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요마 Oct 24. 2023

[심리학] 프레임을 내 인생에 활용하는 방법

(feat. 대운을 맞이하는 방법)

출처: unsplash.com

대운이 들어오는 사람의 프레임


프레임이라는 말을 고민하게 된 건 생뚱하게도 '팔자'때문이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평탄하게 잘만 가는 것 같던 내 인생이 어느 시점부터는 갈피를 못 잡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좋아하던 회사를 마음의 병으로 그만두고부턴 한동안 침대 밖을 나서지 못했다. 단지 운이 나쁘다라는 말로밖엔 설명 안 되는 일들이, 가령 운전을 하다가 갑자기 타이어가 터진다거나, 아파트 4층에 어느날 벌집이 생긴다거나, 60km 행군할 때도 안 걸린 봉와직염이 산책하다 찾아온다던가 하는 기묘한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고야 나는 모든 걸 멈출 수밖엔 없었다.

왜 불행한 일만 찾아올까? 되뇌이며 내가 매달린 건 무속인들의 유튜브였다. '대운이 찾아오는 징조', '호사다마', '바닥치면 올라온다' 같은 것을 수도 없이 검색하며 전국 곳곳의 수많은 무당 선생님들, 타로 선생님들, 역술인 선생님들의 말을 찾았다. 그렇게 몇 개월을 보내며 빅데이터 학습(?)을 하고 나서 깨달은 바는 대운이 들어오는 징조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요약된다는 것이었다.

1. 인간 관계와 환경이 변한다.
2. 이동수가 생긴다.
3. 얼굴에 화색이 들고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
(+ 귀인을 만난다)


회사를 관뒀으니 관계가 정리되며 환경이 변하긴 했다. 직장인에서 무직자로 이동했으니 두번째도 해당되었다. 마지막으로 화색과 긍정적인 생각은? 침대에서 이불을 꽁꽁 싸매고 있는 그때로서는 '나는 불가능해'라고 생각했던 요소였다. 그래서 대운은 내 것이 아니었구나 단정짓고 다시 드러눕곤 했다. 누워만 있으니 기회는 고사하고 달라지는 건 없었고, 귀인을 만날 확률도 0%였다. 내게는 변곡점이 필요했다. 그러나 변화의 계기를 누구도 내게 가져다 주지 않았다. 알을 깨고 나오는 건 결국 내 몫이었다.

출처: 알라딘

같이 읽어볼 책, 《프레임》, 《프레임의 힘》


《프레임》은 '프레임'을 '리프레임' 하며 우리의 인생을 어떤 식으로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주는 책이다. 방점이 '나'에 찍혀있어 개념적인 것보다는 변화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좋은 책.
《프레임의 힘》은 '프레임'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정의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넓혀준다. 보다 개념적이고, 본질적인 '프레임'에 대한 연구를 알고 싶은 사람은 이 책을 추천한다.

프레임이라는 개념을 내 인생에도 적용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바로 그 시점이었다. 침대 속의 나는 스스로를 패배자, 실패자라고 여겼고 그건 나의 한 부분일뿐 전체는 아니 터였다. 어느 순간 이제는 나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임재범의 <비상> 속 가사처럼 '이젠 세상에 나갈 수 있어.당당히 내 꿈들을 보여줄거야.' 다짐하며 나 자신에 대한 프레임부터 점검했다.

출처: unsplash.com

나라는 관성에서 벗어나 평균으로 바라보기


《프레임》에서는 프레임을 우리가 무엇을 '보는지',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 그 모든 과정을 특정한 방향으로 유도하고, 결국 특정한 결과를 만들어낸다고 말한다. 우리는 맥락 속에서 살아가기에 같은 상황도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가령 '회사를 그만둔다.'라는 상황은 한편으로는 포기와 좌절이 될 수 있겠지만, 다르게 보면 새로운 도전과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책의 표현을 가져와 성취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에게 세상은 젖과 꿀이 흐르는 풍요의 땅이지만, 안주하는 사람에겐 어설프게 나섰다간 낭패보기 십상인 위험한 곳으로만 보일 뿐이다라는 구절처럼 같은 상황도 내가 어떤 프레임을 갖고 보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사람은 저마다의 관성,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자기중심성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나와 엮어서 보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세계를 내가 생각하듯 생각하길 바라고, 내 기준으로 세계를 바라본다. 그러다 보면 필연적으로 비교하게 되고 나의 행복은 떨어지는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나에게 생기는 불운들을 다른 사람들의 일상과 견주어보았고 그로인해 더욱 불행한 기분을 느꼈다. 한 발만 떨어져서 생각했다면,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본다면 그저 우연히 겹친 것일뿐이라고 생각했을 터다. '왜 나한테만 나쁜 일이'라는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면 '나한테만 나쁜 일이 일어나는 것' 같다. 그게 바로 시선, 프레임의 작동원리다. 때문에 우리는 지금보다 더 자주 평균으로 세상을 보는 프레임을 가져야 한다. 그러려면 예외와 우연을 인정해야 한다.

살던대로 살다보면 살던만큼만 살 수밖에 없다. 선택과 결정 앞에서 이런 질문을 던져보자. "내가 내린 선택이나 결정이 절대적으로 최선의 것인가, 아니면 프레임 때문에 나도 모르게 선택되어진 것인가?" 하고 말이다. 사실 객관이라는 게 말이 쉽지 내 인생에 적용하는 건 틀을 바꿔야 한다는 의미다. 살아온 가닥으로 행동하는 건 무의식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러한 당연함을 한 번쯤 숙고해봐야 한다. 다른 대안은 없는지, 내가 한 쪽에 매몰되어 있는 건 아닌지, 그렇게 스스로가 프레임의 방향으로 결과를 이끌어가는 건 아닐지 하고 말이다.

출처: unsplash.com

프레임은 어떻게 작동하고, 어떻게 활용하는가


그렇다면 프레임은 어떻게 작동하고, 우리는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프레임의 힘》의 내용을 참고하여 프레임의 정의부터 단계별로 살펴보았다.

책에서는 우선 인간은 심성모형을 활용한다는 전제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심성모형은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나 상황을 묘사하는 마음의 표상이라고 정의되는데, 쉽게 말하면 모든 것을 경험하지 않아도 추론과 상상을 통해 상황을 시뮬레이션 해볼 수 있다는 뜻이다. 없는 것을 상상하는 능력 덕분에 인간은 처음 달에 간 일처럼 없던 세상에 없던 개념으로 나아갈 수도 있고, 더 넓은 세계관으로 스스로를 확장할 수 있다.

프레임은 세 가지 작동 원리가 있다고 책은 말한다. 바로 인과성, 조건부적 사고, 제약조건이다. 인간은 똥인지 된장인지 다 찍어먹어보지 않더라도, 원인과 결과의 연결고리를 추상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사례들을 목격하고, 공부하면서 자연히 인과관계에 따라 생각이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인과성으로 확인하지 못하는 부분들은 조건부적 사고, 이를테면 '만약 이렇게 되었다면?'과 같은 상상을 통해 어느 정도는 시뮬레이션 할 수 있다. 그렇게 미지의 세계도 예측하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으로 끌고 들어와 안정감을 느끼는 게 프레임의 효과다.

그러나 내가 보는 방식으로 세상을 나에 끼워맞추면 안 되듯이, 어느 정도의 경계선은 필요하다. 축구의 창의성은 축구장 라인 안에서만 유효하듯, 내 맘대로 카테고리를 바꾸거나 너무 포괄적인 프레임으로 퉁쳐버리면 그건 이도 저도 아닌 것이 된다. 프레임은 현실적으로 실행할 수 있을 때 힘을 발휘한다.

물론 여기까지는 알맞은 프레임이 설정되어 있을 때의 이야기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게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프레임은 하나만 있어서도 안 되고, 고정불변해서도 안 된다. 그렇다고 매 순간 프레임을 갈아 끼워도 안 된다. 내 삶의 축이 되는 프레임은 세상에 없던 관점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리프레임을 통해서 조금씩 초점을 잡아가는 것에 가깝다. 책에서는 아래 3가지 프레임 재구성 방법을 제시한다.

1. 레퍼토리
2. 용도 변경
3. 새로운 프레임 만들기


우선, 같은 카테고리 안에서 내가 차용할만한 프레임을 찾아보는 레퍼토리, 다른 카테고리에서 영감이나 아이디어를 얻어 기존의 용도를 뒤바꿔보는 용도 변경, 그도 아니면 아예 새로운 개념을 만드는 것. 우리는 1, 2번으로도 충분히 삶의 프레임을 조정할 수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같이 유튜브든 책이든 주변에 너무 많은 성공서사를 나에게 적용한다면 습관, 말투, 행동거지부터 사고방식까지 조금씩 개조해가며 판단과 행동의 결과를 바꿔갈 수 있다.

책을 읽는 관점을 '그냥 재미를 위해 보는 것'이라는 용도에서 '타인과 좋은 정보를 나누는 것'이라고 용도를 변경한다면 책을 읽는 나의 행동은 변함이 없지만 읽는 방식이나 아웃풋의 결과와 영향력이 또 달라진다. 이처럼 프레임은 내가 설정하기 나름이고, 언제든 유연하게 대처하고 바꿀 수 있는 관점이자 틀이다.

모두가 스티브 잡스처럼 전화기와 컴퓨터를 합치는 것 같은 신박한 프레임을 만들 필요는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영역에서 인과성을 바탕으로, 가보지 않은 길을 상상(조건부적 사고)하되,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제약조건)이 프레임을 내 인생에 적용하는 방법이 아닐까.

출처: unsplash.com

그래서 대운이 찾아왔냐고요?


그래서 대운이 찾아왔냐고 묻는다면 "글쎄요..." 라고 답할 단계긴 하다. 그렇지만 이제는 마냥 운이 돌아오기를 기다리지는 않는다. 관성대로 침대 안에서 늘어져 세상 원망을 하는 프레임으로는 결코 침대 밖을 벗어나지 못한다. 대운을 맞이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대운을 맞을만한 사람이 되어야 하기에 이제는 움직이려 한다.

좀 더 객관적으로, 구체적으로, 현실적으로 내 프레임을 조정하고 제약조건을 설정하면서 삶이 드라마틱하게 바뀌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같은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발견하고, 하지 못하는 것에 좌절하기 보다는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오늘을 보내는 요즘이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한만큼 살아간다. 언젠간 되겠지, 나아지겠지 하는 막연한 바람이 아니라 내가 설정한 틀에 따라 세상이 움직이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운이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다. 중요한 건 그걸 바라보는 나의 관점, 다시 말해 프레임이다. 나는 운을 내 운을 찾아나설 것이다. 언젠가 찾아올 귀인이 나를 알아볼 수 있도록 마중나갈 것이다. 더 나은 상황을 위해 끊임없이 나를 수정해가며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갈 것이다. 프레임을 활용하는 건 온전히 내 몫이니까.


이전 01화 [트렌드] 책으로 살펴본 2024 트렌드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