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단 팠다.

다시 뭐라도 쓰기

by 이요마

불안한 마음이 계속되는 요즘이다. 요 몇달은 글을 읽는 것도 버거웠지만 지금은 조금 나아져 다시 책을 잡기 시작했다. 다만 글을 쓰는 건 아직인 것 같다. 정리가 잘 되지 않고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게 횡설수설 한다. 사실 무슨 말을 하는지 내가 모를 때가 많다. 무언가를 써야한다는 강박은 여전한데 제대로 문장도 쓰지 못해서 괴롭다.


신세한탄을 하려고 매거진을 판 것은 아니다. 나는 내게 주어진 일을 잘 하고싶고, 앞으로도 글을 쓰고 다루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 그래서 다시 내 생각을 쓰고, 분석하고, 이야기를 지어내는 일이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쓰일 수 있도록 연습을 하기위해 일단 만들고 보았다.


여전히 자신도 없고,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이 바닥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는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당분간은 매일 조금씩이라도 써볼 생각이다. 언젠가 이런 시기도 있었지 하는 미래를 그리면서 쓸 것이다.


포기하지말고, 난 안될거라고 자책하지말고 다시 시작하자. 차근차근 써보자. 세상을 뒤집을만한 것을 못 만들더라도, 네임드가 되지 못하더라도 괜찮다. 관두지않고, 하고 싶은 것을 사념으로 만들지 않고 다시 해보자.


다짐만 쓰긴 뭣해서 오늘 tts로 오며가며 들은 책 얘기도 해보자. <회사 대신 내 콘텐츠>라는 책을 들었다. 요지는 생각만 하지 말고 일단 기록하고 만들어보라는 것이었다. 언젠가 해야지하면서 기획만하다간 준비만하다 해보지 못하고 끝날 수 있다는 말이 공감되었다. 성장형 캐릭터가 되어 지금 못해도 매일 하다보면 늘겠지! 하던 시기가 있었다. 언젠가부터는 짜칠 바엔 안하고 말지 하고 지레포기하고 있던 것 같다. 남한테 내가 보기에 별로인 모습을 보이기 싫었고, 시작도 전에 엎기를 반복했다. 짜칠 바엔 시작도 하지 않겠다는 말이 맞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짜쳐도 계속해야 느는 스타일 인 것 같다. 알량한 마음은 버리고 다시 뭐라도 하면서 레벨업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노라 다짐한다. 망해도 나만 쪽팔리면 그만이지뭐. 조금 쪽팔리다보면 더 멀리 갈 수 있겠지.


괜찮은 콘텐츠를 해보고 싶고, 비판을 듣고 싶지 않아서 언젠간 진짜 멋진 걸 세상에 보여야지! 생각하면서부터, 나의 능력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린 것 같다. 공언한 것이 쪽팔려서 나중에는 아이디어를 내는 것까지 두려워졌던 것 같다. 입 닫고 가만히 있으면 지킬 수 있는게 많았으니까 말이다. 일이 바빠서, 여력이 없어서, 구상중이어서 다 거짓말이다. 나를 속이고 있었지만, 이 말들은 자신이 없다는 걸, 내 실력이 미치지 못한다는 걸 숨기고 싶어서 한 말들이었다. 일단 매거진을 파고 쓰다보니 내가 애써 보고싶지 않아하던게 뭔지 보인다. 씁쓸하지만 인정을 해야 다음단계로 넘어갈 수 있겠지.


조금 후련하다. 그리고 요 몇년, 척하느라 허비한 시간이 갑자기 아깝게 느껴진다. 문득 얼마전 만난 글쓰는 선배가 해준 말이 기억난다. 학곰씨. 글 쓰는 건 자전거 타는 거처럼 매일 써야 감을 잃지 않아요. 그 자리에서는 언젠가 글을 완성하면 읽어 주실 수 있느냐고 말했던 것 같다. 아마 나는 제대로된게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 글자도 쓰지 않았겠지. 대차게 피드백 받을 생각하고 일단 써서 보여줘야겠다.


어차피 미룬다고 써지는 것도 아니란걸 집에 가는 길에 팟! 반성하다가 확인한다. 앞으론 쪽팔려도 견뎌내면서 읽은 책, 했던 생각, 단편 읽기를 다시 시작할거다. 장기적으로 봤을때 쪽팔리지 않는 방향으로 잘 가야지. 미루지말고 매진해야지. 정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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