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요마 Jun 18. 2023

주간 이요마 인풋노트_6월 3주차

23.06.12~23.06.18

정신없이 지나갔던 한 주

열심히 살긴한 거 같다. 새 단편 '모두가 오타니처럼 살 순 없잖아.'를 쓰기 시작했고, 책을 많이 읽은 한 주였다. 여러모로 생각은 많았고, 이렇다할 이벤트는 없었다. 다음주는 변수를 만드는 한 주가 되었으면 좋겠다. 


https://millie.page.link/z2wQx


* 이번주 이건 꼭 봐야지 List

- (책) 아키라 4-6 / 오토모 가츠히로

-> 완독

- (영화) 분노 / 이상일

-> 소르피자님 추천으로 봐야지 맘먹음

-> 2주째 맘만 먹고있음


* 다음주 이건 꼭 봐야지 List

- (웹소설) 어두운 바다의 등불이 되어(~100화) / 연산호

- (웹소설) 괴담 동아리(~50화) / 오직재미

- (영화) 분노 / 이상일

-> 소르피자님 추천으로 봐야지 맘먹음


모든 리뷰에는 스포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포주의


읽은 책

1. <도둑맞은 집중력>, 요한 하리, 어크로스, 2023


새로운 생각과 혁신은 뇌가 보고 듣고 배운 것에서 새로운 연결을 만들 때 나온다. 방해받지 않는 자유로운 시간이 주어지면 우리의 정신은 자동으로 그때까지 흡수한 모든 정보를 돌아볼 것이고, 그 정보들 사이에서 새로운 관련성을 끌어낼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사람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일어나지만 바로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새로운 생각이 튀어나오고, 관련이 없다고 믿었던 생각들이 갑자기 관계를 맺게" 된다. 이렇게 새 아이디어가 탄생한다.


________

✅이요마 노트(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원치 않는 분은 패스!)


▼ 이 책을 포함해서 얼룩소에 올린 리뷰도 한 번 봐주세요

https://alook.so/posts/vKtRrmy

어느 순간부터 집중력이 많이 떨어졌다는 걸 체감한다.

영화관에서 2시간짜리 영화를 보기 힘들어진다거나, 비행기를 타고 짧은 해외를 나갈 때 예전에는 비행기모드 해두고 책을 읽었는데, 요새는 자꾸 휴대폰이 아른거려 집중을 못한다거나 하는.


이 책을 읽게 된 보다 결정적인 계기는 핸드폰의 스크린타임 때문이었다.

하루 평균 6시간 30분 사용, 하루 평균 휴대폰을 깨우는 횟수 120회.

산술적으로 나는 8분에 한번, 깨어있는 시간의 40%를 휴대폰을 보고 있던 것이다.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하는 직업도 아니고, 꼭 봐야할 콘텐츠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주식 어플 한 번 보고, 인터넷 뉴스 한 번 보고, 인스타 한 번 보고 하면서 하루를 허비하고 있었다.


이 책도 명확한 해답을 주진 않는다. 그렇지만, 한 가지 긍정은 심어주더라.

바로 잔혹한 낙관주의에서 벗어나라는 것.

그러니까 사회나 시스템의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라,

모든 잘못을 개인에게 돌려서 그것을 개선하는 방향은 옳지 않다는 작가의 주장이 인상적이었다.


아마 나와 같은 독자들은 '도두맞은 집중력'을 회복하기 위해서 '내가' 무엇을 하지? 라고 생각하면서 또 자아비판-해결 사이클을 가동시켰을 것이다. 그것이 임시방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러나 스스로를 비난하며 개선하는 구조는 낙관이 사라지는 순간 잔혹하게 나를 괴롭히고 루저로 만든다는 걸 이미 충분히 경험해왔다.


집중력에 대해 개인 차원에서 개선할 수 있는 방법 중에는 미하이 교수와 몰입과 얼 교수의 연결 개념이 인상적이었다. 칙센트미하이의 몰입 개념은 <몰입의 즐거움>을 통해 얼추 알고 있었는데, 여기에 '전환'이라는 개념을 더하니 설명이 구체화 되더라.


우리는 멀티태스킹을 할 때 효율을 느끼는 듯 하지만, 실상 각각의 다른 일을 할 때 매번 최적화 작업을 다시 한다는 점에서 몰입을 방해한다고 한다. 이를테면 인스타 리뷰를 쓰다가 카톡 알림이 와서 휴대폰을 보는 순간, 쓰기의 몰입은 깨지고 컴퓨터를 재부팅하듯 휴대폰을 보는 행위로 리셋이 된다. 다시 쓰기로 돌아오면 또 재부팅을 하듯 리셋되고, '뇌는 뒤로 돌아가 일이 어디서 끝났는지를 파악하고 짚어내야 하기에' 깊은 생각에는 닿지 못하는 것. 자연히 몰입의 무아지경은 불가능해진다.


이렇게 한 번에 하나만 집중하면서 깊게 그것만 생각하는 몰입의 경지에 도달하면, 얼 교수가 말한 뇌가 보고 배운 것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관련성을 발견하고, 그것이 창의성의 발로가 된다. 스티브 잡스의 명연설로 유명한 '커넥팅 닷'이 이 개념이다.


우리는 멀티태스킹, 집중하지 못함으로서 창의성을 손해보고 있는 말이기도했다.

몰입의 순간을 짧게라도 경험하면서 그 시간을 늘려가는게 관건인 것 같다.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던 책. 결론은 조금 아쉬웠던 책.




2.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이나다 도요시, 현대지성, 2022


이슈가 된 작품을 따라 만든 것 같은 영상은 정보 수집 모드로 봅니다. '왜 유행이지?' 하면서요. 작품으로 보기보다는 '여기서 어떤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하고 접근한다는 편이 더 가깝겠네요.


대학생 중에도 유메메 씨처럼 '감상'할 작품과 '정보를 수집할' 작품을 구분하는 사람이 몇몇 있었다.


________

✅이요마 노트(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원치 않는 분은 패스!)


<도둑맞은 집중력>과 엮어서 글을 쓰려고 빨리 감기(?)로 읽은 책이었는데, 생각보다 좋았다. 왜 넷플릭스나 영화를 배속으로 보는지, 건너 뛰기를 하는지에 대한 사회 기저의 심리를 분석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감상할 줄도 모르고 말이야. 이해가 안돼 쯧쯧 하는 식의 시대착오적인 꼰대의 훈계가 아니라, 왜 젊은 세대가 빨리 감기를 선호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한 저자의 접근 태도가 좋아서 읽는 내내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공동의 관심사(유행)의 정보를 얻기 위해서이자, 본인의 개성(취향)을 만들기 위해서라는 상반되는 두 이유로 빨리 감기를 선택하는 마음이 이해가 되더라. 경기침체의 시대에는 낙관보다는 비관과 보수적인 선택이 세대의 마음에 정착한다.


실패하면서 얻으면서 나아가자는 것보다는,

실패하지 않고 가성비있게 뽑아가 뒤쳐지지 않겠다는 마음이 '정보 수집'으로 나타나는 것 같았다. 우리 세대는 큐레이션에 익숙하고, 질 높은 영상콘텐츠를 OTT를 통해 거의 무한으로 제공받고 있기에 실패를 할 필요 자체가 없다. 그에 따라 안목을 망해도 보고, 돈도 날려가며 차곡차곡 쌓은 기성세대들 보다는 리스크는 적게, 빠르게 많은 정보를 습득하는 방식으로 만들어갔다.


콘텐츠를 보고싶어서가 아니라 알기위해서 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면서 효율성은 담보했지만, 추구하는 또 하나의 방향 '개성'을 만드는 것은 일종의 최적화가 된 것 같다. 서로가 취향을 존중해주고, 남의 취향이 좋고 나쁨에 관심이 없기에 좋은 것을 빠르게 흡수해서 내것으로 전시할 수 있게 만드는 것. 이게 요즘 세대의 덕목아닐까.


(여기서 그렇게 만들어진 안목은 누군가의 안목이지 내 것이 아니라는 반박이 목끝까지 올라올 수도 있다. 나는 이 말은 엘리트주의적인 말이라고 생각한다. 일종의 단계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추천작으로 실패하지 않는 작품의 수는 한정되어 있기에 빨아들이는 임계점을 넘어선 다음부터는 거를 건 거르고, 고를 건 고르는 영역으로 한 발 내딛는거다.)


요는 실패하고 싶지 않은 마음, 무리에서 배제되지 않고 싶은 마음 같은 '불안'에 있는 것 같다. 미래에 대한 낙관이 없기에 최선을 다해 빽빽하고 효율적으로 빨리 감아가며 오늘을 살지만, 다시 '안전공간'을 찾기 위해서 다 본 콘텐츠 다시 보기라는 선택을 하는 것은 역설이 아니라 같은 플로우 안에 있다.


내내 읽으면서 '요즘 세대에게 필요한 콘텐츠'는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했다.

먼치킨 사이다 전개(카타르시스), 열린 결말 없는 명징한 끝(명확함), 그럼에도 오픈월드처럼 커다란 세계관(머물고 싶은 안전 공간), 그도 아니면 공감의 서사(나의 의미를 확인) 어느 쪽이든 '보고 싶은 영역'에 속하는 다회차로 '감상할만 거리'가 필요한 것 같다.




3. <AKIRA 1~6>, 오토모 가쓰히로, 세미콜론, 2013


✅이요마 노트(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원치 않는 분은 패스!)

사람들이 왜 아키라 아키라 하는지 뒤늦게 알게되었다.

(다들 애니메이션말고 만화책 보라는 이유도 대충은 알거 같다)


2030년대 네오도쿄의 사이퍼펑크 서사는 1980년대의 상상이라고 하기엔 지금도 세련되다. 거대한 힘, 힘을 억제하지 못하는 인간들의 반복되는 잘못, 그런 추상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시원시원하고 속도감 있게 나아가는 연출, 인물들의 생동감까지 하나하나 다 좋았다.


인물들 중에선 빌런 역할을 맡은, 데쓰오가 눈에 들어왔다. 열등감과 열패감, 어느 리뷰어는 가네다를 전쟁 전의 이성적이고 당당한 일본 / 데쓰오를 패전 후 감정적이고 열등감에 쩔어있는 일본으로 묘사했다고 하는데, 은유는 둘째치더라도 참 안되었다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본 캐릭터였다.


가네다는 같은 보육원 출신이지만 초 알파메일로 인기도 사랑도 리더십도 다 가진 인물이지만, 보잘 것 없기에 힘도 없고 덩치도 작은 데쓰오는 비교 속에서 괴로워한다. 그가 그렇게 아키라를 대각으로 옹립해 대도쿄제국의 권좌에 오르려 한 것도, 끝까지 가오리의 사랑을 갈구한 것도 끝도 없는 결핍에서 나온 것일 테다. 입체적인 인물은 이런 것이구나 배워가는 모먼트.


단순히 달을 뿌시고(?), 인공위성 레이저가 네오도쿄를 때려부신다고 해서 청소년 주인공들이 가진 에너지를 느끼게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어느 정도는 독자가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어느 정도는 예상의 궤도 밖으로 벗어나는 임팩트를 주며, 또 어느 정도는 희망을 기대하게 만드는 여지가 있기에 빨려들어가듯이 강한 힘에 떠밀려 결말까지 나아가는 것이다. 목적지(결말의 임팩트)를 확실하게 두고 그곳을 향해 바이크를 타고 함께 달려가는 느낌을 받은 이야기. 극장판도 봐야지.





4.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이창현 글 유희 그림, 사계절, 2018


✅이요마 노트(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원치 않는 분은 패스!)

책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스스로 독서 취향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좋아할만한 이야기. 그렇지만 그런 부심이 싫은 사람들에게는 그저 코미디 만화로 보일 이야기.


어른이 되어서부터 책을 읽기 시작해서일까 나는 이렇다할 독서 취향이랄 게 없다. 이 작가 너무 좋아, 미쳤어. 책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각이야. 종이책의 물성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각이야. 같은 말을 선호하지는 않는다. 그게 한동안은 컴플렉스였고, 극복해야만 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했더랬다.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에요? 라는 말에 생전 들어본 적 없는 작가 이름을 딱 던져놓으면 얼마나 멋있는가. 그래서 나도 한 때는 그런 작가들을 발굴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았고, '로베르트 발저'를 발견했다. 그의 글도 툭툭 던지는 문체도 일상어 사이에 숨어 급습하듯 툭 튀어나오는 통찰모먼트를 주는 문장들도 다 좋았기에 공공연하게 누구 제일 좋아하냐면 발저를 말하곤 했다. 그게 베스트셀러 이름 대는 것보다는 멋있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발저를 말하긴 하지만, 전처럼 부심에 차서 '너 발저 알아? 모르지? 모른다고 해줘.'하는 마음으로 말하진 않는다. 베스트셀러에는 베스트셀러인 이유가 있고, 사람들이 돈을 주고 사는데에는 그만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 요새는 가리지 않고 보고, 그것들에서 좋았던 점과 배울 점을 찾는 편이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취향'을 가진 '고급 독서(?)'에 대한 부러움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걸 이 책을 보면서 생각을 했다.


아마 평생 읽지 않을 것 같은 인문학, 역사, 사회학, 철학, 고전을 줄줄 말하며 '그건 누구나 읽는 것 아닌가.'하는 스탠스로 말하는 인물들의 허영과 허세가 좋았다. '사자'의 남편의 말마따나 그저 평범한 '사회부적응자'들이기에 친구보다는 책이 가까운(?) 캐릭터들이 좋아하는 '이상한 모먼트'들이 재미도 있고 부럽기도 했다. 자신만의 감동포인트가 있는 사람은 행복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감각을 공유할 친구가 있는 것은 행운이다.


예스에서 2권 연재가 시작된다는 소식을 듣고, 언젠간 읽어야지 미뤄두었던 걸 꺼내 급히 읽었던 책. 다음 권도 기대가 된다.



본 영화

다 본 영화

: 이번 주는 없다.




본 시리즈(-ing 포함)

다 본 시리즈

: 이번주는 없다.


보는 중인 시리즈

* -ing는 기록만 간단히


1. <일상>(2011)

만화책으로 사서봤던 일본식 유우-모어가 진하게 묻은 애니. 소소하고 하찮고 귀여우면서도 어처구니없는 개그코드가 잘 맞는다. 왓챠에 올라와서 한 편씩 빼먹는중.


2. <괴인 개발부의 쿠로이츠 씨>(2022)

: 짠한 악당들의 사정을 담은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두어편까지는 괜찮았다. 더 볼지는 모르겠다.


3. <최애의 아이>(2023)

: 다... 다음화를 내놔! 빨리!


4. <나와 로보코>(2022)

: 왓챠에 더빙버전이 올라와서 보는데, 템포도 개그 코드도 맘에 든다. 비실이와 퉁퉁이 같은 나평범의 친구들이 너무 선해서 좋아!



본 콘텐츠(*신설)


1. [스포츠]DRX vs. KT | 매치16 하이라이트 | 06.16 | 2023 LCK 서머 스플릿

1경기 후의 라스칼 선수의 표정은 정말....

LCK서머가 열리는 요즘, DRX의 부진이 서머에도 이어지고 있다. 통나무를 든다고 말할 정도로 혼자 묵묵하게 1인분을 하던 라스칼도 무너진 경기. 감독의 피드백을 받는 장면일지언데 아무말 하지 않아도 감정이 전달되던 장면. 라스칼 선수가 행복 롤 하기를 바라면서... 고르긴했는데 이번주에는 이 표정만큼 기억에 남는 게 없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ZMBM24Gc-w




기타 기록

: 관심있으신 분은 아래 링크로 봐주세용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이야기들 화개(華蓋)

https://millie.page.link/z2wQx



얼룩소에는 지속적으로 글을 쓰곤 한다.

https://alook.so/users/RKtj1G


다음 주도 열심히 읽고 보자!


구독, 하트, 댓글 언제든 환영


실시간 인풋 기록은 아래 인스타에 하고 있다.

문장 밑줄 치고, 그때 든 감정/생각을 바로 기록하는 중이다.

https://www.instagram.com/hako_eyoma


온라인 중고서점 기린책방(읽은 책들을 파는 경우가 많습니다)

- 5/15 업데이트를 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주간 이요마 인풋노트_6월 2주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