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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마 Oct 01. 2023

주간 이요마 인풋노트_10월 1주차

2023.09.25~10.01

궤도로 돌아가자

이탈이 길어질수록 힘들다. 힘내자. 힘내서 궤도로 돌아가자.


* 이번주 이건 꼭 봐야지 List

- 종의 기원 / 다윈

- 우리 슬픔의 거울 / 피에르 르메트르


* 다음주 이건 꼭 봐야지 List

- 종의 기원 / 다윈


모든 리뷰에는 스포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포주의


읽은 책

1.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 송길영, 교보문고, 2023


성장과 좌절이 진실하게 누적된 나의 기록은 유일무이한 나만의 서사입니다. 나무의 나이테가 그러하듯 서사는 결코 급조될 수 없습니다. 오직 시간과 진정성으로 만들어집니다.


✅이요마 노트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의 신간. 핵가족을 넘어 핵개인의 시대로 나아가는 시대의 흐름을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맥락에 따라 보여주고, 이러한 새 시대에 필요한 태도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그는 급격히 진행되는 환경변화를 자신만의 기회이자 스스로의 축복으로 변화시키는 방법의 기본을 시대의 흐름을 읽고 끊임없이 자신을 현행화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스스로 도태되지 말고 공부하고,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고 시도해보면서 맞춰가라는 의미에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나부터도 점점 새로운 것보다는 익숙한 것에 손이가고, 거봐 내가 하던게 맞았지? 하고 말하고 싶으니까. 트렌드를 따라가진 못해도, 현재 시대의 흐름에 맞춰 공부라도 해야 나한테도 챈스가 오지 싶다.


다음으로는 서사에 대한 내용이 인상 깊었다. 사람들은 누가 회사를 20년 다녔건, 10조매출을 냈건 수치화된 업적에 존경은 커녕 관심도 없다. 다만 '그 일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기여가 얼마만큼 치열했는지' 맥락이 있는 서사를 사랑한다. 책에서는 회사와 같은 구성원을 예를 들었지만, 인플루언서든 작가든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나 책 500권 읽었어요! 라고 자랑하는 것보다는, 자연히 말과 태도에서 묻어나는 것이, 그 500권을 읽어가는 수년간 쌓아온 서사의 증거들이 기록으로 남아있는 것이 더 진정성있게 다가오는 것 같다.


철학이 있거나, 개성이 있거나, 이야기가 흥미롭거나 하는 요소가 있는 브랜드, 특히 개개인이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 1인 브랜드가 되는 핵개인의 시대에는 그만큼 더 서사를 쌓아가는 과정이 중요한 것 같다. 나는 한 분야를 미친듯이 팠는가 하면 그렇지 않았다. 뭐 하나 미친듯이 사랑해본적 있느냐 하면 그런 것도 없다.


그렇지만 그렇게 날카로운 취향을 가진 멋을 못가졌다고 내 서사를 부인하진 않을 거다. 마땅히 좋아하는 것이 없는, 우울증을 겪으며 호불호가 더 사라져버린, 0에서 만들어가는 나같은 사람들도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채널은 마음이 공허해졌을 때, 0이 된 상태에서 허겁지겁 무엇이라도 채우고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인풋노트다.


이 지점이 세상의 접점이 되고,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아 증거를 획득하는 메시지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한 걸음 한 걸음 가다보면 길이 보이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인상깊었던 파트는 꽤 많은 분량을 할애한 '가족'과 '돌봄/부양' 파트다. 부모자식이 돌봄-부양으로 부채감을 짓는 과정, 서로에게 수동공격을 퍼붓는 죄책감의 고리부터, 깔끔한 주고받음이라는 대안(?)까지. 여러모로 생각할 부분이 많았다. 내가 누군가를 부양하기 위한 도구로 태어난 것이 아니고, 책무는 그저 자신이 지켜나가야 할 내 삶의 일부라는 표현은 위로가 되기도 했다.


지금의 일상은 솔직히 비루하다. 외롭고 막막하고, 갑갑하다. 그렇지만 이런 기록들도 내러티브를 쌓아가는 재료가 되어, 내가 미래에 나아갈 길에 하나의 서사가 되면 좋겠다. 더 공부하고, 노력하고, 아웃풋을 내자.



본 웹소설/웹툰

: 이번주는 없다.


보는 중인 웹소설/웹툰

* -ing는 기록만 간단히


1. [웹툰] 차원을 넘어 이세계 아이돌

: 징버거가 드디어 등장했다. 오예!


2. [웹툰] 아기님 캐시로 로판 달린다

: 나 귀여운 거 좋아하네..


본 영화

다 본 영화

1. <거울 속 외딴 성>(2022)


✅ 이요마 노트


최근에 괜찮은 청소년 서사가 무엇인지 고민할 시간이 있었다.


청소년에서 한참이나 멀어진 어른이 그들이 읽을 만한 이야기를 쓴다면 어떻게 써야 할까. 고민한다고 했지만 쓰다보니 교조적이고, 쓰다보니 인물들은 착하고 안전하고 수동적으로 풀리는 느낌이었다.


기회가 되어 두 차례 편집자님들과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한 분은 '메시지'에 대해 말씀해주셨다. '너희는 잘못이 없어.'라는 내용은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다른 한분께는 괜찮은 청소년 서사가 무엇일까요 하고 여쭈었고, 그는 '청소년이 읽고 싶은 이야기' 그러니까 작더라도 희망이 있고, 성장의 여지가 있는 이야기여야 읽고 싶지 않을까 하는 의견을 주었다. 두 이야기 모두 맞는 말이었고, 납득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성장의 여지'라는 부분이 계속 남았다. 이미 지나온, 그리 나쁠 것도 없긴했지만 솔직히 좋은 기억보다는 상처가 더 많았던, 꿈없고 희망도 없던 과거의 나도 '어른 되면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상상을 했던 것 같다. 살아갈 날이 산 날보다 더 많은, 미래를 도모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마음 속에 크게 자리잡고 있지 않았나.


<거울 속 외딴 성>을 보면서도 '성장의 여지'를 생각했다.

하고싶은 건 하고 싶다고 싫은 건 싫다고 말하며 미래를 고쳐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아이들은 깨달아간다. 코코로, 아키, 리온 등 7인의 아이는 저마다의 상처가 있는 중학생들이다. 영화의 상영시간 상 많은 전사가 잘려나갔겠지만, 플래시백으로 나오는 짧은 상처받은 순간들은 참 아리다.


어떤 이들은 나이브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만, 나는 영화내내 서로가 서로에게. 또 어른이 청소년에게. 친구가 친구에게. 손을 내밀어주는 장면들.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나 싶었다.


위기의 순간에 손내밀어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 만으로도, 내 아픔을 털어놓을 누군가가 있는 것 만으로도 마음의 상처는 조금이나마 치유될 수 있다고 본다. 과거의 나에게 누군가 손을 내밀어 주었다면, 또 과거의 내가 방관하지 않고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 주었다면 지금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었고.


여전히 가해자들은 세상에 남아있다. 아이들의 마음보다는 원만한 일의 해결이 중요하기에, 가해자에게 패널티를 주는 것보다 피해자와 방관자를 추궁하는 것이 만연하다. <더 글로리>처럼 범인색출+통쾌한 복수도 좋지만, <거울 속 외딴 성> 쪽이 더 현실에는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결나지 않는데, 답도 없는데 그래도 살아야 하는게 인생이긴 하니까. 그게 옳다는 건 또 아니고.


그럼에도 살아가게 하는 위로, 미래를 도모하고 조금씩 바꿔나갈 수 있게하는 도움, 너는 혼자가 아니라는 이끔이 주인공들이 '성장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드는, 다시 숨을 쉴 수 있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을 거라 생각한다. 여러모로 생각이 많아졌던 영화.

(물론 개연이 엉성하거나, 애매한 부분도 있긴했지만 감정을 건드리는 점에서 좋았다)



본 시리즈(-ing 포함)

다 본 시리즈

: 이번 주는 없다.


보는 중인 시리즈

* -ing는 기록만 간단히


1. <일상>(2011)

만화책으로 사서봤던 일본식 유우-모어가 진하게 묻은 애니. 소소하고 하찮고 귀여우면서도 어처구니없는 개그코드가 잘 맞는다. 왓챠에 올라와서 한 편씩 빼먹는중.


2. <괴인 개발부의 쿠로이츠 씨>(2022)

: 짠한 악당들의 사정을 담은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두어편까지는 괜찮았다. 더 볼지는 모르겠다.


3. <파도여 들어다오>(2023)

: 애니메이션과 일드를 동시에 한편씩 비교해보면서 보는 중


본 콘텐츠

: 이번주는 패스



기타 기록

: 관심있으신 분은 아래 링크로 봐주세용


우울한 마음이 들어 에세이를 시작했다(9/10)

제목은 <좋아하는 것이 마땅히 없어서요>

https://www.millie.co.kr/v3/millieRoad/detail/5623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이야기들 화개(華蓋) - 조만간 다시 시작!

https://millie.page.link/z2wQx



얼룩소에는 글을 쓰곤 한다. - 이제 브런치와 동시연재를 할 생각. 업로드분을 다 옮기는중

https://alook.so/users/RKtj1G


다음 주도 열심히 읽고 보자!


구독, 하트, 댓글 언제든 환영


실시간 인풋 기록은 아래 인스타에 하고 있다.

문장 밑줄 치고, 그때 든 감정/생각을 바로 기록하는 중이다.

https://www.instagram.com/hako_eyoma


온라인 중고서점 기린책방(읽은 책들을 파는 경우가 많습니다)

- 잠시 판매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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