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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마 Apr 23. 2023

주간 이요마 인풋노트_4월 4주차

23.04.17~23.04.23

꽃은 때되면 핀다

공모전은 떨어졌고, 오히려 그걸 계기로 마음을 다잡고 킾 두잉 해보려는 일주일이었다. 아웃풋은 나오지 않았지만, 마인드셋에 대해 다시금 생각했던 일주일. 우리가 무얼하든 금성은 매일 뜨고, 꽃은 때가 되면 피기 마련이다. 

다만 하나 생각이 바뀐 것은, 지금까지 해온 방식말고 방법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걸 통감했다. 이대로가면 이대로 같은 결말이 나올 터다. 11년 전 이맘때 가족 사진 뒤에 바뀌지 않으면 살 수 없다라는 글귀를 적던 날이 생각났다. 그때 행했던 메카니즘의 변화는 성공적이었다.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살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던 순간이었다.

그럼 지금은? 지금도 그때만큼 절실하진 않지만... 그럼에도 이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건 오직 나 뿐이다. 다 잘되라는 소리로 필터링하고, 다 내 탓이니 내가 바꿔가면 되는 것이다. 누굴 원망하거나 탓하거나 쉽게 좌절하거나 하지 말자. 정신을 차리고 우선은 눈 앞에 내가 해야하는 마감을 먼저 지키고, 그 마감 다음부터는 나를 위한 마감을 정해 다음 스텝으로 나아갈 것이다.

꽃을 때되면 필것이다. 반드시 필 것이다.


그래서 인풋노트 레이아웃도 조금 바꿨다. 방법의 전환.


* 지난주 이건 꼭 봐야지 List

- (영화) 천공의성 라퓨타

- (책)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4-7권

- (책)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



* 다음주 이건 꼭 봐야지 List

- (책) 로렘 입숨의 책 / 구병모

- (책) 지위게임 / 윌 스토

- (책) 골든에이지 / 김희선

-> 부담갖지 말고 천천히. 천천히.


모든 리뷰에는 스포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포주의


읽은 책



1.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 임레 케르테스, 민음사, 2022


삶을 글로 쓰는 일은 삶을 물음에 던지는 일임은 명백하다. 그리고 자기 자신의 삶을 물음에 던지는 것은 오직 자신의 삶을 이루는 것들로 질식되고 있거나 어쨌든 그 안에서 기형적으로 틀어지고 있는 자뿐이다, 내가 글을 쓰는 것은 기쁨을 찾기 위함이 아님은 명백하다, 그와는 반대로, 나는 나의 글쓰기로 고통을 구하고 있다, 거의 참을 수 없는 고통을, 그렇다, 그것은 아마도 고통이 곧 진실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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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마 노트(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원치 않는 분은 패스!)

나는 한 가지를 고백할 수밖에 없다. 화자인 '나'를 이해하겠다고 생각하면서 나도 모르게 그를 '나와 다른 사람'으로 라벨링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내가 피해 당사자가 될 수는 없겠지만, 있는 그대로 텍스트를 받아들이지 못했고, '딱한 사람, 불쌍한 사람'이라 생각하며 나와는 선을 그었다. <삼국지>를 읽을 때와는 다른 메커니즘이었다. 자연스럽게 조자룡이나 허저 같은 명장에 나를 투영해 전장을 누비는 상상을 하며 서사에 빠져들었을 때와는 전혀 달랐다.


가해자의 역사는 명징하기에 나를 투영하기에 좋다. 피해자의 증언은 장황하기에 나와 분리하기에 좋다. 비단 독서뿐이 아니었을 게다. 뉴스와 역사와 수많은 사실들 앞에서 나는 이렇게 받아들이며 살아왔을 것이다.


* 리뷰 전문은 프로필링크의 얼룩소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https://alook.so/posts/rDtwrak



2. <푸르게 빛나는>, 김혜영, 안전가옥, 2022


"하루 세 끼 다먹어요?"

"아뇨."

"내가 먹는 게 내가 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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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마 노트(�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원치 않는 분은 패스!)


안전가옥PD님 말대로 <그분이 오신다>와 이어서 읽었고, 굳이 그러지 않았어도 됐겠구나(?) 싶었다. 재미로치면 <그분이 오신다> 쪽이 나는 더 재밌었다. 이 책에는 <런>, <우물>, <푸르게 빛나는>이 있는데, 임신 경험이 있는 분들께는 <푸르게 빛나는>이 엄청나게 소름돋는 호러로 와닿았을 것 같다.


세 편 중에 고르라면 <우물>이 재밌었다. 끝까지 읽고나면 앞에서 깔아둔 복선들, 대사 하나하나가 다 의미가 있었구나 깨달으며 되돌가서 확인하는 재미가 좋았다. 호러 장르에서 전건우 작가 말고도, 재밌게 쓰는 새로운 작가를 알게되었다는 점에서 좋았던 기획이었다.



3. <해빙 잇 올>, 존 아사라프, 부커, 2022


이 세상에서 아무도 당신을 대신해 당신의 생각을 선택할 수 없다. 누가 당신에게 어떤 행동을 하게끔 강제할 수는 있어도 당신의 생각은 '전적으로' 당신이 통제한다. 당신이 어떤 생각을 선택하면 그것이 당신 몸에 감각을 만들어 낸다. 당신은 행동을 취하고, 그러면 결과가 만들어진다. 어떤 결과이든, 그것에 앞서 행동이 있다. 바로 '당신이' 선택한 행동이, 따라서 당신은 그 결과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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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마 노트

요새 산책을 하면서 자기계발 유튜브를 들어서일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성공한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방법이 있었겠지만, 하는 얘기가 다 거기서 거기인 것 같다는. 무슨 말이냐 하면, 사람이 목표하고자 하는 것을 이루고, 부를 축적하는 데에는 일종의 올바른 길, 정도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이다.


이번에 원고작업을 하면서, 지난 날의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있었는데 나는 좋게말하면 착한 아이였고, 나쁘게 말하면 멍청한 아이였더라. 시간을 거슬러 어린시절의 나에게 찾아가 두 마디만 해주고 싶다. 하나는, 너는 충분히 괜찮다. 다른 하나는 너는 무엇이든 가질 수 있다고.


나는 요구하지 않았다. 대신, 형편에 맞추는 법을 배우며 컸다. 이것들은 청소년기를 지나 어른이 되어서도 절약하는 습관이나, 본의아니게 생활력을 키우는데는 큰 도움이 되었다. 그렇지만 나를 붙잡는 족쇄이기도 했다. 이러저러해서 어쩔 수 없다. 나는 할 수 없다. 포기 당하기 전에 먼저 포기하자. 같은 작은 '나'를 만드는 데 큰 몫을 했다.


지난 시간을 부정하고 싶진 않다. 그렇지만, 이제라도 나는 무엇이든 원하려고 한다. 갖고 싶다고, 꼭 내것으로 만들겠다고 세상에 요구할 것이다.


이 책의 저자가 하는 말도 다른 끌어당김류 자기계발서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사람은 보고싶은대로 보기에, 내가 간절히 원하고 보고 싶은 것을 구체화할 수록 그것에 가까워진다고, 그렇게 신경가소성을 활용해 기존에 없던, 뇌의 새로운 길을 낼수록 내 세상을 내가 원하는 세상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책은 말한다.


뻔하디 뻔한 자기계발서야~ 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문득 요구해본 적도 없었기에 당연하게도 기회든 행운이든 안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좀 들더라.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는 법이다. 나는 두를 수 있는 행운 버프란 버프는 종파를 가리지 않고 다 두르고, 세계에 내가 원하는 것들을 요구할 것이다. 요구한 것들을 내가 받아들일 수 있게 반복해서 내 할일을 해야하는 건 당연한 일이고 말이다.



4. <불안과 잘 지내는 법>, 크리스 코트먼 外, 유노북스, 2020


불안은 우리가 더 이상 안전지에 서 있지 않음을 일깨워 준다. 이것이 뇌가 우리에게 더 성장해야 한다고, 더 배우고 발전해야 한다고 말하는 방식이다. 다시 말해, 불안은 우리에게 할 일이 더 남았다고, 그러니까 성취할 일, 쟁취할 목표, 실현할 꿈이 더 남았다고 말하는 몸의 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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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마 노트


사놓고 읽지 않았던 책인데 마음에 불안이 몰려오다보니 읽게 된 책.


미국인(혹은 서양인) 심리학자나 정신과의사 선생님이 쓴 심리학책들을 읽다보면 공통적으로 느끼게 되는 감각이 있다.


세상은 넓고 마음이 아픈 사람은 많구나 하는 것.


올리버는 교량 공포증이 있었지만 포커싱을 바꿔서 다리를 건널 수 있었고, 메리는 공황장애가 오려는 순간에 내 마음의 경적은 내가 울리는 것이라는 말을 떠올려 극복했고, 브랜다는 오래 다니던 회사에서 잘린 후 새로운 회사를 지원하는데 주저하다가 불안의 원인이 거절당할지 모른다는 데서 온 마비현상인 것을 들여다보고는 새 회사 다니게 되었고....


케이스 별로 불안과 불안증상에 대해 말하고, 해결한 사례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래 걱정도, 불안도 사는 것도 다 별게 아니구나 싶어진다. 책을 읽던 중에 가장 꽂히는 문장 중에 하나는 이것이었다.


'당신의 인생에 최악의 사건 중 어떤 것들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다.'


나는 다가올, 아마도 그렇게 될 확률이 높은 근미래에 아직 오지 않은 일 때문에 불안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잠으로 도피해도 해결되지 않는 찝지름한 상태로 머무는 시간들을 보내면서 나는 계속 괴로웠다. 그렇지만 그 시간에 미래를 바꾸려고 한발이라도 움직이고, 한번이라도 생각을 실천으로 옮겼다면 최악의 미래까지는 아니더라도 준최악(?)의 미래로 정정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되더라.


위에 인용한 것처럼, 지금 나를 가득 메우는 불안이 오히려 내가 점프업 할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하고 행동을 바꿔보려한다. 자빠지면 하루 또 잠으로 보내고 다음날 리프레시해서 다시 고쳐나가면 되지 않겠나 싶다. 정정하고, 바꾸다보면 바라던 최상은 아니더라도 만족스러운 인생으로 바꿔나갈 수 있지 않나 싶다. 정신차리고, 다시 산책 열심히 하고 열심히 일하자. 지금의 터널을 나는 건너가 끝을 찾을 거다.



5. <되는 사람>, 도널드 밀러, 윌북, 2023


의미를 경험하려면 자신이 행동의 주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목적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한마디로 말해 계획을 세우면 의미를 경험할 수 있다.

(...)

캐릭터가 원하는 게 없고 도전에 직면하지 않으며 어렵고 힘든 일은 피하고 성장하지 않으려 한다면 그 이야기는 재미없다. 삶도 마찬가지다. 아무것도 원하는 게 없고 도전하지 않으며 어렵고 힘든 일은 피하려든다면 인생에 재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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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마 노트


오늘은 자기계발 데이(?)로 삼고 <해빙 잇 올>과 함께 이 책도 쭉 읽고왔다.


이 책의 요지는 이것이다. 무기력에 빠져 피해자 행세하는 것을 그만두고(책에서도 진자 피해자들이 아니라, 스스로 피해자라 생각하는 이를 지칭한다고 거듭 설명한다), 일단 행동하면서 변화를 꿈꾸고 이루는 히어로가 되라는 것.


이야기의 플롯에서 주인공이 원하는 것이 불분명하면, 독자들이 읽기 어렵고 지루해지듯이 내가 '히어로'가 되기 위해서는 원하는 목표를 명확히 하고, 그 목표에 닿을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쩌스트 뚜잇하라는 게 작가의 메시지다.


그래,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다 계획이 있었구나, 다들 원하는 것을 세상에 요구하고, 그에 걸맞는 그릇이라는 걸 증명하고, 증명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살아왔구나 싶더라.


한 가지 다행인 점은 내가 세상을 원망하며 모두까기를 하며 제 자존감을 채우는 빌런 부류는 아니라는 점이었다. 그러나 내탓이오 내탓이오하면서 나를 제한하고, 나는 그런게 될 수 없어라고 선 그은 건 분명히 나였다. 요청하지 않은 건 잘못이다. 언젠간 기회가 오겠지 막연히 내 순번을 기다린 것도 내탓이다. 그 사이에 먼저 요청하고, 자기 주장을 한 이들이 얻어갈 것을 얻어간건 결코 새치기로 볼 수 없는 것이었다. 난 그저 그것에 억울해만 하고 있었고 말이다.


솔직히 말해 이 책에 나오는 추도문 작성, 1년/5년/10년 계획, 데일리 플래너를 그대로 따라할 생각은 없다. 1달/1년/5년 계획 + 내 최종 골을 확정하는 식으로 책의 내용을 활용할 생각이다. 감상이 똑같다. 목마른 놈이 우물파고, 간절히 원하는 놈이 원하는 걸 쟁취하는 거다. 주저 앉아있지 말고 되는 사람이 되자. 일단 오늘도, 어제처럼 산책을 때리러 가자. 지금 당장.



6<바람계곡의 나우시카 1~7>, 미야자키 하야오, 학산문화사, 2000


설령 어떤 계기로 태어났다 해도 생명은 다 같아요.

아마 히드라조차도...

생명은 아무리 작아도 그 밖에 우주를, 그 안에 우주를 갖고 있어요.

정신의 위대함은 고뇌의 깊이에 의해 결정되는 거예요.

점균의 변이체조차도 마음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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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마 노트

영화는 그야말로 제작비 때문에 타협할 수 없던 거였구나... 싶었던 큰 이야기.

도서관에서 빌려서 보느라 빨리 본 게 못내 아쉬워서 다음에 한 번 더 읽고 그 다음에 감상을 적어볼 생각이다.


인간은 아주 작은 욕심들 때문에 세계를 못 쓰게 만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그게 인간이고, 그걸 막는 것도 인간의 몫이다.


나우시카라는 성녀를 등장시켜서 단 한 명의 정신이 제대로 박힌(?) 인간이 모든 것을 희생하며 세카이를 구원한다는 건, 어딘가 일본스러운 면이 있다. 그렇지만 그 캐릭터가 매력적이고 직관적이고 일관적이기에 또 그런가보다 하는 모먼트도 있다.


메시지가 확실했던 책. 그러나 그 메시지를 덮을만큼 독자적인 오리지날이 있던 이야기였다.



본 영화

다 본 영화

1<데쓰 프루프>(2007)


✅ 이요마 노트

미친놈 위에 더한 미친인간들.

장르의 쾌감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싶은 The end가 올라올때 빵 터지는 카타르시스.




2<끝까지 간다>(2013)


✅ 이요마 노트

끝까지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소소하지만 복선 회수들과 명료한 스토리라인이 좋았다. 생각이 많을 때는 명쾌한 이야기가 좋은듯.




본 시리즈(-ing 포함)

다 본 시리즈

: 이번주는 없다.


보는 중인 시리즈

* -ing는 기록만 간단히


1. <코미 양은 커뮤증입니다>(2022)

한 세편 남겨놨는데 손이 잘 안가네. 얼른 마무리하자


2. <일상>(2011)

만화책으로 사서봤던 일본식 유우-모어가 진하게 묻은 애니. 소소하고 하찮고 귀여우면서도 어처구니없는 개그코드가 잘 맞는다. 왓챠에 올라와서 한 편씩 빼먹는중.



기타 기록

: 관심있으신 분은 아래 링크로 봐주세용

https://alook.so/users/RKtj1G


다음 주도 열심히 읽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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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인풋 기록은 아래 인스타에 하고 있다.

문장 밑줄 치고, 그때 든 감정/생각을 바로 기록하는 중이다.

https://www.instagram.com/hako_eyoma


온라인 중고서점 기린책방(읽은 책들을 파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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