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세 김춘옥해녀를 만나다
제주 살면서 꼭 가보고 싶었던 곳, 해녀의 부엌
멀고도 먼 종달리 끝, 생선창고를 개조해 만든 공연장 겸 식당이 있다. 무거운 철문을 지나 걸어간 부엌은 88세 김춘옥 할머니의 삶의 중간 어디쯤인 것 같았다. 배고프고 추웠던 제주의 지난겨울은 배우들의 연기로 뜨거운 눈물이 되었고 어둠 속 깊은 바다로 끌려간 것처럼 눈과 귀를 먹먹하게 만들었다.
톳흑임자 죽을 시작으로 뿔소라꼬지, 뿔소라젓갈, 톳무침, 돔베고기, 갈치조림, 전복물회, 우뭇가사리디저트까지 바다내음 가득한 음식들이 정갈하게 차려졌다.
마지막 할머니와의 대화에서 아직도 열정 넘치는 삼촌의 목소리에 ‘나는 아직 마흔이네?’ 나의 용기도 북돋아졌다.
‘70년을 물질하셨는데 여전히 바다를 사랑하시나요?’
우리 딸 질문에 제주바다는 친정엄마 같은 곳이라고 하셨다.
바다를 사랑하는 엄마 딸이라 그런가 질문도 멋지다고 생각했다.
해녀학교에서 맞춰준 소중이 입고 가서 응원도 받았고 제주토속음식을 누구나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주신 부어커들께 감사의 박수를 보냈다.
자연에서 얻고 내 손으로 만들고 건강한 재료본연의 맛을 추구하는 나에게 큰 영감이 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