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시가 넘었습니다. 센티(센티멘털) 한 시간에 글을 하나 남깁니다. 그래도 스타트업 임원이니 열심히 마케팅부터 해야겠죠?
스타트업의 속도는 대기업보다 1주일에서 1달 정도 빠릅니다.
Agent, Agentic AI, Hyper Agent 등... 투자를 받기 위해 내부에서 선정한 VIP 분들께 시연하고 투자금을 어떻게든 확보하려고 노력합니다. 그게 한 달 전이었습니다. 제1금융권에 시연을 했었습니다.
한 달 전은 OpenAI의 소스가 발표되기 전이라 그런지 꽤 임팩트 있었다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비용이 참 많이 들었습니다. Agentic AI로 규모가 있고, 완전한 모듈을 만드는 시연은 한 번에 30~40만 원을 태웁니다. 웹 파트는 에이전틱 AI 보다 사람을 쓰는 게 오히려 비용 절감됩니다. 사람은 진정한 인간지능이니까요. 스타트업은 대기업에 비해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다고 하지만, 동일 경쟁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자금을 구해 대기업과 동일 선상에서 평가받는 것이 맞습니다. 대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 포함해서요. 제가 겪었던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늘 절벽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늘 생존을 위한 싸움을 했습니다.
그렇게 뭘 만들고 시연하고 나면 정확히 1주일 혹은 1달 안에 똑같은 것이 나옵니다. 대부분은 대기업의 공개 제품들인데 품질을 보면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시중의 모든 AI 서비스를 통합한 프로그램을 내고 다양한 유틸리티를 모두 통합했습니다.
안드로이드, iOS 앱도 완전한 디자인 체인 지을 통하여 3개월간 와신상담했습니다. 이제는 웹 기술이 하드웨어 제어뿐 아니라 외부 기기까지도 제어합니다. 브릿지 기술은 특허 작업 중입니다.
사실, B2B/B2G 포트폴리오도 있으나, 종국엔 B2C가 메인이라 말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홍보, 마케팅도 나중에는 의미가 없겠습니다. 사용자가 사용하는 제품의 품질만 의미가 있겠습니다.
출시 전의 모든 제품의 스크린샷을 공개하지는 못합니다. 그리고 이 정도만 적어도 똑같이 뭘 하려는 사람을 많이 봅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 벤치마킹의 단어 등... 한국 내에서라면 얼마든지 환영입니다. 다행히 대기업에서 수억 원을 들여 특허도 내 보고 다양한 경쟁과 공개/비공개 프로젝트의 속성, 그리고 정치권 권력의 역학 관계등도 경험했다 보니. 지금은 어느 정도 선에서 공개를 해야 마케팅과 보안의 선을 지킬 수 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마케팅을 하며 다른 방향으로 글을 써두면 그것이 오히려 보안에 더 도움이 된다는 점도 경험합니다. 그것은 얼마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느냐? 혹은 상대보다 몇 수 앞을 내다볼 수 있느냐의 차이입니다. 절벽에서 5연승 한 돌부처 이창호 9단, 알파고 상대로 인류의 유일한 1승 이세돌 9단처럼 저 멀리 자신의 세상을 볼 수 있어도 어떤 분야는 다른 사람 눈에 매우 조금 앞선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AI고수가 LLM 모델 개발조차 AI 강화 학습만 남았다는 말은 수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통찰의 베이스로 작동합니다.
뛰어난 실력에도 끊임없이 공부하는 AI 학과 교수님과 주말에 미팅을 하고 또 개발하며, 그렇게 최신의 기술을 다양하게 접하고 있어도 여전히 아날로그적 생각은 더 강해집니다. 엉덩이를 오래 붙이고 있는 것. 다 함께 나아가야 한다는 점, 한 가지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 등의 생각이 바로 그렇겠습니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AI 세상에서 또 크게 바뀐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집에 알리타 같은 로봇이 있거나, 자율 주행차가 거리에 돌아다니면 좀 실감이 나려나 모르겠습니다.
naver.how 도 젤리아이로 돌릴 것이고 올해 안으로 @hajunho.com, mynameis@hajunho.com 도 문을 닫을 생각입니다. 젤리아이에 모든 것을 올인하고 또 연말에 결과를 보고자 합니다. 만드는데 포커싱을 하다 보니 모두에게 신경을 못 쓰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다에 대한 끝없는 열망만 불어넣어지도록 선행 개발에 집중합니다. 그래서 신규로 함께 하는 사람도 떠나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떠나갈 때는 모두 더 잘되어서 떠나가길 바랍니다.
제가 정말 아끼는 사람이 곧 떠납니다. 마음이 닫혀 있으면 바로 앞자리에 수년간 있어도 얼굴만 대충 알다 곧 잊혀진 사람이 많지만. 마음이 통하면 짧은 만남도 수 십 년 갑니다. 저와 함께 AI 제품을 가장 깊게 고민하고 연구하고 함께 만들던 분이 회사를 떠납니다. 잡을 수도 잡을 힘도 없습니다. 있다고 해도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왜냐면 그렇게 해야 하고, 운명은 늘 더 좋은 방향을 제시합니다. 다만, 저는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저의 주요 독자이신 분은 제가 마음이 아파서 이 글을 쓰면서도. 비루하고 미천하고 미약한 힘을 가진 사람이라 나름 감추려고 다른 이야기를 하며 결국 주제는 이것이라는 것도 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갑자기 어릴 적 나라 상실을 노래했던 시인의 시가 생각이 날 정도였습니다. 마치 가슴 한켠이 뜯겨 나가는 느낌이라서 그럴까요.
님의 침묵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어찌 보면 비겁하게 읽혀 지지도 않을 수 있는 글을 어딘가에 쓰며 제 마음을 달래고 있습니다. 어디서나 늘 행복하셨으면 합니다. 언젠가 안전하고, 사람을 위하는 좋은 AI 제품을 만드는 길 위에서 만난다면, 지금처럼 열정적이었던 개발의 추억이 다시 살아나길 바랍니다. 아니면 바라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생각하지 말라고 해서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참 좋겠지만, 오히려 강화되기 때문에, 그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