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메모할 부분이나 통찰 모먼트를 간결하게 체크함
: 나는 내 일과 내가 좋아하는 것에 전념하고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고 답할 것 같다. 그럼 무엇에 집중하고 있느냐면 그런 것도 없다.
사실 왜 사는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에 대해 답을 잃어버린지 꽤 되었기 때문이다. 직업에 대한 마음도 마찬가지다. 좋아하는 일임은 틀림없지만 확신을 잃어버렸다. 스스로 잘한다고 생각했던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이 책에서는 액체와 고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내가 이해한 바로는 고체는 개인이 갖는 고유한 가치, 헌신하고 전념하며 지키는 특수성이라고 보면, 액체는 보편적인 것, 시류, 다수의 생각 정도다.
이를 적용해보면 나는 글쓰기에 대해서는 고체 상태로 시작했지만, 회사에서 마케팅일을 하면서 액체화하며 세상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시간을 가졌다. 사회화는 이룰 수 있었지만(?) 내가 내것을 잃었다고 느끼는 상실감을 느끼게 되었는데, 가장 단단하다고 생각하던 글쓰기에 대한 마음이 액체화된 까닭인 것 같다.
나는 이제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하고 겉도는 사람이 되었다. 여기에 돈이 개입한다. 돈을 기준으로 액체화는 가속되고, 부업을 위해 글쓰기를 하겠다는 마음을 먹기에 이른다. 글쓰기는 더이상 헌신할 대상이 되지 않는다. 더불어 이 일과 어울리는 사람도 되지 못한다.
시간이 지나 정신을 차리고(?) 지난 시간들을 뒤돌아보면 나는 완전한 액체화를 해서 시류를 탄 것도 아니고, 고체화해서 자리를 잡은 것도 아니였다. 간을 보며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책의 표현대로 무한 탐색 모드에 빠져 가능성만 재단하고 있던 것이다.
이 책이 내게 준 한 줄 메시지는 명확하다. 내가 지나온 시간을 나무랄 것 없이, 지금부터 묵묵히 전념하고 헌신하며 내가 만들고 싶은 혹은 지키고 싶은 가치를 실천해가라는 것이다. 변화 자체를 목적으로 삼고 달려가는 게 아니라, 헌신하다보면 어딘가에 닿을 수 있는 그런 가치 말이다.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내게도 닿을 수 있는 어떤 지점이 찾아오면 좋겠다. 지루함을 극복해내고 어른대학을 잘 마쳐야겠다.
ㅡ 제일 먼저 등장하는 용은 우리가 전념하기로 결단하지 못하게 막는 두려움이다. 무언가 전념했다가 나중에 다른 것에 전념하지 않은 것을 후회할까 걱정하는 후회에 대한 두려움 …(중략) 한편 이러한 현실 속 용들을 물리치는 영웅은 오랜 시간 묵묵히 변화를 만드는 사람들이다. 전념하기의 영웅들은 두려움을 극복하고 위협을 이겨내며 꾸준히 헌신한다. p95-96
ㅡ 평온과 성공을 얻는 핵심은 자기 자신에게 성공이 어떤 의미인지를 정의하는 것입니다 p126
ㅡ 그래서 우리는 “내가 정말로 이 일을 하는 데에 어울리는 사람인지” 고민한다. 따라서 새롭게 전념하기의 길을 가려면 기존에 형성되어 있던 자아 개념을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p174
: 이 책에서 얻은 메시지는 2가지였다. 하나는 나를 믿고 책임을 지자. 둘, 자기 확신을 바탕으로 꾸준히 하자.
12가지 원칙을 다 기억할 수는 없겠지만 그것들의 기반은 결국 내 언어로 '자기 인식', '자기 확신', '노력' 세 개의 키워드로 정리된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하는지 파악한 다음 행동한다. 다음은 나의 행동에 대한 믿음을 갖고, 다가오는 위기나 짜증나는 상황에서도 우선 나의 탓을 하고 고쳐나갈 것이 무엇인지 점검한다. 마지막으로는 원하는 나의 모습을 향해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한다. 양키식 자기계발서에 꼭 나올 법한 말만 모아놨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대다수의 성공한 사람이 비슷한 말을 한다는 건 그게 방법이란 뜻일 게다.
내 경우에는 자기 확신이 무너지자, 자기 인식을 회피하게 되었고, 그에따라 지나온 나의 노력들도 폄하하면서 스스로를 망쳐가고 있었다. 어른대학으로 나의 기준을 재평가하자면 아래와 같았다.
1. 자기 인식: 나는 내가 쓴 글을 사람들에게 내보이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 지금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다른 초심자들에 비해 어느 정도 레벨까지는 쉽게 올라탈 수 있는 소소한 재능이 있었다(최소한 이정도 리뷰를 쓰는데도 불편함이나 어려움은 없으니까). 다만 지난 5년간 창작에 대해 노력하지 않았고, 막연히 언젠가 해야지~ 하면서 열심히 읽기 만했다. 그 결과 그전에는 부족했던 독서량으로 몰랐던 프로 글쓰기의 세계를 알게 되었고 굉장히 위축된 상황이다.
2. 자기 확신: 언젠간 소설가가 될 거야~ 라고 말해놓고 행동하지 않은 이유는 사는 게 바빠서 라거나, 세상일이 녹록치 않아서 같은 개소리로 이유를 붙일 수 는 있겠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프로들만큼 잘 쓸 자신이 없다는 것이었던 것 같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그 차이에서 오는 위축감은 내 확신을 잃게 했다. 실력 없이 확신만 가득하던 시절에는 '나는 세계에서 누구보다 진솔한 글을 쓸 수 있다.'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게 동력이 되었다.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모든 게 나의 탓이라는 것을 깨닫고 늦었지만 다시 나의 장점을 발견해가는 중이다.
나는 책임질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일을 제법 잘 벌이는 편이고, 잘 읽히는 글을 제법 쓸 줄 알고, 독서량을 충분히 채워놨고, 터무니 없는 이야기를 진지하게 설명하는 것을 잘한다. <유언 주식회사>도 까놓고 보면 아직은 아다리가 맞지 않고 빈틈이 많은 이야기지만, 그걸 그런가보다 하게 읽게할 자신은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3. 노력: 이것이 가장 핑계가 많은 대목이다. 퇴근하고 나니 힘들어서, 주말엔 쉬고 싶어서, 그냥 하기 싫어서 여러가지 이유로 본격적인 소설 초고 쓰기 파트에 넘어와서는 시동이 잘 안걸린다. 막상 쓰면 잘 쓸 거라 믿는데, 내가 하면 잘하는데 안해서 그렇지~ 라는 말로 지난 5년을 날린 것을 생각하면 그냥 시간을 정해놓고 무조건 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출근 전 시간 일어날 자신은 없지만, 가급적 하루 중 가장 에너지가 충전된 시간에 최우선순위로 소설쓰기를 배치한다면 내가 이 프로젝트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자기계발서를 읽다보면 힘을 얻는다. 저 사람은 잘나서 그래~ 하고 접어버리면 그대로 끝이다. 최대한 내 언어로 페러프레이징해서 내것으로 만들고 성장하자.
ㅡ 자신에 대한 불안감은 결국 회피로 이어지기 쉽다. (중략) 나는 사람들이 자신의 장점과 재능에 더 집중했으면 좋겠다.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려는 노력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41~43/282(전자책)
ㅡ 중요한 것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믿고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온전히 믿고 사랑할 수 없다. 공감능력도 '반쪽'에 불과할 것이다. 65/282(전자책)
ㅡ 끈기가 있다는 건 '나는 이 일을 하는 과정이 너무 즐거워서 다른 사람들이 걸림돌로 여기는 것들도 얼마든지 돌파할 수 있어'라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는 것이다. 77/282(전자책)
ㅡ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확신 속에 일한다면 그보다 멋진 삶은 없을 것이다. 97/282(전자책)
ㅡ 나와 내가 만드는 콘텐츠에 대한 확신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내게는 다른 사람이 모르는 나만의 세계가 있다.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책과 영화 혹은 조경, 와인, 체스 등의 지식이 상당하다는 것을 굳게 믿는다. 220/282(전자책)
"괜찮아. 어스름 나라에서 그런 건 문제가 되지 않아."
: 이 한 줄만으로도 이 책은 가슴에 남는 이야기였다. 갑자기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우리 이모의 친구 A아저씨가 내게 해주신 말이 떠올랐다. 한 10년 전쯤의 일인데, 이제야 그 말의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다. "이요마야. 넌 백지야. 어디로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나이야." 돌이켜보면 내가 지금과는 다른 노력을 하고, 다른 선택을 했다면 전혀 다른 세상에 살고 있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대개 보수적인 선택을 했고, 나 자신을 지키는 방향으로 나를 이끌어왔고, 현타를 맞은 5년차 직장인이 되어갔다.
어디로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건. 사실 지금도 유효한 말이 테다. 현실이라는 말로 그간 나는 내 가능성들을 꺾어왔다. 그리고 그게 정신차린 짓이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어른 말이 틀렸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는 요즘이다. 내가 서른이 넘었다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게 아니듯, 어른들도 그땐 어렸을테니 말이다.
지난 금요일 김지은 평론가 선생님의 줌 강의를 듣고, 무얼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 어스름 나라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을까요? 라고 물어본다면 백합 줄기 아저씨가 "괜찮아. 어스름 나라에서 그런 건 문제가 되지 않아."라고 말해주는 세상. 나도 누군가에게 백합 줄기 아저씨이고 싶고, 그 전에 나를 위해 어디로든 날아가고 싶다. 그래 다짐만 하지말고 한번 가보고 얘기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