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요마 Jul 17. 2023

주간 이요마 인풋노트_7월 3주차

23.07.10~23.07.16

쓰면 쓸수록 강해진다.

같은 분량이지만 한 달 - 열흘 - 나흘로 작업 시간을 줄였다. 같은 내용을 다른 버전으로 여러 번 쓰면서 점차 빨라진 것도 있겠지만 하루 온종일 그 생각만 하면서 살면 못할 건 없겠구나 싶더라.

열심히 살자. 


* 이번주 이건 꼭 봐야지 List

- (웹소설) 괴담 동아리(~160화) / 오직재미

- (웹소설) 노 휴먼스 랜드 / 김정

- (영화) 아사코


* 다음주 이건 꼭 봐야지 List

- (소설) 검은 꽃 / 김영하

- (소설)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 김영하

- (영화)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


모든 리뷰에는 스포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포주의


읽은 책

1.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김영하, 문학동네, 2010


단 한 번도 나를 들여다 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어디론가 계속 도망치고 있는 기분으로 나는 평생을 살아왔던 느낌이었어. 여기가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나는 이러저러한 것들로부터 계속 도망치고 있었던 거지.

________

✅이요마 노트(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원치 않는 분은 패스!)


대학생 때 이후로 거의 10년만에 김영하를 다시 잡았다.

아무래도 첫 책은 <호출>이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중 하나여야 한다는 생각에 이 책을 잡았다.


글만 보아도 에너지가 느껴지는 책이었다.

확신과 불확실과 두려움과 불안 그리고 기대가 동시에 밀려 들어오는 것 같았다.

그것들이 동시에 나란히 서있을 수 있는 묘한 느낌.

이게 내가 충격받았던 김영하였구나 싶은 독서경험이었다.


작품들을 다시 읽어갈 생각.



2. <여행의 이유>, 김영하, 문학동네, 2019


여행은 그런 우리를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로부터 끌어내 현재로 데려다놓는다. 여행이 끝나면, 우리는 그 경험들 중에서 의미 있는 것들을 생각으로 바꿔 저장한다. 영감을 좇아 여행을 떠난 적은 없지만, 길 위의 날들이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또다시 어딘가로 떠나리고, 다시 현재를, 오직 현재를 살아가라고 등을 떠밀고 있다.


________

✅이요마 노트


지난 1년간 거의 칩거에 가까운 생활을 했다. 의도한 건 아니었고 그저 에너지가 없었다에 가까웠던 것 같다. 구태여 가야할까. 굳이 이 성수기에? 같은 이유로.

가지 않아야할 이유는 너무나 많았다.


동해에 가게된 건 순전히 알고리즘 때문이었다.

구글 광고에 동해 특가 여행이라는 키워드가 떴고, 별 생각없이 한 번 가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가진 돈은 점점 떨어져가고, 무엇 하나 한 것도 없이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압박이 오던 겨울의 어느날이었다.


글쓰기 캠프라는 이름을 붙이고 이렇다할 계획도, 목표도 없이 일단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출발했다.

챙겨간 책을 읽으면서 나는 무엇이 되려나. 나는 무엇을 쓸 수 있으려나. 생각하면서 그냥 갔다.

첫날에는 동해 롯데시네마에서 슬램덩크를 봤고, 둘째날엔 언젠가 전 회사 동료분들이 좋다고 했던 묵호가 떠올라 택시를 타고 그리로 갔다. 그리고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앉아서 소설을 썼다.

글쓰기 캠프라는 말마따나 앉아서 내리 쓰다가 읽다가 하고 돌아왔다. 셋째날도 묵호로 건너가 카페에서 하루종일 글쓰기.

마지막날에는 오래된 중국집에 가서 짬뽕 한 그릇 때리고 돌아왔다.


효율적인 동선도 아니었고, 관광도 없는 조용한 여행이었지만 돌아오던 날 나는 조금은 달라져있던 것 같다. 김영하 작가의 문장처럼 '경험들 중에서 의미 있는 것들을 생각으로 바꿔 저장'한 셈이다.


목적없음이 의미가 될 때, 그 의미가 좋은 느낌을 주고 다시 나에게 저장될 때 여행은 비로소 내가 되는 것 같다. 그런 이유들이 집 밖으로, 내가 이방인이 될 수 있는 낯선 곳으로 여행을 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던 에세이.





3. <오직 두 사람>, 김영하, 문학동네, 2017


"이제 우리도 알게 되었습니다. 완벽한 회복이 불가능한 일이 인생에는 엄존한다는 것, 그런 일을 겪은 이들에게는 남은 옵션이 없다는 것, 오직 '그 이후'를 견뎌내는 일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깊은 상실감 속에서도 애써 밝은 표정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세상에 많을 것이다. 팩트 따윈 모르겠다. 그냥 그들을 느낀다. 그들이 내 안에 있고 나도 그들 안에 있다.


- 작가의 말 中-


________

✅이요마 노트


그래. 이게 단편의 묘였지. 이게 김영하가 주는 어긋남이었지. 생각하게 만든 책.

사실 사놓고 몇 년을 읽지 않았다. 봐야지 봐야지 마음먹으면서도 손이 잘 가지 않았다는 게 더 맞겠다. 근데 그런 주저함이 무색하게 참 재밌었다.


김영하의 인물들은 딜레마에 빠진다.

본인 과실로 혹은 갑자기 휘말리거나 이유는 중요하지 않다.

어느 순간 어긋나버린 일상 속에서 그들은 전과는 완전히 달라져버린 인생 궤적을 견디어낸다.


'그 이후'를 다른 옵션도 없이 그저 견디어낸다.

작가의 말을 읽다보면 세월호 사건이 그에게 어느 정도는 영향을 준 모양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이후'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초창기 작들의 재기와 패기의 에너지와는 결이 다른,

어긋남 앞에 선 인물들의 선택이 묘하게 다가왔던 이야기들.


가장 기억에 남는 단편은 <아이를 찾습니다>와 <인생의 원점>이었다.



본 웹소설

: 웹소설을 본격적으로 봐야지 마음먹고 읽기 시작. 연재중인 작품들이기에 완독 기준으로 체크는 어려울 듯.


1. <괴담 동아리>, 오직재미 ~112화까지 읽음

: 좀 더 킾 고잉.



본 영화

다 본 영화

1. <아사코>(2019)


강물이 불었어

더러운 강이군

그래도 아름다워


(응시)



본 시리즈(-ing 포함)

다 본 시리즈

: 이번 주는 없다.



보는 중인 시리즈

* -ing는 기록만 간단히


1. <일상>(2011)

만화책으로 사서봤던 일본식 유우-모어가 진하게 묻은 애니. 소소하고 하찮고 귀여우면서도 어처구니없는 개그코드가 잘 맞는다. 왓챠에 올라와서 한 편씩 빼먹는중.


2. <괴인 개발부의 쿠로이츠 씨>(2022)

: 짠한 악당들의 사정을 담은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두어편까지는 괜찮았다. 더 볼지는 모르겠다.


3. <나와 로보코>(2022)

: 왓챠에 더빙버전이 올라와서 보는데, 템포도 개그 코드도 맘에 든다. 비실이와 퉁퉁이 같은 나평범의 친구들이 너무 선해서 좋아!


4. <블랙미러 시즌 6>(2023)

: 1편까지 봄. 재밌음.



본 콘텐츠

1. [유튜브] � 랑종ㅣ태국귀신으로 풀어본 가장 소름끼치는 해석

https://www.youtube.com/watch?v=e_uZicX8DDk

: 때아닌 랑종인가 싶은데... 지난 주 재밌게 보았던 <돌비공포라디오>를 보다보니 알고리즘이 공포이야기-공포영화로 뒤덮히는 바람에... 돌고돌아 요런시점 무비의 랑종해석까지 왔다.

토속귀신과 엮어서 해석하니 전혀 이해가 안되었던 부분도 정리가 되고 참 유익했던 영상.

달리 생각하면 전설이나 민담 속 요소를 잘 활용해서 현실에 풀어놓으면 신선하게 이야기가 풀릴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기타 기록

: 관심있으신 분은 아래 링크로 봐주세용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이야기들 화개(華蓋)

https://millie.page.link/z2wQx



얼룩소에는 지속적으로 글을 쓰곤 한다.

https://alook.so/users/RKtj1G


다음 주도 열심히 읽고 보자!


구독, 하트, 댓글 언제든 환영


실시간 인풋 기록은 아래 인스타에 하고 있다.

문장 밑줄 치고, 그때 든 감정/생각을 바로 기록하는 중이다.

https://www.instagram.com/hako_eyoma


온라인 중고서점 기린책방(읽은 책들을 파는 경우가 많습니다)

- 5/15 업데이트를 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주간 이요마 인풋노트_6월 4주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