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1>을 읽고
* 매주 월요일 업로드 예정입니다.
- 일탈과 현실도피를 꿈꿨던 이들은 이제 자신의 평온한 일상을 위협하는 자극에 맞설 수 있는 힘, '일상력'을 기르고자 한다. 외부의 자극을 통제할 수 없으니, 대신 나의 몸과 마음 그리고 일상을 스스로 컨트롤하고 가꾸어나가기로 한 것이다.(☞ 통제할 수 있는 것을 통제하고, 미래를 도모하게 된 것은 시사점이 크다.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욜로/플렉스로 현재를 즐기던 세대가 장기적으로 생활을 가꿔간다는 건 앞으로의 소비패턴과 생활패턴 시간 활용까지 모두 달라진다는 말이니까.)
- MZ세대는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이고 싶은지'보다 나를 돌보는데 집중하며 몸과 마음, 일상의 코어근육을 튼튼히 단련해가고 있다. (...) MZ세대가 습관을 만드는 궁극적인 목적은 '온갖 자극과 스트레스로 가득한 세상에서 나 자신을 지키는 것'이다. (...) 이런 느슨한 하루들도 쌓이면, 나도 주변도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믿는다.
- MZ세대의 일상을 지켜줄 습관을 팝시다. (...) 목표가 하찮고 소소해도 괜찮다. 힘들어서 도중에 멈추는 것보다는 가늘고 길게 지속하는 '꾸준함'의 힘이 더 중요함을 알기 때문이다. (...) MZ세대는 자신의 습관 형성을 도와줄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는다.(☞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고, 그걸 바탕으로 자신의 콘텐츠 만들 여지를 만들 입문자용 관리 서비스 필요)
- MZ세대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채널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소통하는 중이다.(☞ MZ세대는 카톡 대신 페메한다더라~ 가 아니다. 버디버디 to 네이트온 to 카톡이 아니라 / 이땐 페메, 이땐 카톡, 이땐 밴드인 것)
- 요즘 MZ세대 사이에서 '취존'이라는 단어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 따로 요구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이들 사이에서는 취향 존중이 너무나 당연한 일이 되었기 때문이다. 취존이 디폴트가 된 MZ세대 사이에서 특정 세계관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은 곧 타인의 취향을 무시한다는 의미가 된다.
- 세계관은 캐릭터나 콘텐츠가 단기간에 소모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쉽게 몰입할 수 있게 해 지속 가능한 팬덤을 만든다.
- 빙그레 왕국 세계관 마케팅이 주목받았던 이유는 '공식 계정'이 움직였다는 점이다. (...) 빙그레는 기업이 직접 촘촘한 세계관을 수축해 먼저 과몰입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소비자들도 함께 과몰입할 수 있는 판을 깔아주었다. (☞ 포인트는 기업 공계가 과몰입해버렸다는 어긋남에 있는 듯. 컨셉-과몰입의 방향성만 괜찮다면 사람들은 기꺼이 그 놀이에 참여해서 같이 논다)
- 세계관이 확실한 브랜드가 '찐팬'을 모은다. (...) 자신만의 세계관을 만들어 소통하는 MZ세대가 늘어날 것이다. 내가 만든 세계관은 온전히 나의 취향이 반영된 세상이고, 이 세계관 안에서 소통하는 사람들은 나의 취향을 따르는 사람들이다. (...) 세계관 안에서의 소통은 전문성보다는 확고한 취향과 진심이 요구된다. 같은 취향을 나누는 사람들 사이에선 누구나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다. (☞ 인플루언서나 브랜드가 아니라도 개개인이 저마다의 세계관을 구축하고, 공유하고 영향을 주고 받는 일이 일상화되면, 마블/디즈니가 여러 작품에서 만들어낸 유니버스를 우리의 일상에서 평범한 나와 당신들이 모여 취향 유니버스를 만드는 것이다.)
- 태어날 때부터 저성장 시대에서 살아왔고, 저성장 시대에서 살아가야 할 이들에게 '먹고 사는 문제'는 '얼마나 오랫동안 꾸준히 최선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 다양성이 공존하고 지속가능한가의 문제는 내가 이 땅에 얼마나 많은 같은 깃발을 꽂아 확장하는가의 문제라기보다는 한 평의 나만의 땅이 유지될 수 있는가, 얼마나 나답게, 개성 있게 유지될 수 있는가의 문제다)
- '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가 요즘 MZ세대의 감수성이다. (...) 잘했으면 칭찬해서 알리고, 잘못했으면 감추지 말고 드러내고, 문제가 있으면 수면 위로 공론화시키며 MZ세대는 이슈의 핵심을 살려 표현할 줄 안다. (☞ 알아서 스윽- 잘- 처리한다는 말은 국정농단을 보며 자라온 MZ세대에게 개수작이 될 확률이 높다. 투명성과 공정성에 민감한 이유는 보고 자라온 부정한 사회가 이미 있었기 때문 아닐까)
- MZ세대를 대상으로 성공적인 마케팅 효과를 거두고 싶다면 목표 설정이 진심이어야 한다. 보여주기 위한 마케팅이 아니라 뚜렷한 근거와 함께 실질적인 변화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는 목표로 유난 떨기를 기획해 MZ세대의 선한 오지랖과 함께하길 바란다.
코로나19의 도래, 팬데믹의 일상화는 사람들에게 똑같이 찾아왔고, 새로운 환경 앞에 사람들은 적응을 해야 했다. 정보력이 좋은 MZ세대라고 특별히 더 혜택을 받은 건 아니다. 졸업식, 입학식, 대학 생활, 구직 활동 등 전방위적으로 절망을 안고 출발하는 아이들이다. 그럼에도 MZ세대는 방법을 찾고, 견디어 내고, 미래를 도모한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트렌드 책들과 마찬가지로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1>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긴 한다. 이를테면 운동, 명상, 100일 챌린지 등 '루틴과 기록, 그리고 인증'에 집중하는 트렌드나 당근마켓, 스니커즈 리셀과 같은 세컨드 슈머 시장의 강세, 가치와 의미를 담은 소비, 불편한 것을 기꺼이 시정하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꾸려는 태도,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한 노력과 같은 이야기가 담겼다.
그중 내가 이 책에서 주목한 한 줄은 바로 '캐릭터와 세계관으로 브랜드의 팬덤을 만들어라'이다.
유머와 해학이 없다면 하루도 살아갈 수 없는 한민족. 유튜브 알고리즘이 내려준 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세로로 영상을 볼 수밖에 없다. 영상도 영상이지만 드립들은 어떻게 그렇게 잘 치는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된다. 트위치 TV나 아프리카 TV로 대표되는 인터넷 방송의 스트리머와 BJ들이 팬과 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사실 이와 같다. 시청자들이 성격, 취미, 호불호, 취향 등 세세하게 알고 있는 '플레이어'를 중심으로 농담도 던지고 어그로도 끌고 때론 싸우고 때론 추종하며(?) 라뽀를 쌓아가는 그 관계는 양방향 소통으로 이뤄진다. 플레이어는 시청자들이 던진 드립과 떡밥들을 밈으로 승화시켜 소속감을 만들어내고, 그 밈들은 조합되고 맥락이 잘려나가고 때론 다른 플레이어의 밈과 결합되며 새로운 맥락, 새로운 의미를 만든다. 다시 말하면 '플레이어'는 콘텐츠를 가진 사람이지만, 그 자체의 콘텐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시청자의 개입이 만드는 화학작용이 플레이를 완성시키는 것이다.
브랜드의 입장에서는 인방의 속성을 끌어와야 하는 시점인 것 같다. 책에서는 이런 개념을 브랜드가 촘촘하게 세계관을 만들어 놓고, 소비자들이 기꺼이 그 판에서 놀 수 있게 만드는 브랜드도 진심으로 과몰입하고 그 모습으로 말미암아 소비자들도 과몰입해서 함께 노니는 그런 팬덤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한다. 핵심은 '진정성'과 '과몰입'이다. 컨셉에 잡아먹힌 괴물(?)처럼 확실한 캐릭터는 보는 사람들에게 몰입 포인트와 창의성이 개입할 여지를 만들어준다. 그렇게 함께 만들어가는 재미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서비스와 팬은 다르다는 말마따나, 고객은 성에 차지 않는 서비스를 받지 못하면 떠나지만 팬들은 그 부족함을 스스로 채워가며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건 '신뢰'일 게다. 뒷광고 대란이 지나간 후 사람들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손절'을 하고 새로운 판을 찾아 떠났다. 때문에 '올바른 사과'와 '선한 방향의 영향력'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도록 바꿔가야 한다. 이 어려운 것을 만들어주는 것이 '과몰입할 수 있는 세계관'이라니 참 재밌으면서도 계속 공부하고, 만들었다가 망가뜨려보기도 하면서 나아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일단 나부터 나만의 작은 세계관을 만들어보고자 2년 전에 버렸던 컨셉질을 다시 고쳐서 집어 들었다. 2년 전 나는 세 가지 키워드에 꽂혀 있었더랬다. '치명, 세련, 임팩트' 주변의 시선에도 아랑곳 않고 꾸준히 컨셉질을 했지만, 어느 순간 스스로 지쳐버렸다. 이런 컨셉질 백날 해봐야 이상한 사람 취급만 받으니 의욕도 안 생기고 재미도 없어져 버렸던 게다. 그래서 일단은 인스타 피드를 밀어버렸다. 300개 넘는 피드를 보관함에 때려 넣고 다시 '치명, 외길, 임팩트'라는 키워드로 새로이 나만의 세계관을 시작해보려 한다. 이 기믹질에 과몰입하면서 내가 누구인지, 무얼 좋아하고 무얼 잘하는지 자아성찰도 할 겸, MZ세대스러운 말케링은 무엇일지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