기다린 후 고쳐주는 것이 현명하다는 점도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겠다. 노파심에 말하면, 굳이 경험하지 않아도 되는, 차에 치이면 죽는다는 명백한 사실처럼. A 그룹을 만나면 인생이 차에 치인 것 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다.
시간을 내어 내 글을 읽어주신 비개발자는 나처럼 쓸데없이 시간 낭비 하지 마시고, A그룹은 멀리하라고 말하고 싶다. B그룹을 알아보고 함께하며, 실력을 기르고 재미있게 살라고 말하고 싶다. 개발자로서 20년간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나에게 말하고 싶은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기술은 발전하고 있고, 실력 중심의 문화로 변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흐름에서 A그룹은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다. 진짜 개발자가 되고 싶다면, 개발 능력과 상품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A그룹의 가스라이팅에 흔들리지 말고, 나만의 기술적 역량을 쌓아가려고 한다. 스스로도 만족하고, 행복한 B그룹은 A 그룹처럼 다른 사람을 의식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결국 코드가 말해주고, 결과물이 증명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