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세계로 향하는 작가의 상상력
* 간단히 단상을 메모합니다.
* 스포일러 많습니다.
*2018년 10번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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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목표인 120권 읽기는 만화와 그래픽노블 덕분에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에 읽은 책은 열린책들 출판사에서 나온 <만화 타나토노트>이다. 같은 이름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타나토노트>가 그래픽노블로 재탄생했다.
큰 의미는 없지만 오늘 간만에 1. 들어가며 라는 소제목으로 시작한 것은 방향때문이다. <타나토노트>는 본격 유체이탈(?)이자 사후세계를 탐구하는 이야기다. 인간은 윤동주 시인의 시어처럼 '매일 죽어가는 이'들이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달려간다. 인간의 수명은 유한하고 언젠가는 죽는다. 때문에 인간의 방향은 하나 뿐이다. 삶에서 죽음으로. 사후세계(가 있을는지는 모르겠지만)에 '들어가면' 나올 길은 없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1994년도에 그가 생각하는 사후세계와 사후세계의 비밀을 알았을 때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변화할까라는 발칙한 상상을 소설로 쓰고 발표했다. 일반적인 생각과는 다르게 사후세계를 들락거릴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다.
2권 분량의 소설을 150페이지 남짓의 그래픽노블로 각색하면서 축약된 부분들이 많을 것이다. 원작을 읽지 않고 만화를 먼저 본 나는 이 세계관과 내용전개가 매우 흥미로웠다. 시간이 나면 전자책으로 타나토노트를 사서 읽어볼 생각이다. 비교를 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그가 생각하는 죽음과 사후세계에 대한 생각을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다.
만화에는 주연급 인물인 라울(라조르박)이 쓴 죽음에 관한 논문에서 인용한 각종 신화, 설화, 전설들이 내용 중간중간 삽입되어있다.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프랑스 사람 베르나르가 다소 동양적(?)이라는 것. 동양은 이럴 것이야~ 하고 막연히 환상을 품고 동경을 하는 오리엔탈리즘이라니보다는 진지하게 공부를 하고 '동양의 진리'를 탐구해보려는 시도를 하는 것 같았다. 서양의 이성적인 철학보다는 동양의 직관적인 깨달음을 베이스로 사후세계를 탐구하는 것이 묘한 느낌이 있었다.
작년에 나온 그의 신작인 <잠>과도 닿아있다. 무의식의 세계는 영화 <인셉션>이 보여주듯 의식의 세계와는 다르다. 잠에 들든, 인위적으로 사후세계를 향해 비행을 하든 조건이 마련되어야하고, 베르나르는 두 작품 다 그 조건을 과학적으로 접근한다.(그래서 더 소설이 궁금해진다. 아무래도 생략된 부분이 있을터이니) 직관과 과학을 잇는 것은 작가의 상상력이다.
상상력을 통해 의식과 무의식 세계는 연결되고, 새로운 것과 진리에 대한 호기심은 그 상상력을 타고 인간이 물리적으로 닿을 수 없는 곳으로 나아간다. 나는 일단 주변의 호기심부터 늘려야겠다. 매사에 궁금한게 별로 없으니 상상은커녕 메말라있는 기분이다. 내일은 미세먼지가 너무 많아서 대중교통도 무료라는데, 미세먼지와 죽음에 대해 생각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