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과 정말로
의심과 확신
세상에 확실한 일은 몇 없는 것 같다.
나의 인생에서 예정된 일은 언제일지 모를 죽음 뿐이다.
나는 내일을 감히 예측할 수 없다. 당장 오 분 후에 벌어질 일도 알 길이 없다.
그렇기어 의심한다. 확신이 서는 일이 하나도 없기에 끝없이 의심하고 의심하고 또 의심한다.
그 의심으로 말미암아 내가 조금이라도 나아진다면 좋으련만 어째 남는 것은 생채기 뿐이다. 의심이 걷히고 확신이 생기는 순간이 있을까.
사실 의심은 확실치 않음에서 온다. 정보가 부족할 때 특히 그렇다. 알고 싶은데 알 수 없을 때, 알고 싶지 않을 때, 이미 알고 있는데 떠올리기가 싫을 때. 어떤 상황이든 사람은 헷갈리게 된다.
이런 의심이 오래 지속되면, 내가 생각하는 모든 일에 의심을 품게 된다.
내가 지금 웃고 있는 일이 정말로 웃고 싶어서 웃는 것일까.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은데, 정말로 좋아서 그 말을 하려는 것일까. 눈물이 나는 것은 정말로 슬프기 때문인 것일까.
의심에 정말로가 붙는 순간, 나는 나의 존재까지 의심스러워 진다. 나는 정말로 살아있나.
때론 근거없는 자신감이 필요한 것 같다. 목적없는 믿음. 합리적이지 않을 지어도 언제나 내 편이 될 수 있는 확신이 필요한 것 같다.
나는 반드시 나의 편에 서야한다. 언제나 행복할 수는 없지만,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언덕이 되어야 한다. 위로는 내 안에서 나온다.
아프지 않기를. 아프더라도 돌볼 수 있는 내가 되기를. 나 말고 다른 사람도 품을 수 있는 아량이 생기기를.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를. 그리고 그 상처를 이유로 타인을 아프게 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