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요마 Aug 28. 2022

주간 이요마 인풋노트_8월 4주차

22.8.22~8.28 읽고 본 것들

물리적인 건강 이슈로 누워있는 시간이 많았다.

기력을 끌어모아 70권정도 집에 있는 책을 처분하고(아직 반정도 남았다) 몸살이 나고 나선 그병이 찾아와 앓았다. 그냥 냉방병이 왜이리 심해.. 하면서 며칠 앓으며 아픈 시간이 지난 뒤에 판정을 받았다. 지금은 후각만 절반정도 남은 상태로 격리중이다. 덕분에 잠은 원없이 잔 한 주였다.(자도 자도 피로가 회복되진 않는다)


와중에 읽기와 보기는 멈추지 않았다는 나 자신을 스스로 칭찬하며... 중요한 건 건강이라는 걸 다시금 되새기는 모먼트. 다 나으면 꼭 제주도 놀러가야지.




★모든 리뷰에는 스포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포주의


읽은 책


1. <생각하라 그리고 부자가 되어라>, 나폴레온 힐, 반니, 2021


어떤 생각이 정신을 차지하면, 그 생각대로 되나. 어떤 사람이 되겠다고 선택하면, 불운한 과거에서 벗어나 바라는 삶을 살게 된다.


✅간단 리뷰

유튜브 월급쟁이 부자들 추천도서로 여러 편을 다루기에 도서관에서 빌려서 보았다. 평소의 나였으면 그렇게 자기계발 책 다 똑같아~ 라고 말은 안하겠지만 내심 무슨 내용이 다 <시크릿> 같아 하면서 속으로 씹었겠지만, 요즘은 바꿔보려고 한다. 간절히 기도만 한다고 이뤄지는 건 하나도 없겠지만 일단은 인풋하는 것, 속는 셈 치고라도 믿어보고 나에게 적용해보는 태도를 쉽지 않지만 가져보는 중이다.


이 책은 나폴레온 힐이 성공한 사람들의 행동, 습관, 패턴 등을 분석한 과거 버전 <타이탄의 도구들>에 가깝다.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의 유명한 첫 문장을 패러디해 이 책을 표하자면, "부자들은 서로 닮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가난하다." 정도가 아닐까.



✅이요마 노트

내가 이해한 이 책의 핵심 키워드는 크게 3개다.


1. 자기 확신 2. 명확한 목표와 빠른 결단 3. 도달할때까지 놓지 않는 끈기


내가 위에 인용한 문장이 굳이 분류하면 자기 확신의 파트다. <돈의 속성>의 김승호 회장님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내가 원하는 목표를 결정하라. 그리고 종이에 적고 늘 가지고 다니면서 봐라. 진짜 절실한 사람들은 100번 쓰기를 매일 하라. 그러면 이루어진다.고 책에서 말했다. <웰씽킹>의 켈리 최 회장님도 매일 그 목표를 100번을 외치라고 권한다. 일종의 자기암시, 잠재의식을 건드리는 확신의 과정을 통해 아무 것도 없는 평범한 사람들도 부자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핵심은 '명확하게 결정하고, 그걸 전적으로 믿는 것.'이었는데, 나는 자기 확신에 취약하다 못해 자아비판과 자존감 스스로 깎아먹는 일에 최적화된 사람이었기에 바꿔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100번씩 외치다보면 행동거지도, 외향도, 마음도 그 목표에 걸맞는 사람으로 바뀌어갈 것 같더라. 하루아침에 되진 않겠지만 나 아니면 누가 나를 믿겠는가 생각하며 해볼 생각이다.


두번째로, 명확한 목표와 빠른 결단이다.


내가 도달하고자 하는 골대가 명확해야 골을 넣을 수 있다. 결과까지의 과정은 철저하게 준비한 계획에 따라가야하고, 그 계획이 틀어지거나 잘못되었을땐 빠르게 결단하고 손실을 줄이거나 새로운 기회를 잡아야 한다. 이 파트의 핵심은 '관점'인 것 같다. 나만의 관점이 바로 서있다면 목표도 명확할 것이고, 결정의 순간에도 단호하게 선택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간 지지부진하게 하는 것도 아니고 안하는 것도 아닌 상태로 나를 방치한 시간이 길었다. 우유부단함에서 나오는 결단력 부족이기도 하고, 닿고 싶은 목표도 마땅히 없는 것이 이유였다.


나는 연말까지 장편 소설 하나를 독립 출판 할 것이다. 더불어 그 소설의 프리퀄은 공모전에 내서 출판 비용을 충당할 것이다. 되든 안 되든 목표를 이렇게 세웠다. 그렇게 믿기로 했다. 목표없이 그냥 소설 쓸거야~ 공모전 내보지 뭐~ 하지 않고 계획을 잡고 차곡차곡 2022년을 마무리해갈 것이다.


마지막은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놓지 않는 끈기다.


책에는 금광사업을 하다가 에이 금맥이 안나오네 하고 단 1m를 남겨두고 그만뒀던 이의 사례가 나온다. 그는 그 이후에 이를 반면교사 삼아서 고객에게 거절을 당하더라도 다시 끈기있게 도전하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어쩌면 나는 또 이 책을 읽은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은 대충 몇번 삽질을 해보다가 금이 안나오네 하며 관둔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우직하게 꾸준히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을 늘려갈 것이다.


이 책에는 엄청 대단한 비밀이 숨어있지는 않다. 다만 당연한 이야기들 뿐이다. 그러나 부자들은 당연한 것을 지키는 사람들이다. 당연한 것을 지키지 못하기에 우리는 결과까지 나아가지 못하고 평범하게 끝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임팩트 있던 부분을 옮겨본다.


"세상은 승리한 자를 사랑한다. 그리고 패자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 높은 자리로 올라가든지, 계속 바닥에 남아있든지."


모두들 저마다의 승리를 이루길 바란다. 다같이 정상에서 만나기를 바란다.




2. <시계태엽 오렌지>, 앤서니 버지스, 민음사, 2022


그래, 그래, 바로 그거지. 청춘은 가 버려야만 해, 암 그렇지. 그러나 청춘이란 어떤 의미로는 짐승 같은 것이라고도 볼 수 있어. 아니, 그건 딱히 짐승이라기보다는 길거리에서 파는 쪼끄만 인형과도 같은 거야. 양철과 스프링 장치로 만들어지고 바깥에 태엽 감는 손잡이가 있어서 태엽을 드르륵드르륵 감았다 놓으면 걸어가는 그런 인형. 일직선으로 걸어가다가 주변의 것들에 꽝꽝 부딪히지만, 그건 어쩔 수가 없는 일이지. 청춘이라는 건 그런 쪼끄만 기계 중의 하나와 같은 거야.


✅간단 리뷰

<구타유발자들>의 여운이 길었나보다. 영화로 볼까하다가 편견이 생길 것 같아 책을 사서 읽기를 선택. 증보판은 꽤 두껍지만 본 소설의 분량은 사실 얼마 안 된다. 출판사가 의도한 바가 있었겠지만 여러모로 사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는. 폭력도 폭력이지만 꼬마 알렉스가 주는 에너지와 매력이 이야기를 강하게 끌고 간다. 정유정 작가가 어린시절(아마 5.18때 중학교를 광주로 유학한 걸로 한 인터뷰에서 봤던 것 같다.) 민주화운동으로 혼란할 때 벽 뒤에 숨어서 해가 뜨도록 밤새워 읽었다는 그 책이기도 하다. 왜 그렇게 읽을 수 있었는지는 확실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이요마 노트(�스포가 있으니 원치 않는 분은 패스!)

열다섯 알렉스는 순화해서 불량청소년, 바로 말하면 그냥 생양아치다. 마음에 안들면 모르는 사람도 자신의 무리와 함께 패버리고, 밤중에 대놓고 집을 털거나, 폭력, 강간, 깽판 할 것 없이 죄의식 없이 죄를 저지른다. 그러던 어느 날 또 한탕을 하러 고양이와 함께 사는 노파의 집에 갔다가 실랑이 중에 그를 죽이게 된다. 친구들은 알렉스를 배반하고, 그는 혼자 감옥에 수감된다.


알렉스는 우연한 기회로 범죄자가 폭력 행위나 가학적인 장면등을 보기만 해도 조건반사로 고통을 받는 정신교정 약물치료(?)를 받고 출소한다. 교화된 그가 다시 마주한 세상은 예전과 같지 않았고, 약간은 참담한 상황들까지 그의 앞에 펼쳐진다.


주인공이 저지르는 '초강력 폭력'의 수위나 강도가 소설이나 영화를 볼때 납득할 만한 선은 훌쩍 넘어있고, 인간의 윤리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정도인지라 포커싱이 '폭력'에 많이 가기는 하는 것 같다. 허나 뒤에 실린 리뷰들에도 나오듯 <시계태엽 오렌지>의 메인키워드는 '자유의지'다. 인간이 스스로 무언가 선택하거나 생각하거나 행동할 수 있는 의지. 그 의지를 통제한다면 시계태엽을 감은 장난감에 지나지 않겠는가 하는 의문.


작년과 올해 상반기에는 자유의지란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사람에게는 팔자가 있고, 결국 팔자대로 살다가 가는 게 아닐까. 무언가를 도모하려해도 자빠뜨리고, 없는 의지를 짜내서 시도 하려해도 다른 이슈를 만들어와서 막아버리는 그런 이상하고 거대한 힘에 의해 우리는 움직여지는 종이인형 같은 게 아닐까 하고 말이다. 내 의지로 선택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었기 때문에 나는 하나씩 하나씩 내려놓다가 종국에는 나 자신을 놓아버렸던 것 같다. 그땐 자기계발서도 눈에 안들어왔다. 바꾸려고 발버둥 쳐봐야 뭐하나 아무것도 안되는데.


알렉스와는 경우가 다르겠지만 의지가 꺾인 인간은 하루하루가 괴롭다는 건 본의아니게 알게 되었다. 목적지도 목표도 오늘과 내일을 살아갈 이유도 잃어버리게 되면 그때부턴 사는 일은 그저 태엽 감은 장난감처럼, '나'라는 존재가 살아있음을 유지하기 위해 딱 살정도의 태엽을 감고, 태엽이 다 돌아가면 다시 그만큼의 힘을 내는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 파도치는 모래사장에서 모래성 쌓는 기분으로 매일을 살아가는 것이다.


한번 떠나간 의지는 쉽게 돌아오지 않고 있다. 알렉스처럼 화학적 거세를 당한 것은 아니지만, 목적 없이 다만 책읽고 영화나 보면서 시간을 쓰고 있는 지금이 즐겁거나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 이러고 있는 건 아니라는 건 책을 읽다가 자각하게 되었다. 그것 밖에 할 수 없는 상황. 못해도 주에 2권 읽기라는 미미한 마지노선이 그나마 내가 태엽을 멈추지 않게 하는 작은 동기가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간만에 자극을 주는 이야기였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서사 자체라기보다는 앞 뒤로 붙은 사족들이다. 에필로그도 프롤로그도 딱 알맞게 끝난 여운을 깎아먹는 느낌이었다. 잘 쓰인 소설은 그 자체로 임팩트가 된다. 해설이나 설명없이도.



본 영화


1. <까불지마>(2004)


✅ 간단 리뷰

오지명 아저씨는 한국의 기타노 다케시가 되길 바랐던 걸까. '마! 이게 한국 아저씨의 멋이다!'를 기대하고 들어간 내가 잘못했다. 된통 아저씨 혐오만 늘어버린 인류애 대멸망을 겪을 줄이야. 그럼에도 이 영화의 8할을 차지하는 '야이 개새끼야!'하면서 승질부리고 삥뜯는 오지명 아저씨의 시종일관 비슷한 열연은 기대에 부합했다.



✅ 이요마 노트

그냥 순풍산부인과에서 승질내는 오지명 아저씨가 보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정말 그뿐이면 어떡하나요... 진한 똑똑하지는 않아도 아저씨가 보여주는 우직한 진심을 보고 싶었는데 이건 뭐 기성세대가 우리한테 해준게 뭐냐?라는 질문에 나 아직 안 죽었다! 라고 답하며 깽판을 치고 있으니 말이다.


쓸모를 찾는 것에 대해서 다시금 고민하게 만든 영화다. 나는 꽤 오랜시간 나의 쓸모에 대해 고민했고,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고 늘 생각했다. 그치만 쓸모를 증명하려고 애쓰지말고 쓸모있는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게 되었다. 그렇게 해야된다는 확신이 들었다.


요모조모는 재밌다. 특히 오지명 아저씨와 노주현 아저씨의 티키타카는 예술의 경지다. 근데 그 텐션이 시트콤의 템포와 장면 전환이라면 자주보아도 즐겁게 볼텐데 번번히 몰입을 박살내며 들어오는 무식개그나 최불암 아저씨의 역할로 부여된 나는 가정에 실패했지만 너만은 아비역할을 하고 싶구나 하는 느낌의 실패한 아버지 롤도 나는 영 와닿지가 않았다. 18년 전에 젊은이였던 40대분들은 이걸 보았을지 하는 생각도 들더라.


그렇다고 신파를 뗀다고 이 영화가 나아질까 싶냐면 그건 아니다. 한국 아저씨의 멋은 구멍난 난닝구와 부성애가 아니라 멋대가리 없음 그 와중에도 말하지도 않아도 알 것 같은 서투름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싶은데 스테레오 타입이 강화된 걸 보면, 새시대에는 새로운 아저씨 멋 기준이 필요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생각이 많아졌던 한 아저씨의 리뷰였다.


2. <내가 살인범이다>(2012)


✅ 간단 리뷰

공소시효가 끝난 연쇄살인사건의 살인범이 자신의 범행을 책으로 내서 세상에 나타난다는 설정이 인상적이다. 10년전에 봐야지 찜꽁해놓고 있다가 미루다미뤄 안보게된 영화였는데,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한 편 읽은 맛이지만, 아쉬움도 조금은 있었다. 영화를 보게 된 계기는 <바르게 살자>, <거룩한 계보>, <아는 여자> 같은 장진 감독 작품에 자주 나오는 정재영 배우가 좋아서 였는데, 필모 깨기의 첫 영화로 해보려다가 주저하게 된 면도 없지 않아 있다. ㅠㅠ 여튼 속도감있는 한국 스릴러여서 재밌었던 영화.



✅ 이요마 노트

우선 베스트셀러로 사람들이 PC방가서 예약걸려고 줄을 서고, 300만부가 팔리고 200억을 벌었다는 이야기는 (구) 출판 관계자의 입장에서 볼 때 참 참담한 기분이었을 것 같다. 무슨종족주의였나 하는 책이 베셀에 오르고, 탄핵당한 그분 에세이가 1위를 찍었을때 많은 감정이 교차했던 기억이 난다. 어쨌거나 '공소시효가 끝난 살인범이 자신의 범행기록을 자서전으로 낸다.'는 아이디어는 확실히 후킹이 되는 것 같다. (히가시노 게이고 같다는 것도 이 설정 때문이었던 것 같고)


액션도 화려했다. 오프닝 시퀀스부터 웬만한 액션영화들보다 더 과하고(?) 화려하게 차와 가게를 때려부시며 추격적을 벌인다. 이두식(박시후 역)을 납치하려는 구급차-자동차를 오가는 화려한 액션도 인상적이었다. 다만 이렇게까지 액션할 장르인가 싶긴했지만... 그래도 보는 맛이 있어서 좋았다.


저 놈을 잡아넣겠다는 최반장(정재영 역)과 저 놈을 죽여버리겠다는 피해자 유가족 모임의 속도전이 양쪽에서 펼쳐지며 의외의 이야기로 펼쳐져가는데, 이 양방 작전이 오히려 느슨함을 준 건 아닐까 싶기도 했다. 정재영이라는 배우는 영화에 볼법한 형사 같았지 '최반장'같지 않았고, 피해자 유가족 모임의 인물들은 저마다의 롤(이를테면 뱀, 석궁, 출소한 사람)에 갇힌 느낌이여서 최반장에 집중했어도 어땠을까 싶기도 하고. 세 개의 세력. 삼자 토론, 300만부, 이제 3분밖에 안 남았다. 같은 3에 대한 언급 때문에 만든 구도일까 싶더라.


<내가 살인범이다>는 외려 영화가 끝나고 되새기면 재밌는 영화였던 것 같다. 반전을 알게 된 후에 영화 초반부터의 장면들을 기억으로 역재생해보면 아 그때 그래서...? 하면서 맞춰지는 조각들이있다. 플롯은 결국 한 부분이라도 빠지면 전체가 어그러지는 젠가 같은 것이구나 새삼 되새기게 하는 영화.



본 시리즈(-ing 포함)

다 본 시리즈

: 이번주는 없다.


보는 중인 시리즈

* -ing는 기록만 간단히


1. <왜 오수재인가>(2022)

: 보는 중, 이번 주는 한 편도 안봤다. 이대로 하차할 분위기


2.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2022)

천천히 따라가자 3화 돌파





기타 기록

: 없음


다음 주도 열심히 읽고 보자!


구독, 하트, 댓글 언제든 환영


실시간 인풋 기록은 아래 인스타에 하고 있다.

문장 밑줄 치고, 그때 든 감정/생각을 바로 기록하는 중이다.

https://www.instagram.com/hako_eyoma


온라인 중고서점 기린책방(읽은 책들을 파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주간 이요마 인풋노트_8월 3주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