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잡지]더 스파이크 17.03.

애정 있는 사람들의 본격 배구 잡지

by 이요마
더 스파이크 2017.03.

사진 출처 : 알라딘


1. 들어가며

배구 월간지 '더 스파이크'다. 정기구독은 하지 않지만 2016년 12월호부터 꼬박꼬박 사서 보고 있다. 프로배구를 보게 된 것은 작년부터다. 자세한 이유는 이전 포스팅 (베어스를 보지 않는 이유 : https://brunch.co.kr/@hakgome/48)에 적어두었다. 더 스파이크를 읽게 된 건 순전히 좋아하는 선수(현대건설의 이다영 선수와 흥국생명의 이재영 선수)가 표지모델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집에서 잡지를 받아볼 때만 해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었다. 첫째로 6천 원이라는 책치곤 저렴한 가격에 내용물이 의심스러웠고 둘째로 동네 서점(부평역 근처 큰 서점세 곳)을 갔을 때 잡지 재고가 없음은 물론이고 직원분들이 그런 책도 있느냐는 반응을 보였기에 뭐 대충... 그렇겠구나(많은 생각이 함축되어있다.). 싶었다. 나의 생각은 기우였다.


2. 국내 유일의 배구 매거진

더 스파이크를 펼쳤을 때 놀랐던 부분은 가격 대비 좋다는 말을 뛰어넘는 퀄리티였다. 잡지에 대해 잘 모르는 잡알못이 보아도 편안하게 술술 넘기게 만드는 편집(구성이라고 해야 하나?), 짜임새 있는 내용 분배(배구 이슈, 주목 포인트, 명승부 회고, 칼럼, 인터뷰, 배구 업계 종사자의 이야기, 특집, 유소년, 구단별 이벤트 및 향후 일정 소개 등), 잘 읽히는 글, 역동적인 사진들까지 읽는 내내 즐거움을 주었다.

사실 프로배구는 2005년 출범한 역사가 길지 않은 프로스포츠다.(실업배구 등 출범 이전까지 기간까지 치면 배구 자체의 역사는 길다. 프로로 한정!) 최근에는 올림픽의 김연경 신드롬에 힘입어 프로배구가 주목을 받았고(정작 김연경 선수는 터키에 있지만) 프로농구의 시청률을 따라잡을 정도로 관심을 받는 종목이다. 그러나 여전히 야구나 축구에 비하면 변방에 있고, 직관을 가더라도 (특히 여자부) 관람석 곳곳이 비어있거나 배구팀을 운영하는 기업이 직원들을 동원하는 모습이 자주 보일 정도로 아직은 인기가 예열되는 단계에 있다.


더 스파이크 창간호(2015.11.)

요즘 뜨고 있다고는 하지만 찾아보니 '더 스파이크'는 국내 최초의 배구 월간지다. 다시 말하면 이전까진 이렇다 할 잡지도 없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 번 더 머리를 굴려보면 '독점'이란 이야기다. 전례도 경쟁상대도 없는 독점.(독점이더라도 수요가 많지를 않으니 대형서점이 아니면 볼 수 없는 건가 ㅠㅠ) 상황이 이렇다 보면 볼 사람은 어떻게든 보기에 배째란식으로 만들어낼 수도 있으련만 다음호를 기대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 원동력이 어디에서 오는가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문득 '애정'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3. 배구에 미쳐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요즘 글을 쓰면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좋아하지 않으면 글 안에서 하기 싫음이 묻어난다.'는 것인데 매일매일 격하게 느끼고 있다. 글에는 쓰는 사람의 마음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더스파이크의 기사, 인터뷰, 칼럼 하나하나는 배구를 사랑하는 것을 넘어 미쳐있는 것처럼 보인다. 더불어 잡지를 읽는 사람들까지 배구를 보고 싶고, 동호회를 통해 직접 해보고 싶게 만든다.

3월호에서 인상적인 부분을 고른다면 '조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배구에 미쳤다는 비유는 대개 선수나 코칭스태프에게 쓰곤 한다. 그렇지만 이번 호에는 '오효주 아나운서, 배구 관련 직업(기록관, 장내 아나운서, 치어리더, 경호업체, 이벤트 기획업체, 심판 등)에 있는 사람들' 같은 코트 밖의 사람들을 조명한다. 스포트라이트가 닿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조명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한 경기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그들은 일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어 보였다.(물론 인터뷰를 위한 연출일지도 모르지만) 테레비 중계와 인터넷 기사 혹은 직관으로는 알 수 없는 이야기를 다룬 점이 좋았다.

더불어 '프로선수'를 인터뷰하는 동시에 '대학배구'와 '유소년' 파트를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여 다룬 것도 좋았다. 일반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그들의 현재 모습만 보게 된다. 정상에 선 빛나는 모습에 막연히 동경을 하곤 한다.(이를테면 박지성을 보며 이럴 거면 어릴 때 축구할걸 하는) 물론 잡지에 백 프로 배구인들의 목소리가 담기는 것은 아닐 게다. 그렇지만 잡지의 후반부에는 '미래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다. 앞으로의 인프라 조성, 후진 양성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지도자와 지금도 땀을 흘리며 연습하는 어린 선수들을 조명한 것도 좋았다.

내가 아직 배구를 잘 모르고, 잡지에서 드러난 밝은 부분만 읽고 감화를 받았는지도 모르겠다.(좋은 것만 잔뜩 써서 그런가 왠지 불안하다.) 반성(!?)을 하며 다음호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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