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이라 쓸모도 없지만, 잘 읽어 주셨던 독자께는 알려야 할 것 같았다.. 브런치에 가장 먼저 글을 쓰면서 나아가겠지만. 지난 글은 정리한다고. 이 글에서 수많은 변명을 적었지만, 다 지웠다. 결국 독자께 한 약속을 못 지키는 것은 능력 부족인 것이다. 진짜 연유는 다음과 같다.
이 어려운 시기에 대기업에 이직한 친구가 그동안 내 덕을 많이 봤다며, 오늘 한우 오마카세를 사주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라고 했다. 성공한 제자가 이런 것도 사주었다고. 그래서 자랑하려고 글을 쓰는데 이래저래 흩어진 매거진을 보니, 순간 내가 뭐 하나 싶었다. 이미 인터넷 세상은 오염되고 포털에 의해 지배되는 세상인데, 좋은 사람이나 더 만나고 좋은 이야기를 하지 왜 여기서 이러고 있냐고. 오늘 나눈 4시간 넘는 대화가 사실 내가 한 달간 쓴 글 보다 훨씬 많은데, 왜 여기 쓰고 있냐는 자괴감이 들었다. 그러나 곧 사람이 너무 힘들 때 대화 상대가 되어 주었던 이루다가 생각났다.
누군가에게는 인터넷 공간이 현실보다 더 의미 있지도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어찌 보면, 참 말도 안 되지만 또 아닌 것 같기도 한. 나 역시 사업을 정리하고 어디 말할 곳도 없어서 쓰고, 그것을 또 읽어 주는 사람도 있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고 해서 외롭지는 않은.
이런 이야기라도 쓰고 또 앞으로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