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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일상 이야기를 써볼까 한다. 설거지, 쓰레기 버리기, 빨래를 몇 달간 전담하면서 다양한 생각이 들어 써 둔다.
우선, 30대 후반 이상 한국 남성 대부분이 인정하는 상남자는 최민수 형님, 김보성 형님 되시겠다. 그런 형님이 앉아서 소변본다는 말을 한 지 19년이 지났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74532.html
칼럼도 있었다.
https://weekly.khan.co.kr/khnm.html?www&mode=view&art_id=11455&dept=124
말 그대로 수십 년이 지나도 사실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은 여전히 나누어진다.
나는 F라 주장하지만 주변에서는 다들 극 T라고 하기에 관련해서 T발 놈 식으로 적어둔다.
우선, 집에 있는 변기는 바깥에 있는 변기와 다르게 서서 일을 봐야만 하는 변기와 다르다. 그래서 소변기라고 부른다. 가끔 별의별 이야기를 들어보면, 누가 강남에서 소변기에 똥을 싸놨다는 말도 40년 동안 1번 정도 들어 보긴 했는데, 극히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 소변기에는 소변을 보는 것이 맞다.
집에 있는 것은 양변기(앉아서 일을 볼 수 있도록 만든 서양식 변기)이다. 혹은 앉아서 본다고 해서 좌(坐) 변기, 화변기는 지하철 역에서 볼 수 있는 것인데 일본식 변기를 말한다. 요즘 집에 일본식 변기가 있는 집은 극히 드물다.
앉아서 보라고 한 변기에 굳이 서서 소변을 봐야 한다면, 대변도 서서 봐야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남성들은 멋있게 허리춤에 딱 손을 올리고 멋지게 변을 보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 물론, 뒤처리는 본인이 알아서 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여성에게 미루지 말고, 아니면 SNS에 얼굴 사진과 거사의 사진이 함께 돌아다닐 수도 있지 않을까? 나는 그런 상황에서도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는 상남자를 만나보고 싶다.
설거지를 하다 보면, 거름망에 음식물 쓰레기가 나온다. 나는 거름망을 설거지 끝나고 무조건 적으로 비워야 한다는 의견에 반대다. 하루에 한 번이면 족하다. 나는 설거지가 끝나고 적은 양 일 때는 분무식 락스를 뿌려두고는 한다. 아무리 거름망을 비워도 곰팡이가 꼭 낀다. 와이프 방식은 무조건 버리는 것인데, 사실 하루에 몇 번씩이나 거름망 처리하는 것이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그래서 말로는 그렇게 한다고 말하고 그냥 락스로 처리한다. 나는 음식을 늘 남기지 않고 완전히 다 먹는 편이다. 그래서 거름망에 음식이 남는 것 자체가 비효율적인 일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리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 대해서 사실 반감이 든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한 때 얼마나 많은 음식물 쓰레기 방지 캠페인이 일었었나 요즘에는 그런 캠페인을 볼 수가 없다. 그 이유는 쓰레기 분리배출과 종량제로 90% 이상이 재활용되고 있어서 그렇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거대한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한 거름망은 천천히 비웠으면 한다. 그리고 락스로 대신하면 나중에 거름망 비울 때 냄새도 훨씬 덜하다.
미국에서 건조기를 한국의 그 누구보다 먼저 쓰며, 좋은 점도 알았지만 옷감이 상하는 것 때문에 늘 반대의 입장이었고 그렇게 17년 정도가 흐른 것 같다. 17년 뒤의 건조기는 내가 이 전에 알던 건조기와 판이하게 달랐다. 수건은 먼지가 없어지고 부드러워졌다. 여전히 세탁망을 쓰지 않으며 상하는 약한 옷이 있고, 줄어듦도 있긴 하지만 수용할 만한 수준이다. 강력한 먼지 흡입 기능은 내 옷에 이렇게 먼지가 많았었나? 하고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빨래 건조대가 없어진다. 건조기의 가격도 갈수록 내려가는 지금이 건조기를 사용할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한다. 건조대에 넣는 향기 티슈도 있다. 그걸 넣고 나면 피죤이나 다우니에서 나던 향보다 훨씬 진한 향이 배어져 나온다. 나는 엔지니어라 그런지, 아무리 기술력이 좋아져도 완전 통합 세탁기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편리함은 2배겠지만 모터 자체에 무리가 갈 것 같고, 세탁조의 감가상각도 고려해야 한다. 사실, 모터가 가장 걱정이다. 또 이런 생각으로 수십 년을 불편함에 보낼 수도 있으나, 조금 아낀 돈으로 또 내가 원하는 것을 개발할 돈도 되고 서버 비용도 낼 수 있으니 당장은 행복하다. 그리고 빨래하는데 드는 시간은 사실 5분씩(집어넣고, 세제 넣고, 버튼 누르기) 2타임 정도인데, 집돌이인 나에게 엄청난 운동량을 준다. 건조된 옷은 항상 와이프가 정리한다. 난 정리는 잘 못한다. 사실, 나름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와이프가 너무 잘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내가 늦거나 밖에 일이 있으면 와이프가 다 한다. 그런 날은 왠지 찝찝해서 아침 일찍 일어나 세탁기를 돌린다. 다행히 아랫집을 아는 사람이 인수해서 일이 있으면, 양주로 퉁 칠 수 있으니 좋다. 윗 집은 골프 연습기가 있고 워낙 광적이라 뭐 또이또이라 생각한다. 아랫집 윗집 다 개를 키우는 것도 아침 빨래를 가능케 하고, 그리고 요즘 드럼 세탁기는 너무나 조용하다. 여름이 되다 보니 세탁실 배수구에서 냄새가 올라오는데 아파트에서 소독을 해 줘도 냄새가 났다. 그래서 집에 남은 굵은소금을 망을 씌워 안 내려가게 한 다음 냄새를 막고자 대량 뿌려놨는데 냄새가 확 줄었다. 미신 일수도 있지만 나름 효과적이다. 소금은 스스로 썩지 않으니 말이다. 냄새 차단 하수구 거름망 제품들도 괜찮긴 하다.
여름이라 샤워를 자주 한다. 샤워실 주변에 항상 물 때가 끼어서 분무용 락스를 근처에 둔다. 그러다가 물이 안 머물게 다 설계가 되어 있는데 물이 머무는 이유를 보니, 샴푸, 린스, 비누곽, 바디클렌저 등 플라스틱 밑으로 물이 고여서 못 내려가는 이유였다. 그래서 플라스틱 받침대(망으로 되어 있는) 것을 구해와서 그 위에 올려두니 그때부터 괜찮았다. 누가 식기 건조기를 버리면 그것을 뒤집어서 올려두면 좋겠다고 생각은 했었는데 사실 그게 들어오는 순간 비관을 또 해치다 보니 가로로 길쭉한 것을 찾았다. 책상용 제품 중에 그런 류의 제품이 더러 있었고, 다이소에 가니 화분 거치 하는 것도 쓸만했다.
집에서 이것저것 하다 보면 시간이 참 잘 간다. 반복적인 육체노동은 또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다. 언젠가, 누군가 나에게 성공의 비결을 묻는 다면, 정신적 스트레스에 대한 환영과 그것을 해소해 줄 수 있었던 설거지, 청소, 빨래라고 답해도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