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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마 May 15. 2023

주간 이요마 인풋노트_5월 2주차

23.05.08~23.05.14

1년 만에 퍼즐이 맞춰진 한 주

회사를 쉰 지 딱 1년이 되었다. 이것 저것 시작한 일도 많고 생각도 많았던 한 주. 여전히 위태롭고 불안하지만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주요한 이벤트들이 몇 가지 있었다.


1. 소설 연재 시작

https://brunch.co.kr/@hakgome/470

써야지 써야지 마음만 먹던 소설쓰기를 몇 개 플랫폼에서 연재를 시작했다. 완성된걸 멋지게 짠하고 보여줘 공모전의 간택을 받아야지 하는 마음을 고쳐먹고, 매일 쓰면서 독자들에게 피드백을 받으며 성장하고 싶은 마음에서 한 선택이었다. 

한 번 방문하셔서 읽어보시고, 피드백도 남겨주시면 좋을 것 같다. 앞으로도 꾸준히 목표까지 써 나갈 것이다.


2. 목표의 설정

: 그간은 막연히 언젠가 소설 쓸거야~ 하고 살았는데, 목표를 조금 구체적으로 설정해봤다.

- 원고료로만 100만원 벌기

- 소설의 정식 연재 따내기 혹은 단행본 계약 따내기

(+추가) 7월에는 4박 5일로 일본 여행 가기 - 그 안에 수익 창출 시스템을 구축해서 싹 다녀올 것이다.)


얼룩소, 크몽, 밀리의 서재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어떠한 방식이든지 글쓰기로 먹고 사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목표를 찍었다. 그 과정에서 다시 부단히 노력을 해야겠지. 그러니 얼룩소도 좀 봐주세요.

https://alook.so/posts/DjtlrW4


3. 나를 들여다보기 - 마지막 회사에 관해서

: 마지막 회사는 내가 좋아했던 회사였다. 그곳의 동료들을 존경했고, 그저 그곳에 함께 있다는 것으로 좋았던 것 같다. 퇴사를 하고 딱 1년이 지났고 본가에 내려갔다가 이모와 커피를 마시며 얘기를 하다가, 비로소 내가 무엇이 나를 힘들게 했는지, 내가 잘못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정리가 되었다.

나는 내 자리에서 내 일만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 누구든 알아봐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건 그저 나만의 착각이었고, 내 이상적인 그림이었을 뿐이었다. 문제는 커뮤니케이션이었다. 동료들과 관계를 맺고, 이야기를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는데 소극적이었다. 솔직히 남 이야기에 별 관심이 없었고, 나도 마땅히 내어줄 정보랄 게 없었다는 이유로 관계형성에 노력하지 않았다. 어딘가 배제된 것 같은 기분, 남들 다 아는 정보를 일주일-이주일 후에나 듣게 되는 경험들, 주변에 가장 친한 사람이 경비소장님이었던 것까지 비로소 퍼즐이 맞춰진 느낌이다. 관둔지 1년이 지난 후까지도 내가 배제되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게 뒤늦게 슬펐다. 

그래도 그들을 원망하진 않는다. 나를 자신들의 내집단으로 인정하지 않았을뿐이지, 내게 해를 끼치거나 압박을 주거나 하진 않았으니까. 그냥 인연이 거기까지였구나. 더 얘기할 것도, 관계를 형성할 것도 아니었구나. 그들은 딱 거기까지였구나. 하고 정리가 되었다. 그저 내가 그들보다, 그 회사보다 큰 사람이 되어서 그들까지도 품을 수 있는 그릇을 가진 사람이 되면 된다. 그렇게 되려고 부단히 노력할 테고.

이것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글을 쓰며 더 깊게 정리해볼 생각이다.


월요일부터 민방위 훈련을 받고와서 센치한(?) 오늘이다. 오늘은 오늘의 몫의 최선을 다해서 이번 일주일도 나를 위한 시간으로 만들어가자. 이번주도 다들 화이팅이다.



* 이번주 이건 꼭 봐야지 List

- (책) 어나더 / 아야츠지 유키토

- (책) 곰탕 1, 2 / 김영탁

-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코엔 형제


* 다음주 이건 꼭 봐야지 List

- (책) 악령 상 / 도스토예프스키

- (책) 요시노 구즈 / 다니자키 준이치로

- (영화) 경계선 / 알리 아바시


모든 리뷰에는 스포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포주의


읽은 책


1.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하야마 아마리, 위즈덤하우스, 2012


'저 사람들... 참 좋겠다.'

(...)

텔레비전 화면이 바뀌고 한참이 지나도록 나는 그렇게 멍하니 앉아 있었다. 하지만 식칼을 들고 있을 때와는 전혀 다른 기분이 생겨나고 있었다. 너무도 낯선 느낌, 너무도 생뚱맞은 느낌... 그것은 난생처음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간절한 느낌, 가슴 떨리는 설렘이었다. 갑자기 내 속에서 너무도 낯선 욕망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________

✅이요마 노트(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원치 않는 분은 패스!)


▼ 이 책을 포함해서 얼룩소에 올린 리뷰도 한 번 봐주세요

https://alook.so/posts/eVtrGYp


스물아홉 생일. 내 인생 어쩌다 이지경이 되었지 하는 생각으로 자살을 하려던 저자는 우연히 TV에 나오는 라스베이거스 여행 영상을 보게 된다. 자신의 삶으로는 영원히 닿을 수 없을 것 같은 호사스러운 모습을 보며, 처음으로 부러움을 느낀다. 아. 부럽다. 저렇게 살고 싶다.


단 한 번이라도 라스베이거스에 가서 호화롭게 생활하고 싶다는 마음하나로, 그는 돈을 모아 그곳에서 탕진하고 서른번째 생일에 그곳의 호텔에서 죽을 결심을 한다. 단기간에 돈을 벌어야했기에 긴자의 호스티스부터 시작해 누드모델, 파견직원까지 쓰리잡을 뛰어가며 태어나서 처음 정한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책을 읽다가 문득 그런생각이 들었다. 죽고자 하는 용기가 없는 나는, 무얼 바라는가. 나에게 무얼 기대하는가. 어느순간부터 나에 대해 기대하는 일이 없어졌다. 무얼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나도 없었다. 나는 여기 그대로 그냥 그렇게 살아갈 것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나를 메웠던 것 같다.


목표점을 찍어놓고 행동을 하며 나아가다보면 닿으리라 라는 아주 사소한 진실을 어차피 안돼 하는 스스로 만든 벽에 갇혀 나를 망치고 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잘 모르겠다. 일단 스타트해보자.





2. <해저도시 타코야키>, 김청귤, 래빗홀, 2023


빙하는 남아 있지 않고 살 만한 땅도 줄어들고 있었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끈질기고 치졸하며 이기적인 방식으로 대책을 찾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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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마 노트(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원치 않는 분은 패스!)

해수면이 상승해 바다 속에 살게 된 인간의 삶은 어떨까. 김청귤 작가가 그리는 해저도시 3부작을 포함한 해양서사는 읽기에도 재미있고, 생각할 여지도 부분부분 있었다. 가장 좋았던 단편은 <바다와 함께 춤을>. 결말이 처음에는 충격이었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납득이 가는 그런 이야기였다.


해저도시 이야기들에는 돔과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진 신인류(수인)가 등장한다. 애석하게도 돔 안의 (아마도 육상에 살던 순수혈통) 인간들은 기득권으로, 신인류는 배척되거나 특수한 임무를 부여하기 위해 제작된 일회용 인간들에 가깝다. 배달부도 청소부도 사실 인간보다 바다에 살기에 용이하지만 시스템 안에서 착취되다가 모종의 사건으로 돔 안과 밖의 경계가 무너지며 재평가된다.


지금의 인간에게는 희망을 얻기 어려운 걸까. 인류애는 기후위기 아래 만들어질 수 없는걸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었던 것 같다. 없던 세계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았을 게다. 새로운 세상을 보는 재미가 있던 책.




3. <휴가 중인 시체>, 김중혁, 아시아, 2019


"잘 알겠지만, 환생 같은 건 없을 겁니다. 그래도 나쁘지 않잖아요? 완전한 무로 돌아가요. 긴 잠을 잔다고 생각해요. 꿈을 꾸도록 해봐요. 영원히 살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도 피곤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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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마 노트(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원치 않는 분은 패스!)

읽고 보는 페이스가 많이 떨어진 것 같아서 턴어라운드 하려고 잡은 단편. 김중혁 작가의 글은 오랜만에 읽는 것 같다.


처음에는 나는 자연인이다 느낌의 기인을 따라다니는 게, 뭔가 사연이 있으려나 했더니 트라우마가 될만한 과오가 있더랬다. '나는 죽는다'라는 플랜카드를 버스에 걸고 숙식하며 사는 떠돌이 주원에게 사는 건 무슨 의미며, 죽는 건 무슨 의미일까 생각하면서 읽었던 책.



4. <어나더>, 아야츠지 유키토, 한즈미디어, 2011


파란 펜으로 책상 오른쪽 귀퉁이에 조그맣게 적혀 있었다. 필적은 물론 확신할 수 없지만 그것을 본 순간 나는 직감했다. 이것은 메이가 남긴 나서라는 것을.


망자는 누구?


바로 이런 문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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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마 노트(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원치 않는 분은 패스!)

잔인하면서도 추리하면서 풀어가는 일본소설이 읽고 싶어서 도서관에서 잡은 책. 결론부터 말하면 재미는 둘째치고 빌드업이 너무 길어서 지쳤던 책이다. <둠즈데이북>은 뭐 시대를 오가면서 서사의 빈틈을 메우느라 지루해도 그런가보다 하면서 읽었는데,


<어나더>는 독자에게 의심의 싹을 심기 위해서 말을 빙글빙글빙글빙글 돌리는 느낌이여서 나중에는 디테일 패스하고 그래서 뭔데? 뭔데 도대체? 아니 그만 설명하라고! 하는 느낌으로다가... 빨리 빨리 넘겨버렸다.


과한 빌드업은 독자를 화나게 한다는 것을 알게 한 책(?) 으로 리뷰를 마치긴 좀 그렇고,


불가해한 현상, 망자가 개입한 초현실적인 비극 앞에서 인간들이 어떻게 행동하는가. 외부인이였다가 내부인이 되어버린 주인공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하는 특이한 방식의 공포물이었다. 좀 찾아보니 애니메이션은 유명한 고어물이라던데, 책을 끝까지 읽어본 바로는 <쓰르라미 울적에> 같은 서로를 의심하고, 잔인한 서사일 것 같은 느낌.



본 영화

다 본 영화

1<몬티 파이튼의 성배>(1975)


✅ 이요마 노트

다른 거 없이 말 타는 장면만으로도 5점이다.

유치하고 황당하고 개연이 없고 말꼬리잡고 개소리하고 시종일관 웃겼다.

베스트 장면은 결말부에 다리를 건널 때의 세 가지 질문 장면.

제비 복선을 그렇게 풀 줄은 상상도 못했다.

올해 본 영화 중에 Top 3안에 꼽을듯.



본 시리즈(-ing 포함)

다 본 시리즈

1. <코미 양은 커뮤증입니다>(2021)


✅ 이요마 노트

<봇치 더 락>을 보고나서 무엇이 불편했고, 무엇이 재밌었는지 명확해진 케이스. 

나는 친구들이 트로피처럼 전시하는 코미 양이 아닌, 스스로 한 발 씩 나아가는 코미 양을 보고싶다.


보는 중인 시리즈

* -ing는 기록만 간단히


1. <일상>(2011)

만화책으로 사서봤던 일본식 유우-모어가 진하게 묻은 애니. 소소하고 하찮고 귀여우면서도 어처구니없는 개그코드가 잘 맞는다. 왓챠에 올라와서 한 편씩 빼먹는중.


2. <괴인 개발부의 쿠로이츠 씨>(2022)

: 짠한 악당들의 사정을 담은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두어편까지는 괜찮았다. 더 볼지는 모르겠다.



기타 기록

: 관심있으신 분은 아래 링크로 봐주세용


소설 쓰기 본-격 시작

https://brunch.co.kr/magazine/theater-eyoma


얼룩소에는 지속적으로 글을 쓰곤 한다.

https://alook.so/users/RKtj1G


다음 주도 열심히 읽고 보자!


구독, 하트, 댓글 언제든 환영


실시간 인풋 기록은 아래 인스타에 하고 있다.

문장 밑줄 치고, 그때 든 감정/생각을 바로 기록하는 중이다.

https://www.instagram.com/hako_eyoma


온라인 중고서점 기린책방(읽은 책들을 파는 경우가 많습니다)

- 5/15 업데이트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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