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강점을 강화하자

대니얼 케이블, 인생 전환 프로젝트, 2021

by 이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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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따금 친구들에게 '나다운 게 뭐지? 너희가 생각하는 나는 어떤 모습이니?'하고 묻거나, '내 인생 망하고 있는 거 같아. 컨설팅좀 해줘.'하고 도움을 구했다. 지난 여름 친구 S는 우리집에 놀러온 김에 내 일상을 컨설팅해주고 갔다. 그는 정량적으로 내가 해야하고 있는 일을 분석했고, 몇 개의 항목으로 나눴으며, 나의 장단을 파악해서 짚어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 해주며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아보라고 권했다. 그는 병명을 말하지 않았지만 나는 이미 내가 번아웃이라는 사실을 2년전부터 알고 있었다. 소진된 감각도 무뎌진다고 생각했지만, S의 진단을 받고 나서 알게된 사실은 정작 무뎌진 건 '나 자신'이라는 것이었다.

수없이 미루고 미루다가 월요일 오후에 지역 정신건강센터에 상담요청을 했다. 오늘내일 중에 상담사님이 전화주실거예요~ 라고 했지만 전화는 오지 않았고, 뭐... 다시 마음 깊은 곳으로 우울함에 빠져들 찰나에 전에 사두고 반쯤봐뒀던 이 책을 잡게 되었다. 양키 자기계발서 특유의 긍정긍정긍정! 사만다도 피터도 드레이코도 이 자기계발 방법으로 삶을 바꿀 수 있었단다! 하는 느낌을 받고 싶어서 마저 읽었다.

이 책의 내용은 간단하다. '네 강점을 남한테 물어봐라. 그리고 확인해라. 그 다음엔 강화해라.'



(약간의 배경 스토리)

저자 대니얼 케이블은 소위 '잘 나가는 사람'이었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 나와 가정을 꾸리고 살며 승승장구하던 그에게 어느 날 시련이 찾아온다. 34세. 그는 암 선고를 받았다. 그때부터는 현실부정을 하다가 문득 내가 타인의 삶에 맞춰 살았구나! 하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때부터 그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았고, '나는 이렇게 살고 싶지는 않았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실패하지 않기 위해, 남에게 지지 않기 위해가 아닌 후회 없는 삶이란 무엇일까? 내 안의 특별한 능력을 일깨우려면 어떻게 해야할까?'라고 고민의 고민을 거듭한 끝에 '하이라이트 릴'기법을 개발하게 된다.


ㅡ 하이라이트 릴, 나의 강점을 남에게 물어보자

ㄴ올림픽이 끝나면 TV에서 수없이 선수들의 활약상 하이라이트를 보여준다. 어떤 영상들은 올림픽 때마다 소환되고, 어떤 영상들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두고두고 회자된다. 이런 '하이라이트 릴(필름)'을 우리 인생에도 적용할 수 없을까? 하는 저자는 주변 사람들에게 나의 강점이 무엇이야? 하고 묻고 큰 감동을 받는다. 또한 자신이 잊어버린 어떤 사건들도 타인에게는 나를 기억하는 가장 인상적인 경험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저자는 깨닫게 된다.

ㄴ나의 강점을 묻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부끄럽기도 하고, 이런 진지한 얘기를 꺼내기엔 부끄러우니까. 하지만 내 경험에 비추어보면, 친구들에게 내 강점을 물어보면 기꺼이 대답해주는 경우가 많았다. 직장 동료들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제가 어떤 거 같나요?'라는 질문에서 '고집', '분석', '성실' 같은 키워드를 얻게 되었고, 새로운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나는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줏대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요마 씨는 고집 준내 쎄요.'라는 한 분의 피드백으로 내가 나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구나 깨닫게 되었다...


ㅡ칭찬 미루기를 멈춰라

ㄴ나는 스스로를 낮추는 표현을 많이 한다. 정말로 내가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에서, 내가 하는 일은 남들도 다 하는 거고~ 하면서 칭찬을 회피한다. 하이라이트 릴까지는 아니지만 주변 분들의 피드백을 받다가 깨달은 바는 나는 충분히 열심히 살고 있고, 충분히 회사 일도 잘하고 있고, 충분히 회사 밖의 사이드 프로젝트와 개인 프로젝트, 그리고 공부도 잘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무엇이 문제인가 생각해보니 나는 나를 칭찬하고, 어필하는데 익숙지 않았고 두가지 포인트가 나의 있음보다 없음을 돋보이게 만든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ㄴ나는 회사보다는 나 자신이 더 중요하다고 느끼는 사람이고(물론 회사에 있는 동안은 헌신하지만), 사이드 프로젝트들을 통해 나를 확인하고 싶어하는데 첫째로 사이드 프로젝트가 돈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점, 둘째로 그것들이 나의 전문성을 만들어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난 쓰레기야. 아무 것도 이룬 것 없고, 잘하지도 못해.'라는 우울의 골로 빠져들어가는 게 아닐까 싶더라.


https://brunch.co.kr/@hakgome/369

<인생은 실전이다>를 읽고 통찰 모먼트가 온 것이, 30살에 뭔가를 이룬 사람은 많이 없는데 나는 무엇을 바라고 나를 깎아내려야만 했을까하는 부분이었는데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직 더 공부할 게 많고, 앞으로 채워나갈 상단이 열려있는 나인데 벌써부터 스스로 짓밟고 있는 것인지 참 마음이 복잡해지더라.

그래서 남에게 감사를 표하고 칭찬을 하는 것만큼 나에게도 스스로 칭찬을 해줘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쉽지는 않겠지만 나를 위해 달라져야겠다.


ㅡ하이라이트 릴을 나에게 돌려보기

ㄴ그 사람은 내게 어떤 의미인가?

ㄴ그 사람의 가장 빛나는 점은 무엇인가?

ㄴ그 사람이 특별한 이유는 무엇인가?

ㄴ그 사람을 떠올리면 어떤 기분이 되는가?

ㅡ칭찬충격

ㄴ칭찬을 받아본 적이 사람은 칭찬에 충격을 받는다. 나의 부모님은 칭찬에 인색했고, 때론 칭찬하지 않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보이시기도 했다. 덕분에 사람들의 말을 잘 가려듣고, 좀 더 현실적인 사람이 될 수 있었지만 그만큼 상처를 회복하는 능력이나 타인에 대한 믿음 같은 건 적은 편이다. 수없이 칭찬을 미뤄온 나는 칭찬을 받는 일이 낯설다. 오히려 오그라들고 남부끄럽다. 하지만, 주변에 참 맑은 사람들, 특히 정신적으로 고민도 갈등도 없어보이고 정신적으로 건강하여 주변 사람도 기쁘게 만드는 그런 사람들을 보면 부럽고 질투도 많이 생긴다. 그들이 칭찬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남에게도 진심을 다해 칭찬을 하는 모습에 나는 한없이 작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을 따라잡겠다는 생각보다는, 나도 그들처럼 나에게도 남에게도 여유로운 사람이 되고싶다는 부러움이 생기는 것 같다. 이제야 내가 그들처럼 살 수는 없기 때문이다.

ㄴ하이라이트 릴은 결국 타인에 대한 관심에 기반한다. 그 질문들을 떠올리며 그를 생각하고, 고민하고 말을 고르는 과정 속에서 관계에 대해 다시금 정리가 되는 것이다. 나는 역으로 '그 사람은'이라는 란을 '나는'으로 바꿔보았다. 나는 내게 어떤 의미인가? 나의 가장 빛나는 점은 무엇인가? 내가 특별한 이유는 무엇인가? 나를 떠올리면 어떤 기분이 되는가?

ㄴ나는 나의 의미를 생각해본 적 없었고, 나의 가장 빛나는 점은 맥락이 다른 무언가들을 결합하는 능력 그것으로 남들에게 영감을 주는 능력, 무언가 진솔하게 이야기해줄 수 있는 능력, 열심히 공부한 것을 사람들에게 나누고 즐거워하는 능력, 남들을 배려하는 마음 정도 였다. 나는 내가 특별할 게 없다고 생각했고, 나를 떠올리면 한숨이 나왔다.

ㄴ내가 누군가에게는 의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고, 지금은 아니라는 게 나의 내면평가였다. 특별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이젠 아니야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런 나의 모습이 누군가에게 내보이고 싶지 않고 숨고 싶고 도망치고 싶은 것이 현실이었다. 나는 5년 전에 비해 경제적으로 나아졌고, 사회에 안착했고, 사회성을 길렀지만 내가 바라는 '나'에 대해서는 칭찬과 함께 미뤄왔다. 일상을 사는 나의 모습과 내가 바라는 나의 괴리가 나를 괴롭힌 것 같았다.


ㅡ강점을 더 강화하자

ㄴ길진 않았지만 취업 준비를 할 때 고민이 많았다. 나는 토익 성적도 없었고, NCS나 공무원시험을 본격적으로 준비할 돈이나 의지도 없었다. 대기업 적성검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사회가 제시하는 스펙의 틀은 내게는 너무 어려운 일이었고, 나는 밸런스가 잡힌 공채형 인재는 될 수 없겠구나 생각했었다. 그래서 뾰족하게 다듬을 만한 강점은 무엇일까. 그 강점을 어떻게 하면 더 뾰족하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고 그 뒤가 없는 전략이 통해 직장에 자리잡을 수 있었다.

ㄴ역으로 직장에 다니면서는 뾰족했던 장점을 깎아 '사회 생활'이라는 포인트에 에너지를 분배하는 일의 반복이었던 것 같다. 요령이 생기면서 반짝이거나 돋보이는 아이디어는 낼 수 없게 되었지만, 필요한 부분은 공부로 채우면서 버텨왔던 5년이다. 독서량이 부족하다 생각해 처음 입사한 2017년부터 연에 100~150권씩 책을 보았으니 짧은 시간이지만 한 단계 넘어설 수 있었다는 건 다행이다. 그간 내가 해왔던 독서는 사실 보편/대중/중간 이라는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겠다. 내 강점을 더 벼리는 방식은 아니고, 사회 생활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위해, 내 직무에서 중간은 가기 위해, 앞서가고 있는 남들을 따라가기 위해였다. 그래서 더 이상 독서도 공부도 하기 싫어진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ㄴ이제는 향후 2년간 내가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탐색해보고 싶다. 주파수가 맞는 시점이 올 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채워가고 싶다. 그러면 재미를 잃은 독서나 공부도 다시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요즘은 8시반~9시면 눕는다. 유튜브를 보다가 8시쯤 일어난다. 잠으로 도망가고, 그렇다고 피로가 풀리지도 않는 이 악순환을 나를 위한 시간으로 바꿔가야겠다. 하이라이트 릴을 지금부터 짜도 칠순때는 12시간 풀 연속상연할 수 있을만큼 시간은 많다. 다시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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