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요마 Nov 02. 2020

진짜 '나'를 찾는 여정

[트렌드] <트렌드 코리아 2021>을 읽고

* 책을 읽고 기억에 남는 대목을 정리하며 공부합니다.

* 한 권을 요약하거나 설명하지 않습니다. 제게 도움이 된 부분을 발췌하거나 제가 이해한 워딩으로 구성합니다.

* 인사이트 모먼트는 책에서 제가 배운 부분과 제 생각(주로 괄호 처리할 것입니다), 이요마 코멘트는 읽은 소감 정도를 쓸 생각입니다.

* 매주 월요일 업로드 예정입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1 / 김난도 外 / 미래의창

한 줄 포인트

: 진짜 '나'를 찾는 여정


인사이트 모먼트

- 60% 재택, 40% 출근 근무 중인데, 각자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장소에서 마음대로 일하면 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 단 하나 강력하게 적용되는 규칙은 "성과를 낼 것"이다. (☞ 성과를 낼 실력만 있다면 집이든 회사든 통제하지 않는다는 맥락)

- 기업의 매출이나 영업이익뿐만 아니라 사업의 친환경성, 임직원에 대한 처우, 기업 운영과 지배구조의 투명성 등도 모두 투자와 소비의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 코로나19 이후 상품 선택 시 (...) 응답자들은 판촉, 행사, 할인보다 제품의 안전성이나 품질과 같은 근본적인 요소를 민감하게 받아들인다고 답했다. (☞ 이벤트/마케팅도 중요하지만 물건이 갖는 가치에 주목)

- "돈 밝히면 못쓴다"는 말은 옛말이 됐고, 이제 이들은 "돈에 밝지 않으면 정말 '못 쓰게' 된다"는 생활신조를 가지고 돈 공부에 매진하며 투자에도 열정적이다.(☞ 내 돈을 지켜줄 곳은 초저금리의 은행도, 평생 직업을 보장해주지 않는 직장도 아니고, 라임처럼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펀드도 아니다. 그래서 공부하고, 투자하면서 내 돈의 가치를 확장시킨다. 정보가 인터넷에 널렸고, 고수들의 유튜브도 많으니까 공부할 소스는 많다.)

- 플렉스는 부자로 타고난 사람들의 행위가 아니라, 자신의 노력과 능력의 대가에 대한 인정 욕구 표현에 가깝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를 대하는 자본주의 키즈의 태도다. 이들은 노골적인 '돈부림'에 대해 교양이 없다거나 사치와 낭비라고 일축하지 않고 "그럴 자격이 있다"고 인정한다. 사고 싶은 것을 살 수 있는 사람의 소비는 자본주의의 섭리라 여기며 오히려 자신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부러움을 숨기지 않는다.

- 피보팅은 (...)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소비자 니즈에 대응하고자 '가설 설정-실행(테스트)-수정-실행'을 끊임없이 반복하며 전략 방향을 수시로 수정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 성공적인 피보팅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건은 과감한 결단력과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용기다. 피봇은 그때까지 투입한 돈과 시간을 포기하는 매몰비용을 수반한다.

- 바야흐로 밈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준다. (...) 밈의 핵심은 자발적 참여, 강력한 재미, 짧은 생명이다.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재가공하여 그 속에서 짧지만 강한 재미를 느낀다. 죽었던 콘텐츠도 소비자에게 선택되어 부활하는 '완벽한 소비자 중심의 새로운 시장'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 책이라는 매체가 유튜브에 적합하지 않고, 일방향적인 느낌을 주는 이유가 이것 때문아닐까 싶다. 책은 기본적으로 킹작권의 영역에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재가공이 쉽지 않다. 인위적으로 밈을 만든다하더라도 다른 맥락으로 읽히는 여지도 부족해 거진 감상(그것도 긍정적인 영업들)들이 대부분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조롱의 대상으로 밈이 되는 식 외에는 본 적이 없던 것 같다. 허나 그래서 기회의 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수많은 원천 스토리와 정보들이 많으니 말이다.)

- 역설적이게도 밈은 대중화되면 생명력을 잃는다. 누구나 알게 되는 순간, 재미나 절묘함이 급속도로 떨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밈의 중요한 특성 중 하나는 바로 '끝이 있다'는 것이다. 대중들은 하나의 밈이 끝나면 곧바로 다음 밈으로 갈아탄다.

- Z세대는 이전 세대에 비해 부족함 없이 자라나 삶의 기대 수준은 높은 반면, 경기 침체와 고용 불안으로 더 큰 불안을 안고 사는 세대라는 점이 중요하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평범한 일상까지 위협받게 되자 정체된 현실을 탈피하고자 소비에서만큼은 짜릿한 재미를 느끼고자 하는 것이다. (...) '기-승-전-재미'를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 속에서 롤코라이프를 타며 삶을 재충전하는 것이다. (☞ 기승전재미까지는 동감했지만, 도피성으로 재미를 추구한다는 말은 DC 초창기 폐인, 햏자들이 드립잔치 할 때부터 나왔던 말인지라 이 분석은 조금 실망쓰. 비단 Z세대 뿐만 아니라 사람들은 노잼 일상보다 본인이 재밌다 생각하는 것들을 알고리즘으로 보여주는 인터넷을 좋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이것저것 기획해보다가 소비자와 초점이 맞는 타이밍에 대박 하나를 터뜨리는 '다이소'식 물량 공세가 먹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 요즘운동의 특성은 자아의 확장이다. 운동을 하는 행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운동을 즐기는 과정에서 나를 표현하고 나의 신념을 드러내는 것이다.

- 요즘 MZ세대의 관심사 중 하나는 환경이다. (...) 당근마켓을 선호하는 이유로 불필요한 택배 박스나 포장지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꼽기도 한다.

- 어떻게 CX 유니버스(고객경험 유니버스)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디지털이 주는 편의성에 최적화된 현대 소비자들은 마찰과 번거로움이 없는 심리스한 고객 경험을 원한다.

- 사람들은 SNS 등 각각의 자신을 다르게 표현하는 매체속에서 길을 잃어버리기도 하지만, 자신과 대면하는 순간에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다시 찾고 싶어 한다. 내 안의 다양한 페르소나의 등장은, '나'라는 진짜 존재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커지게 만들었고, 그 결과 내 안의 '진짜 나'를 찾는 정체성 놀이가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 '진짜 나'를 찾으려는 현대인의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어떤 '검사'를 통해 객관화된 나를 발견할 수 있다면 귀가 솔짓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심리 테스트의 핵심은 결과의 공유에 있기 때문에 SNS에 공유할 만한 요소가 없는 심리 테스트는 인기를 끌지 못한다.

- "나답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시작으로 "나는 무엇을 잘 하는가, 무엇을 좋아하는가, 무엇이 되고 싶은가?"에 대한 대답을 구하는 것은 오롯이 개인의 몫이 됐다. (...) 자기존재의 지향점을 구하기 어려워진 사람들은 자기를 찾기 위해 디지털 공간의 각종 자기진단 테스트를 찾아다니게 됐다.

- 이제 브랜드는 타깃 고객이 "이것은 바로 나"라고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요마 코멘트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의 특징인 전년도 트렌드 내가 이만큼 맞췄어! 봤지? 하는 앞부분은 별로 안 궁금해할 것 같아 패스했다.(하지만 트렌드 복기는 중요한 작업이기에 책을 샀다면 읽어보는 것 추천) 개인적인 감상으로 시작하면,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가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몇 년 사이에 욜로, 소확행 등 히트어를 양산하면서 약간의 뇌피셜이 섞였지만 인사이트가 있는 분석보다는 확실한 근거에 기댄 안전한 분석이 많아진 기분이다. 약간 아쉬웠지만, 트렌드를 복기하고 베이스를 까는 데는 도움이 되었다.


<라이프 트렌드 2021>이 말하는 키워드와 겹치는 부분은 많다. 특히 실력(성과) 중심 주의, 재택이 가져온 변화들(집, 운동 트렌드 등), 환경과 지속가능성 같은 것 말이다. 실력, 자본주의 키즈, 피보팅, 밈, 진짜 나, 인증으로 넓은 키워드가 등장하지만, 한 가지만 꼽자면 '진짜 나'가 이 책의 핵심이다.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 내세웠던 '멀티 페르소나' 키워드의 연장선인 '레이블링 게임'파트가 가장 흥미로웠다. "나다운 게 뭔데!"라는 말마따나 올해는 실검에 심리테스트가 많이도 올랐고, MBTI와 사주도 트렌디하게 다뤄졌다. 책의 표현에 따르면 SNS에 의해 파편화된 멀티 페르소나를 갖게 된 개인들(SNS 채널에 따라 다른 나를, 게임에 따라 다른 페르소나를, 사회생활과 친구를 만날 때 다른 모습을 갖는 것처럼)은 그 파편화로 인해 다양한 간접 경험과 자기표현을 누릴 수 있었지만, 역설적으로 어떤 계정이 진짜 자신인지 잃어버렸고, 그로 인해 진짜 나는 무엇일까? 나는 무얼 좋아하고, 잘하고, 무얼 할 때 가장 기쁘고, 무얼 하는 게 가장 싫은가. 생각하는 일이 어려워졌다. 이 분석이 인상적이었다.


코로나19로 혼자 혹은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사람들은 오프라인에서 타인을 만날 시간을 잃었다. 대신 온라인의 느슨한 연대와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많은 고민들이 스쳐갔을 게다. 당장 나부터도 재택근무를 하면서 '이 일을 계속하는 게 맞을까? 10년 후에도 이 직업이 남아 있을까? 만약에 하루아침에 대체된다면, 회사가 폐업한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하는 수없는 고민을 했다. 그 과정에서 내가 느낀 공포감은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것이었다.


직장에 잘 다니고 있고, 회사도 코로나19의 반사이익을 조금은 보았기에 당장 짤릴 일은 없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팬데믹이 지속된다면, 이렇게 재택근무가 계속된다면 내 직무는 외주화 될 확률이 높고, 그때는 외주를 받아 진행할 수 있는 자립적인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내가 그러한가?라고 물으면 아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렇다면, 내가 지금의 직무 외에 특장점이 있는가?라고 하면 과거에는 있었다고 믿었지만 직장 다니면서 스스로 포기했다고 스스로 판단했다. 그러면 그 특장점을 다시 계발할 것인가, 외주화 될 수 있는 전력이 될 것인가? 하는 질문이 되돌아왔고, 일단 돈 받는 곳에서 최선을 다해서 배울 것을 배우고, 나 스스로도 준비된 사람이 되자고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마케팅/트렌드 공부를 하는 브런치 매거진도 열게 되었다.


이런 별 것 아닌 것 같은 고민들이 방 안에서 일하며 때로는 업무 시간 외에도 끝나지 않고 이어지는 일들 속에서 나의 포지션, 나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나는 스스로 실력을 키워야겠다고 마음먹고 공부를 시작했고, 마찬가지로 초저금리, 아무도 믿을 수 없고,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사회에서 돈 공부를 병행하는 자본주의 키즈가 될 수밖엔 없었고, 티스토리든 브런치든 텀블벅이든 되는대로 연재할 곳을 찾아서 실행하고 포기하고 새로 시작하고를 반복하면서 피보팅을 하면서 나의 기록들을 꾸준히 인증하며 진짜 나를 찾아서, 진짜 내 되기 위해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을 만들고 재생산할 정도의 센스나 영향력은 아직 없지만 이것을 채워가면서 바꿔가는 것이 <트렌드 코리아 2021>이 그리는 지금의 시대상과 사람들의 모습은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지금보다 '나'에게 에너지를 쏟는 시대는 없을 것 같다. 내가 '나'이고 싶어 하듯 사람들이 자신을 찾을 수 있게 하는 콘텐츠, 자신을 찾는데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게 2021년에는 필요한 콘텐츠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구독하트ㆍ공유ㆍ댓글 피드백 환영합니다. 함께 공부해가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책으로 배우는 마케팅ㆍ트렌드 모먼트의 기록들은 아래 게시글에 쌓아갈 예정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팬데믹 이후 세계에 중요한 키워드 '실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