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트렌드 모니터 2021>을 읽고
* 이요마 코멘트 -> 이요마 통찰 모먼트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이유는 제가 코멘트할 근본은 아직 아니기에 통찰을 얻은 모먼트를 기록한다는 의미로 고쳐보았습니다.
* 다시, 15권이 목표입니다.
* 매주 월요일 업로드 예정입니다.
- 사람들은 집에서 실제로 무엇을 했을까? 조사 결과를 보면, 뭔가 거창한 것을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 유튜브 보기, TV 보기, 인터넷 정보검색, 누워 있기, 영화 보기 순이었다. 집을 새로 단장하고, 집에서 그냥 뒹굴(?)거렸다는 얘기다. 사람들은 집에서 계속해서 뭔가를 '보고' 있었다.(☞ 집 체류 시간이 길어지면서 사람들이 무언가를, 아마도 콘텐츠를 '보는' 시간이 증가했다는 점은 기록할만하다. '나' 외적인 부분에서 할애되던 시간들이 온전히 '나'만의 시간이 되었을 때 오는 당혹감, 공백감을 보는 일로 해결한 것 같다. 아마 2021년에는 그러한 빈 시간, 공허한 시간을 지나왔기에 대책을 세울 것이고 '어떻게 하면 이 시간을 잘 보낼까?'로 생각이 변화하지 않을까?)
- 사람들은 코로나19를 명분 삼아 의무적 인간관계로부터 탈출하거나, 기존의 인간관계를 재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도 결국 시간과 연결된다. 인간관계 형성을 위한 쓸데없는 시간 낭비를 하고 싶지 않아지는 것)
- 구독 서비스를 사용하게 된 계기다. 바로 시간 절약의 차원에서 구독 서비스에 접근하는 것으로, 많은 소비자들이 '빠르게' 이용할 수 있다거나 '시간을 아낄' 목적으로 구독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집 체류 시간이 길어지며 시간이 확보된 것과는 역설적인 상황. 사람들은 쓸데 없는데 시간쓰기 싫어하고, 가치 있는 데는 기꺼이 시간을 쓸 수 있다.)
- 재택근무는 직장인들에게 이전의 직장 생활에서 잡다한 관계로 얽혀 있던 시간 손실을 전체적으로 줄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 비대면 시대 리더의 덕목은 '포용력', 소통이 필요성이 중요해진 것과 관련 깊음: 서문의 손권 리더십 조명
- 요즘은 예전과 비교해서 점심시간을 휴식을 취하거나 감정 노동을 피할 수 있는 귀한(?) 시간으로 여기는 직장인들이 꽤나 많아진 모습니다. (☞ 근로 계약서에 명시된 휴게시간이 '개인의 시간'으로 쓰일 수 있다는 게 코로나19 거리두기를 계기로 인지되기 시작되었다니 조금은 애닲다)
- 이른바 전통적으로 권력의 문제에서 중시되어온 '큰판 읽는 능력'이 아니라, 개인 간의 관계에 대한 '민감한 더듬이'가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 이제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을 구축하기 위한 준비는 끝났다. 나는 분명한 취향과 관심사가 있고, 나에 대해 깊은 이해가 있으며, 이런 '나 중심의 취향'을 유지하게 해주는 시대정신이 존재하고 물리적 환경도 조성되었다. (...) 이제 나와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들 중 내 생각과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은 '언팔'하거나, '로그아웃'하거나, '전번'을 삭제하면 된다.
- 자신이 속해 있는 세상에서 빠져나오지 않는 한, 필터 버블은 자연스럽게 개인의 신념을 강화한다. (☞ 유튜브 시청시간이 길어지면서 나는 우울하고, 불행해졌다고 느꼈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나를 위해 시간과 수고를 절약해주는 알고리즘이 나를 편향된 필터 속에 가두고, 그 안에서 생산되는 비슷비슷한 콘텐츠에 갇히게 되기에 반복 주입된 메시지로 말미암아 내가 좋아하지 않았던 것들은 더 기피하게 되고, 좋아하는 것들에는 질리게 되면서 피로감은 쌓이는데 유튜브를 보는 것보다 간편한게 없기에 그냥 보는 시간이 길어진 것 같다.)
-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확인해야 하느 존재다. (...)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 타인과 구분되는 나를 확인할 수 있어야, 비로소 자신의 존재에 대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 나의 성향은 필터 버블 속에서 더 '극단적'인 형태를 띨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어차피 나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 속에서 나를 드러내는 방식은 '더 세게, 더 과격하게' 주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알고리즘에 갇힌 사람들은 더 멋진, 더 나다운 취향을, 개성을 드러내기 위해 편향적인 말을 스스럼없이 하게 되었다. 그런 말을 하지 않더라도 확증편향은 강화되는 것 같다. 내가 A라고 생각하면 A라는 생각을 가진 정보를 모아서 근거로 삼고 내가 A라고 강하게 말하면서 나는 이런 성향이야! 하고 아무데서나 소리칠 수 있어졌다. 책에서는 짚지 않았지만 말에 대한 책임, 후처리에 대한 부분도 함께 따라온다. 말실수나 진정성없는 사과 혹은 사과 없음은 바로 손절과 좌표 찍기, 맹비난, 무차별 공격이라는 디지털 효수 문화도 생겼다는 점도 생각할 모먼트)
몇년 전부터 유행했던 워라밸 트렌드 초반에 사람들이 뭘 해야할 지 모를 때, 원데이 클래스를 찾아다니며 작은 시도와 경험을 쌓는 시간이 필요했듯이 코로나19 임팩트 이후에 사람들이 '멍때리며 유튜브나 TV보기'에 가장 많은 시간을 썼다는 것이 솔직하기도 하고 인상적이었다. 2021 트렌드 책인만큼 그 뒤가 중요하다. 책에서 언급한 메르스가 종식된 이듬해 2016년 사람들이 움츠러드렀던 소비를 욜로로 터뜨리며 소비의 V자 반등을 냈다는 과거 사례처럼 희망적인 미래가 그려지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이런 디스토피아적인 디폴트값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포인트를 잡고 한 발씩 나아갈 것이다.
다른 책에서 짚어준 루틴, 일상의 행복, 반복의 힘과 같은 '평범'의 소중함이 부각될 수도 있고, '동학개미운동' 키워드처럼 불안한 고용 현장을 넘어 파이어족처럼 자유롭게 살기 위한 밑작업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수도 있다.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건 결국 시간 운용이다. 혼자만의 시간을 어떤 식으로 사용하여, 어떤 아웃풋을 낼지가 관건인 것이다. 그러한 시간들은 이제 '퇴근 후'와 '주말' 같은 9 to 6이후 휴식시간으로 할당된, 보상받은 시간으로 스스로 한정짓지 않을 것이다. 재택근무가 점차 정착되면, 개인에게 하루 24시간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 점심 시간, 출근 전 시간, 통근/통학 시간 모두 집에서 컨트롤 하게 되면서 자기 자신을 가장 중심에 두고 생활 계획을 짤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그 과정에서 나 자신이 이찌방이기에 나에게 필요한 정보들(이라고 생각하는 것들)만 수집하고, 나를 강화시키면서 비대한 자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다. 비대한 자의식이 나쁠 것은 없다. 다만 외려 알고리즘의 역설에 갇혀서 다양성이 더 줄어들게 될 확률이 높기에, 2021년에는 거대서사의 흐름에 탑승하되 자의식을 내려 놓고 다양하게 열려 있는 사람한테 다양한 기회가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시간 투입을 나의 강점을 강화하는 데 쏟기보다는 다양한 목소리와 가치를 확보하고 확장성을 가져가는게 좋은 전략이 아닐까?
나 또한 올해는 멍때리다가 한 해를 날렸고(?), 어떻게 시간 운용을 하면서 씨앗을 뿌려놔야 1년 후, 2년 후 거둘 수 있을지 집중하면서 '나의 시간'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