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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마 Dec 14. 2023

[이요마 리뷰 아카이브] 시즌 1 후기

이요마 리뷰 아카이브 시즌 1

unsplash.com

안녕하세요 이요마입니다.


이요마 리뷰 아카이브 시즌 1을 30회로 마감했습니다. 연재를 하면서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라이킷과 댓글을 남겨주셔 힘을 내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영원히 멈춰있을 것 같던 구독자도 300명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eyomareview


이 글들은 2023년 1월즈음부터 12월까지 얼룩소와 브런치를 통해 비정기적으로 연재하던 리뷰입니다. 무기력에 빠져 무엇부터 다시 시작해야할지 모르겠을 때, 그냥 "뭐라도 해보자!" 하고 시작한 작업이 브런치북으로 묶을 볼륨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누적의 힘은 참 놀라운 것 같습니다.


시즌 1에는 자기계발, 심리, 한국문학, 세계문학, 인문교양까지 다양한 분야의 책을 다뤘습니다. 선정의 기준이 따로 있던 건 아닙니다. 그저 '뭐라도 해보기'를 목표를 두고 시작했기에 계획이나 목표 같은 것도 없었어요. 그냥 사막 한 가운데에서 걷는 심정으로 한 권씩 읽어갔던 것 같습니다. 지금 걷고 있는 우울증이라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서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싶은 마음뿐이었어요.


이요마 리뷰 아카이브가 정제된 리뷰라면, 날 것의 기록은 매거진 [주간 이요마 인풋 노트]를 통해 매주 기록을 해가고 있어요. 어느새 쌓인 기록이 70주가 넘어가면서 한치 앞도 보이지 않던 시간들,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시간들 안에서도 의미와 맥락을 찾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https://brunch.co.kr/magazine/inputeyoma


1년 내내 주 2-5권씩 책을 보며 살았습니다. 그래서 책 속에서 답을 찾았느냐면 글쎄요. 해답을 주진 않더라고요. 문제 해결 방법을 찾았느냐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드라마틱한 성장이나 인생의 변곡점도 만들어지지 않았거든요. 다만 얻은 게 있다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게 된 것을 말할 수 있겠습니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잃어버린 게 무엇이었나 떠올려보면 '나'였거든요.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내 주장, 내 의견보다는 회사 입장에서 맞는 것에 저를 맞추려고 하다보니 '나'를 잃어간다는 생각을 수없이 했던 거 같아요. 누가 내게 말을 걸지 않았으면 좋겠고, 그냥 넷플릭스나 종일 보고 싶은 마음. 그런 시간들 속에서도 저는 '나'를 찾으려는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다들 그렇게 사는 건데 나만 왜 유난인가 싶었던 마음에서요. 그렇게 방치된 '나'와 '나의 감정'이 이렇다할 트리거도 없이 고장나버리고 나서야 멈출 수 있었어요. 셧다운이 되어버린 거죠.


좋고 싫음의 호불호가 사라지고, 무얼 하고 싶거나 갖고 싶다는 욕망도 사라지고, 슬프고 화나고 즐거운 감정도 사라진 무의 상태를 지나오면서 저는 늦되게 '나'와 '나의 감정' 그리고 '나의 마음'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책을 잡은 건 무얼 얻으려고가 아니라, 다시 '내 생각'을 되찾고 싶은 마음에서 잡았죠. 소설을 읽는다면 '나라면 어땠을까.' 상상해볼 테고, 자기계발서라면 '내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고민할 수 있을 테니까요. '나' 중심으로 생각하고 감각하고 느끼는 걸 다시 되찾고 싶었어요.


그렇게 하나 둘 읽다보니 '나라면?' 이라는 가정이 하나씩 돌아오더라고요. 시즌 1의 리뷰들에 제 얘기가 많이 나오는 이유는 그런 까닭이에요. 그렇게 한 발자국씩 나아가니 완전회복은 아니더라도, 연초보다는 '내 의견'을 내고 싶고, '내 이야기'를 말하고 싶고, 좋고 싫음도 감정도 전보다는 확연히 나아지고 있습니다. 책을 읽을 때마다 던지는 가정과 질문들에 답하면서 몰랐던 '나'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한 거 같습니다.


내년에는 시즌 2로 다시 리뷰를 라이브로 이어갈 생각입니다. 

시즌 1이 저 하나 살아보자고 중구난방으로 쌓아온 기록이라면, 다음 시즌은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과 함께 생각할만한 이야기를 전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주제는 [문학]으로 한정하고, 정보전달보다는 '나라면 어땠을까'에 초점을 잡고 '질문'을 던지는 방향일 것 같아요. 이 내용은 기획을 조금 더 다듬어서 새로운 시즌의 첫글에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이요마 리뷰 아카이브 시즌 1을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모쪼록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에도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내년에 뵙겠습니다!


이요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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