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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마 Oct 16. 2023

주간 이요마 인풋노트_10월 3주차

2023.10.09~10.15

제목없음

새의 둥지와 달과 토성을 생각하자.


* 이번주 이건 꼭 봐야지 List

- 트렌드 코리아 2024

- 라이프 트렌드 2024

- 2024 트렌드 노트


* 다음주 이건 꼭 봐야지 List

- 라이프 트렌드 2024

- 2024 트렌드 노트


모든 리뷰에는 스포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포주의


읽은 책

1. <모든 멋진 일에는 두려움이 따른다>, 이연, 한빛라이프, 2023


많은 일이 믿음을 씨앗으로 사실이 된다. 당장 오늘부터라도 자신을 창작자라 믿는 일이 터무니없어 보이겠지만 실제 창작자가 되는 데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자격이나 커트라인 등을 생각할 필요 없다. 실제로 많은 분야의 창작자들이 자격증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런 것으로 자신을 증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


굴을 잘 파는 방법은 단순하다. 굴 파기에 솔직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 굴의 깊이는 나만 안다. 종종 그걸 들여다보지 않으며 내 굴의 깊이를 얕다고 스스로 치부하거나, 깊다고 착각한다. 굴의 깊이를 알려면 일단 땅속으로 들어가 굴을 파봐야 한다. 그 과정은 외롭다.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는 시간이다.


✅이요마 노트

유튜버 이연님의 신작 에세이. 전작들과 비슷하지만 좀 더 단단해진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사랑하고, 잘 지켜주자와 일단 하면서 나아가자는 두 가지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다. 전부터, 앞으로도 함께 살아갈 '나'와 친해지면서 효용이 없더라도 재밌어서 계속할 수 있는 것을 해가는 것. 아주 단순하지만 내가 여전히 닿지 못하고 배회하는 이야기기도 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파트는 굴파기의 비유였다.

나는 나 자신에게 얼마나, 어디까지 솔직했나. 내가 내 굴의 깊이를 너무 과소평가 혹은 과대평가 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나는 내 굴을 들여다본 적이 없었다. 한 때는 깊다고 말하고 다니지만 너무나 얕을까봐 두려워서, 요즘은 그냥 굴을 들여다보는 것 자체가 두려워서. 자기객관화가 잘 되지 않았다. 이 대목을 보면서 조금은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결국 그 끝을 아는 것도 나 자신이고, 좀 더 깊고 넓게 파서 확장할 수 있는 것도 내 몫이라는 사실을 나는 애써 외면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작가의 말마따나 창작자는 룰을 배우고, 익혀서 만드는 사람이다. 누군가 정리해주길 기다리고, 규칙을 만들어주기를 기다리면서 말로는 '내 작품' 하고 싶어. 라고 하지말고, 일단 삽 한 자루 들고 일단 파보기라도 했어야 했다. 500원 짜리 하나라도 나올지 누가알겠나.


프리랜서 창작자로의 삶, 그 중에서도 태도에 대해 여러모로 생각하게 만든 책.



2. <계시록>, 연상호X최규석, 문학동네, 2023


다른 것 같지만 사실은 같은 거예요. 사태의 원인을 하나의 대상에서 찾으려 한다는 점에서요.


세상은 부조리하고, 대부분의 비극은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복합적 원인으로 발생해요.


✅이요마 노트

도서관 신착 코너를 기웃거리다가 <지옥> 스핀오프인가 하고 집은 책. <지옥>과는 관계 없는 단편이었지만, 재미있어서 단숨에 읽었다.


아동학대로 뇌가 망가진 성범죄자, 삿된 마음으로 일을 은폐하려는 목사, 동생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으로 살아가는 형사. 세 사람의 구도 속에서 여러모로 생각이 많아졌다.


요즘 뉴스를 보다보면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선과 악, 아군과 적군. 생각은 이분법으로 단순해지고, 간편하게 나와 너를 가른다. 누군가에게 악마의 낙인을 씌워 (그래도 된다는 마음으로) 돌팔매를 하거나, 킹갓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무조건적인 찬양을 하기도 한다. 전자는 그 사람이 실제로 그러했는가 하는 팩트와 상관없이 내가 보고 싶은대로 보는 것이고, 후자는 까방권이 벗겨지는 순간 언제든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계시록>의 한 대사 '다른 것 같지만 사실은 같은 거예요. 사태의 원인을 하나의 대상에서 찾으려 한다는 점에서요.' 속에서 정리되지 않았던 마음의 실마리를 얻은 것 같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생각하기를 포기한 것 같다. 누군가 정리하거나, 마사지한 정제당 같은 메시지를 그냥 받아들이고, 가치 판단을 하지 않은채 진실로 받아들이고 싶어하는 것 같다. 왜? 그게 편하고, 쉽기 때문이다. 나 아닌 누군가를 주의깊게 들여다보고, 생각하고, 이해하기 보다는 그냥 내 기준으로, 자신의 잣대로 판단해버리고 그런 사람이라 생각한다.


모든 사람을 이해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사람에게 존재하는 서사를 내것이 아니라면 굳이 알고 싶지도 않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는 것이다. 글쎄 나 살기 바쁜 각자도생의 세계여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고민할 여력이 없어서일까. 둘다 맞는 것 같다. 최악은 내 기준으로 상대를 진단하고 조언을 가장한 과시를 하는 치들이다. 그런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고, 대부분 지가 도움을 주고 있다 생각하는 점에서 더욱 별로다. 상대를 이해하고 들어주는 것이 옳은 방법일지언데 상대의 이야기를 듣지를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물론 충고하는 사람이 다 나쁘단 얘기는 아니다. 괜찮은 사람은 존재한다) 내가 그런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악에 관해서는 그 판단이 더욱 납작한 것 같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고 100퍼센트의 선이나 100퍼센트의 악은 없을 게다. 다만 그 약간 물들어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들을 들여다 보는 건 불편을 만들고, 그래서일까 콘텐츠 소비자 입장에서 손이 잘 가지는 않는다. 권선징악 사이다 서사 혹은 무해한 연대서사 같이 명확한 적(대상)을 설정하고 물리쳐가는 이야기가 흥하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 아닐까. 그게 목표지향적이고 쾌감을 주고 간편하니까.


그런 맥락에서 <계시록>은 불편하고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약간은 전형적이고, 약간은 뻔한 인물들이 나오지만, 절대 선도 절대 악도 상정하지 않는다. 나약한 인간이기에 흔들리고, 원망하고, 탓하고, 방법을 찾고, 끝을 볼 뿐이다. 재밌자고 보기 시작했다가 내 태도에 대해 점검하게 된 책이었다.




3. <트렌드코리아 2024>, 김난도 外, 미래의창, 2023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시대를 관통하는 불변의 성공 법칙은 사람이 가진 기본 욕망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요마 노트

회사 다닐 때 습관이 들어서 이 맘때만 되면 내년도 트렌드 책을 읽는 편이다. 많이 읽을 때는 7~8권까지 찾아봤는데, 사실 그렇게까지 읽을 건 아니다. 내 경우는 <트렌드 코리아>, <라이프 트렌드>, <트렌드 노트> 정도 찾아보고 겹치는 부분, 인사이트가 되는 부분 위주로 빼먹는다.


트렌드 책들이 코로나를 예측할 수 없었기에 2020년~2021년 기점으로는 트렌드책들이 조명하는 분야나 키워드가 갈리곤 하는데, 굳이 따지자면 <트렌드 코리아>는 가장 많이 팔리는 책이지만, 기중에는 가장 보수적으로 전망을 한다고 본다.

소확행, 가심비 같은 유행어 만들기에 꽂혔던 몇년을 지나 도달한 2024는 약간은 실망스러웠다. 아직 다른 책들을 읽어보지 않아서 판단하긴 이르지만 뭔가... 엄청 몸을 사리는 느낌으로 소비자들의 욕망의 본질을 짚어주기보다는, 에둘러서 또 뭉뚱그려서 안전한 방식으로 소개한다.


그럼에도 인상적인 파트는 몇 부분 있었다.


- 육각형인간

: 이제 고진감래, 흙수저의 개천에서 용나는 성장형 스토리보다는 완성형 아이돌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구김없이 자란 이미지가 셀링 포인트가 되고(집안의 배경이 나쁜 것도 흠이 된다)

서사에서는 고생의 과정을 축약하거나 생략하고, 노력 없이 무언가를 이루는 환상 스토리를 선호한다.


-(이요마 생각)

계급을 역전할 수 있는 사다리 자체가 없어지고, 사회가 제시하는 이상형인 육각형 인간들을 동경하거나, 그들의 랭킹을 매기는 방식으로 될놈될 신화를 만들어간다는 파트가 반은 동의하고, 반은 아쉬운 느낌이었다.


책에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노력에 대한 의미가 퇴색되고, 계획이나 미래를 도모할 수 없는 사회 현상이 성장보다는 카타르시스, 과정보다는 결과에 집중하게 된 건 아닐까. 아이러니한 점은 사람들이 동경하는 '완성형'인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단한 노력을 했다는 것. 그걸 다들 보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다.


약간 아시안게임에서 펜싱 결승전 올라갔을 때만 응원하는 그런 바이브랄까. 묘하다.


- 디토소비

믿을만한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나, 콘텐츠를 보고 안전한 선택을 하려 한다. 자신의 선택 외에 더 좋은 옵션이 있을 것을 우려해 결정을 연기하거나 선택을 포기한다.

잘못된 선택보다는 무선택을 택하는 경향, 효율이 중시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는 사람들이 체감하는 실패의 기회비용이 더 크다.

최선의 선택보다는 최적의 선택을 위한 대신 의사결정 내려줄 대리물을 찾아 추종소비


-(이요마 생각)

디토소비, 스핀오프 프로젝트, 분초사회 같은 다른 세부 키워드를 포함해서 이 책을 관통하는 것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나는 읽히더라. 미디어믹스 되는 스토리들은 새로운 시도보다는 기존의 독자, 유저, 시청자, 구독자들이 좋아하는 것을 모은 비빔밥 형 콘텐츠나, 리부트, 세계관IP를 활용한 스핀오프를 만든다. 영상화 되는 작품들도 이미 검증이 끝난, 수년 전에 완결된 명작 콘텐츠 위주다.


실패하면 나락으로 떨어지는 이 환경에서 창의나 혁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외려 도파밍 파트처럼 무의미한 재미, 공들여서 하는 뻘짓에 사람들이 매달리는 것도 같다. 미래를 도모할 수 없기에, 실패 하나하나가 데미지가 되어 개인에게 누적되기에 차라리 선택하지 않거나 현실/일상과 아무런 연관없는, 이해관계없는 1차원적인 재미나 본능에 천착하는 게 아닐까. 그 다음을 생각하는 트렌드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여튼,

전반적으로 자질구레한 부분은 숨기거나 제거하는 방향으로,

노력도 하고 싶지 않고, 실패도 하고 싶지 않은 마음.

두려움과 불안함, 언제든 나락으로 떨어질지 모른다는 압박감까지 이 비관적인 미래를 어떻게 해야 돌파할 수 있을지 고민이 들었던 책이다.

넌지시 책에서 말하듯 '인간에 대한 이해', '사람이 가진 불변하는 욕망', '인문학적 소양' 같은 본질에서 내실을 다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인간을 먼저 생각하는 토양을 베이스로 깔고, 그 다음에 특별한 무언가를 얹는 방식으로.


다른 책들을 더 읽어보고 생각을 종합해서 정리해볼 생각.


4. <구원의 날>, 정해연, 시공사, 2021


모든 문제는 단 한 사람만의 잘못이 아니다.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일들이 쌓이고 쌓여 정신을 못차리고 보면 잘못된 정거장에 도착해 있는 것이다.


✅이요마 노트

<홍학의 자리>를 재밌게 보았어서 기대를 하면서 보았던 책. 구조를 알차게 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잃어버린 아이를 찾기 위해 방치된 아이를 유괴해 함께 여행을 떠난다는 묘한 아이디어가 납득이 되도록 인물들을 배치하고, 사건들을 배치하고, 떡밥을 전부 회수하는 깔끔한 이야기였다. 날 시리즈를 마저 읽어볼 생각.




본 웹소설/웹툰

: 이번주는 없다.


보는 중인 웹소설/웹툰

* -ing는 기록만 간단히


1. [웹툰] 차원을 넘어 이세계 아이돌

: 징버거가 드디어 등장했다. 오예!


2. [웹툰] 아기님 캐시로 로판 달린다

: 나 귀여운 거 좋아하네..


본 영화

다 본 영화

: 이번 주는 없다



본 시리즈(-ing 포함)

다 본 시리즈

1. <파도여 들어다오>(2020)

: 홋카이도의 수프카레 직원이 우연한 계기로 라디오 DJ가 되어가는 소동극. 주인공 미나레 캐릭터가 워낙 매력적이어서 한 번 보기 시작하면 쭈욱 빨려들어간다. 엄청난 텐션과 대사량, 시도때도 없이 터지는 개그들 사이에서(개그의 3할 정도는 불발이다) 캐릭터의 성장과 관계도까지 살려내는 묘한 수작이었다.

만화책 뒷편을 따라보고 싶긴한데, 일단은 2023년 리메이크된 일본 드라마 따라가볼 생각. 간만에 부담이나 자극을 내려놓고 편하게 볼 수 있던 이야기.




보는 중인 시리즈

* -ing는 기록만 간단히


1. <일상>(2011)

만화책으로 사서봤던 일본식 유우-모어가 진하게 묻은 애니. 소소하고 하찮고 귀여우면서도 어처구니없는 개그코드가 잘 맞는다. 왓챠에 올라와서 한 편씩 빼먹는중.


2. <괴인 개발부의 쿠로이츠 씨>(2022)

: 짠한 악당들의 사정을 담은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두어편까지는 괜찮았다. 더 볼지는 모르겠다.


3. <파도여 들어다오>(2023) - 드라마

: 애니메이션과 일드를 동시에 한편씩 비교해보면서 보는 중


본 콘텐츠

: 이번주는 패스



기타 기록

: 관심있으신 분은 아래 링크로 봐주세용


우울한 마음이 들어 에세이를 시작했다(9/10)

제목은 <좋아하는 것이 마땅히 없어서요>

https://www.millie.co.kr/v3/millieRoad/detail/5623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이야기들 화개(華蓋) - 조만간 다시 시작!

https://millie.page.link/z2wQx



얼룩소에는 글을 쓰곤 한다. - 이제 브런치와 동시연재를 할 생각. 업로드분을 다 옮기는중

https://alook.so/users/RKtj1G


다음 주도 열심히 읽고 보자!


구독, 하트, 댓글 언제든 환영


실시간 인풋 기록은 아래 인스타에 하고 있다.

문장 밑줄 치고, 그때 든 감정/생각을 바로 기록하는 중이다.

https://www.instagram.com/hako_eyoma


온라인 중고서점 기린책방(읽은 책들을 파는 경우가 많습니다)

- 잠시 판매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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