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보기엔 하찮은 하루일지도 모르지만 나에겐 빛나는 하루의 연속이다.
오늘은 해외에서 학업을 마치고 국내 명문대에서 MBA를 하신 분, 특정 분야 국내 기술 평가에 평생을 보내신 분과 함께 아침 일찍 만나 ETRI 본원(대전)에 가서 대한민국 과학 기술을 이끄는 분의 고견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집에 오면서 삼쩜삼 앱으로 연말 정산이 되기에 들어가 보니 고객 2000만 명 중에 상위 3%의 월급쟁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별 것 아니지만 기분은 좋아서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다. 추가 소득 활용 외 소득증명원 기준 1.38억이 본봉이니... 우리 아파트 라인의 부사장님에 비하면 최소 1/10~1/100 수준이겠지만 그래도 나름 뭔가 의미 있는 필드에 있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100%는 아니지만 자본주의에서 유리지갑에 5% 이내면 나름 포커싱 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니. 사실, 오늘 있었던 일이긴 해도 이건 내 학생 때의 시각으로 적은 것이고. 지금은 내가 나이 먹은 아저씨에 불과하니 동네 형, 동생, 혹은 아저씨 아주머니들과 회의하고 좋은 밥집 가서 밥 먹는 정도로 말을 한다. 버는 돈은 내 밥 먹고 다른 사람 밥 살 정도뿐이다. 수조를 움직이는 사람들도 지천에 있으니 사업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하는 고민이 고작 '밥' 정도다. 월 5000만 원 지출이 넘어가는 작은 스타트업들에서도 그들이 하는 판단은 사실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움직이는 것이다. 그런데 직접 그런 사람들을 만나보면 동네 아저씨, 아주머니다. ETRI에서 연구하시는 국가 대표 과학기술자들이 밥 먹듯이 밤샘하고 연구에 몰두해도 그냥 그런 생활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본인들이 똑똑하니 별거 아닌 걸로 생각하는 것과 같다. 난 똑똑한 사람들을 만나며 이런 경험을 한다. 태어날 때부터 부자이고 계속해서 부자인 사람은 큰 걱정 없이 구김 없이 크고, 지금도 밝게 사는 것처럼, 태생부터 똑똑한 사람들은 그런 지성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노력도 당연하며 같은 사회 공동체를 위해 재능 기부 하는 것도 숨 쉬듯이 당연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아마 이 글 이후로도 뭘 대단하게 적을 일은 없을 것이다. 이미 다른 글에서도 느끼셨겠지만 ^^;;; 글로벌하게 유명한 사람도 별거 아닌 것처럼 생각하고 그게 내 진심이다. 그냥 운이 좋은 사람들이며, 그 운은 다른 것보다 좋은 사람을 만난 운이다. 로켓 착륙하는 영상 보고도 일론 머스크에게 모든 재료와 필요한 사안을 주는데 '사람'만 주지 않고 혼자 하라고 했을 때 그가 다시 만들 수 있다고 생각지 않기 때문이다. 99.99%가 아니라 100% 확신한다.
어찌 보면 대단한 일들도 평범한 일상처럼 보는 것이 오히려 객관적이다. 딸아이 학원 기다리는 시간, 와이프랑 같이 식사 준비하고 맛난 거 먹으며 티격해격 하는. 나 혼자 밥 먹는 시간, 책 읽는 시간 이렇게 브런치에 글 쓰는 시간등도 마찬가지의 일상이며. 다른 사람에게는 하찮은 하루일지 몰라도 나에겐 더없이 빛나는 시간 들이다. 왜냐면 오늘이 지나면 다시는 오늘이 오지 않기 때문이다.
독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그런 소중한 시간을 할애에서 이 글을 읽는 분이 있다는 것 자체가 나의 시간에 모두 빛이 나는데 충분하다. 건강이 많이 나빠진 지금은 중간에 쓴 글이 다 지워진다고 해도 사실, 큰 아픔 없이 이렇게 뭔가 쓰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조차 행복이다.
젊을 때 듣고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귓속을 맴도는 이상은 노래처럼, 젊은 날에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듯이. 건강할 땐 건강을 모르고. 빛나는 일상을 보내고 있을 때는 그게 얼마나 빛나는 일상인지 몰랐던 것 같다.
그나마 오늘은 출장이라는 이벤트가 있어서 일상에 대해서 적을 게 있었지. 그게 아니면 나의 일상은 너무도 평범해서 사실 쓸게 없다. 하는 일도 매일 똑같다. IT에 대해서 새로운 정보나 지식이 쌓이는 것은 새롭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사실 쓸게 별로 없어서 쓴 글이 이전 글이다. 자세히 보면 단순히 IT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에 대해 사견을 쓰고, IT로 뭘 만들었다는 단조로움의 연속이었다. 나처럼 편하게 얻을 수 있는 정보는 그 누구나가 얻을 수 있기에 발로 뛰며 취재를 하는 뉴스 기자나 아예 업으로 글을 치열하게 쓰며 시대와 상상력을 녹여내는 작가나 시나리오 작업을 하는 사람이 부럽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의 결과물은 조회수도 많고 사회에서 존중받다는 점도 알 잘고 있다.
그리 대단치 않은 글을 쓰지만 나름 편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치열하게 살며, 사회의 일원으로서 도움이 되고자 늘 노력하고 있다. 이제 살았던 날 만큼 살기 힘든 나이가 되었는데 내가 치매에 걸리지 않고 계속 쓸 수 있다면, 결국 일상일 것이고 독자들에 대한 고마움이 전부일 거라고 감히 예측해 본다. 왜냐면 10년 전에도 20년 전에도 그런 글 밖에 못 썼으니 말이다. 그러나 빛나는 순간들이었고, 다른 사람들의 일상 또한 내가 볼 수 없는 눈부심이 그들의 눈에 비치므로 함부로 이야기하지는 않을 것 같다. 오히려 다들 빛난다고 하는 그 빛이 별로 대단치 않다고 반대로 말하는 이유도 뿌리는 같다.
정신 승리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팩트는 태양 옆에 빛나는 별은 태양 빛에 보이지 않지만 태양보다 수백만 배 밝은 별도 있다. 일론 머스크가 옆집에 살면 빛날 수도 있지만 지금은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그 누구보다 밝은 태양이다. 태양보다 5700억 배나 밝은데 멀리 있으면? 나에게 따스한 햇살이면 충분이다. 그중 최고의 태양은 가족이며, 혹 진짜 가족을 못 만난 사람이 있다면 꼭 도전해 보라는 말을 하고 싶다. 가족을 얻을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태양을 찾아가는 과정은 그 정도로 의미 있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예술 작품 때문에 유명해지긴 했지만, 그 힘들었던 빈센트 반 고흐의 삶의 일상도 모든 순간이 빛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은가? 나와 내 가족의 삶. 우리의 삶도 충분히 그렇다고 생각한다. 굳이, 죽고 나서 후대에 평가받지 않아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