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쓰기 19일차
그 운이 자신에게 올 때까지 그는 계속해서 씨앗을 뿌렸다. 어느 정도 질을 유지하는 선에서 최대한 많이, 곳곳에 흔적을 남겼고 한번 물꼬가 트이자 그에게 하나 둘 운이 몰려왔단다. 그리고 가능한 그 운을 다 받아들여 다음 레벨로, 다음 레벨로 건너갔다.
다시 역순으로 그가 씨앗을 뿌릴 때는 운이 좋은 사람, 되고 싶은 사람을 조사했다고 한다. 그의 최근 행적, 취미, 생각, 고민, 결과물 등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을 모았고, 가능하면 그들을 만났다고 한다.
얘기를 듣는 내내 '나는 참 배부른 고민을 하고 있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무언가가 되고 싶고, 그것에 가까워지고 싶으면 한 발 더 나아가서 되고 싶은 것을 이룬 사람들에게 가까워지고 혹은 그들이 하는 일을 따라해보면서 조금씩 가까워졌어야 했는데 나는 그저 세상과 나를 원망만 하고 있었다.
쉽지는 않은 일이고 과정이 고단하여 녹록지는 않겠지만 정신 차리고 다시 되고싶은 것에 영점을 잡고, 비슷한 분야 사람들을 연구하고 그들이 혹은 나를 알아봐줄 누군가가 발견할 때까지 계속해서 씨앗을 뿌려야겠다고 생각한다. 씬이 좁다. 고였다. 재능이 없다. 나는 글렀다. 투정할 시간에 누군가는 운을 좇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