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아들 아침 분유 타임 후 적는 글
<데미안>이라는 책은 유명하다.
난 이 책을.. 보자.. 언제 읽었더라..
아마도 학창 시절인데
아!
중학교 2학년 때다!
어려워서 이게 무슨 책이야.. 하며 꾸역꾸역 읽었던 고통스러운 기억이 있다.
내 옆 짝꿍은 '엄마 없는 하늘 아래'라는 책을 읽고 있었다. 나도 쉬운 책 고를 걸 왜 이걸 골랐을까? 싶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흘러 성인이 된지 한참 후에 다시 읽게 됐고 또 읽고 또 읽었다.
지금은 열 번 남짓 읽은 책이고 인상 깊은 구절들도 노트에 꽤나 많이 적혀있다.
가족 모두가 잠들어 있는 25년 12월 31일의 아침
올 초 교보문고에서 산 데미안 탁상달력이 눈에 들어온다.
해바라기 그림 아래에는 이런 글이 적혀있다.
"꿈을 발견하면 길은 한층 쉬워진다.
하지만 영원히 계속되는 꿈은 없다.
계속 새로운 꿈으로 교체된다.
그러니 어떤 꿈에도 집착해서는 안 된다."
-데미안-
노트에 참 많은 데미안 구절들을 적어놓았는데 위 구절은 적어 놓지 않은 글이다.
꿈.
꿈?
스무 살 대학 신입생 때부터 내 꿈은 뭘까를 생각하고 고민하며 살아왔다.
포항 구룡포로 첫 엠티를 갔을 때 다섯 학번 높은 선배가 술에 취해 나에게 이렇게 얘기한 기억이 있다.
"넌 엠티 와서 술이나 마시지 왜 이렇게 꿈을 물어보냐? 안 그래도 졸업하고 어떡할지 머리 아픈데.."
그러게 말입니다.. 제가 왜 계속 물어보고 다녔을까요.. 술도 많이 마시긴 했습니다. 선배님..
그 선배는 독일에 있는 회사에 들어가는 게 꿈이라면 꿈이다.라고 나에게 말했었다. 들어가셨을까?
연기를 잘하는 것 같지 않은데 배우를 하고 있고
영화를 잘 만드는 것 같지 않은데 영화감독을 하고 있고
글을 잘 적는 것 같지 않은데 시나리오 작가가 되어 있다.
잘하지 못해도 하긴 할 수 있는 건가..?
꿈이 뭘까? 하고 싶은 걸 하고 사는 건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살면 그게 꿈을 이루는 건가..?
20살부터 지금까지 만난 분들께 수없이 물어봤던 꿈 질문에 대한 답변의 90퍼센트 이상은
'돈 많이 버는 게 꿈이다.'라는 말이었다.
돈.
음..
돈도 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의견은 존중받아야 하니까.
난 돈이 많이 없는데..
2025년 12월 31일의 나는 하고 싶은 게 있다.
"난 반드시 꼭 그렇게 될 거야"의 <그렇게> 되는 것이 꿈인데 그건 우선 가슴속에 잠시 더 담아두고 싶다.
2026년에는 나를 많이 알리고 싶다.
나의 생각을 많이 알리고 싶다.
나의 마음을 많이 알리고 싶다.
나의 꿈을 많이 많이 알리고 싶다.
나의 긍정의 힘을 많이 알리고 싶다.
어젯밤 아들 하람이와 읽은 옥수수 책에 나온 옥수수 한 알처럼
내 마음이 땅에 심어져서 무럭무럭 쭉쭉 자라나는 한 해가 되고 싶다.
그렇게 된다면 <그렇게> 되는 꿈의 첫 시작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