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같은 연휴가 이틀이나 지나갔다. 첫날 아침부터 컨디션이 안 좋더니 몸이 고장나서 체기+몸살 기운으로 이틀 내내 약먹고 누워 있었다. 월 금 연재하기로 했던 마케팅 책도 못 보고, 스윽 처리하려던 밀린 일들도 몸이 뻗으니 아무 것도 아닌게 되더라.
나는 내려놓지 못한 것 같다. 여전히 불명확하지만 무언가 되고싶고 하고싶은 것들이 있는 것은 같은데, 그래서 나를 채근하고 갈아가며 무언가 만들고 싶은 것은 같은데 에너지가 소비되는 것에 비해 되는 게 없으니 조급해지고 또 힘들고 괴로워지는 것 같다.
몸이 힘이드니 생각은 부정적이 되고, 질투심과 나쁜 생각들이 쌓여가고, 독소가 쌓이다보니 나를 향한 모진 평가들이 강화되며 스스로를 망치고 있는 느낌이다. 요즘은 맹ㄹ 집에와서 내가 사사로운 감정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화풀이를 하고 다닌 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한다.
한편 친구들과 영양제(?) 토크를 하다가 문득 든 생각이 있다. 나는 내게 전혀 투자하고 있지 않구나. 나는 나를 위해 돈을 쓰고 있지 않구나. 싶은 느낌. 그래서 나는 제자리인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돈을 왜 모으지. 왜 벌지 하는 질문을 던지면, 말 그대로 먹고 살기 위해서. 나 하고싶은데 쓰기 위해서 일터인데, 나는 누가 막은 것도 아닌데 쓰기보다는 버티기 위해 버는 것 같다. 관리비 월세 생활비 식비를 유지하기 위해, 다른 한 축은 언젠가 다가올 일을 대비해 목돈을 모으기 위해. 아파서 누워있다보니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었다.
롤드컵 기사를 보다가 DRX 김대호 감독의 인터뷰 헤드라인이 가슴에 남았다. 우승은 내 인생의 첫 단추다.라는 표현이었다. 멋진 말이라고 생각했다. 세계대회 우승이 최종 목표가 아닌 시작점이라니. 나였다면 우승하면 소원이 없겠다하며 매달렸을 것 같은데. 생각해보면 그렇게 운이 따라 우승했다해도 공허감이 휩쓸었을 게다. 첫 단추이기에 우승을 못하더라도, 하더라도 계속 나아갈 수 있는 것이겠지. 더 멀리 갈 수 있는 것이겠지.
이 고민의 시간들이 지나고 나면 우스운 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강박을 조금 내려놓고 할 수 있는 일부터 늘려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