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쓸기
정원 정리의 마지막은 마당 쓸기다.
마당을 쓸 때면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무념무상.
명상이 따로 없다.
오직
쓸어 버려야 할 것과
쓸고 있는 나만 있다.
그게 전부라서
오히려 마음이 조용해진다.
한참을 나뭇가지와 낙엽을 쓸고
모아서 버리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순간, 불어오는 바람.
하…
이게 공든 탑이 무너지는 기분인가 보다.
내 마음도 같이 내려앉는다.
바로 이때
'포기'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그리고 그다음 문장.
“난 무엇을 하고 있었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쓸기 시작한다.
대신 전략을 바꾼다.
일단 사이즈가 좀 있는 것들을 우선 모으고,
바람에 날려 가는 것들은 그냥 두자.
“바람이 쓸어줄 거다.”
살면서
이런 무너지는 순간이 꼭
마당을 쓸 때만 오는 건 아닌 것 같다.
프로젝트를 하다가도,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나는 최선을 다했는데
결과는 바람에 날리는 낙엽처럼
어쩔 수 없는 상황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때 우리는 자꾸
나를 탓한다.
“내가 부족했나.”
“내가 잘못했나.”
그런데 마당을 쓸다 보면
이런 결론에 닿는다.
가끔은
그냥 바람이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
누구의 잘못도 아닌 날.
그래서 포기라는 말 대신
다른 말을 연습한다.
마당을 쓸다 보면
결국 내가 쓸고 있는 건 낙엽이 아니라
내 마음의 과잉이다.
“이 정도면 됐어.”라는 허용.
“오늘은 여기까지.”라는 멈춤.
“바람이 불어도 괜찮아.”라는 인정.
정원을 정리하는 마지막 단계가
마당 쓸기인 것처럼,
하루를 정리하는 마지막 단계도
결국은 이런 단순한 반복인지 모른다.
빗자루를 들고
다시 한번
바닥을 쓸어내는 일.
그게 생각보다
사람을 단단하게 만든다.
내일도 흩어지면, 다시 모으면 된다.
마당을 쓸듯이, 마음은 글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