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 보자.
다이어트를 선언했다.
처음이다.
그다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그럭저럭 버티면서 살아왔다.
아슬아슬했지만 버티며 살만했다.
조금 무거워도, 조금 불편해도, 일상은 계속 굴러갔다.
버티는 데 익숙해지면 바꿀 이유는 잘 생기지 않는다.
PT를 시작했고, 기본 체력을 만들었다.
몸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생각이 따라왔다.
이제는 조금 더 가볍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
본격적으로 다이어트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어느 날 밀려왔다.
다시 태어나 보자.
이 말이 먼저였다.
식단에 단백질을 좀 더 넣고, 저녁에는 탄수화물을 먹지 않는다.
러닝머신은 경사도를 높이고 속도를 낮춘다.
산을 오르듯 걷는다.
급하게 뛰지 않기로 했다.
지금은 올라가는 연습이 더 정확해 보였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닌데,
갑자기 “다시 태어나 보자”라는 단어가 꽂혔다.
몸을 바꾸겠다는 의지라기보다,
내 삶을 다시 정렬해 보자는 마음에 가까웠다.
이 다이어트가 몸에 대한 다이어트만이 아니라
삶에 대한 다이어트일 것 같다.
딱 필요한 것만 남기고 정리하기.
삶은 시간이 지나면 쌓이는 것이 많다.
꼭 필요하지 않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쌓이는 것들.
언젠가 쓸 것 같아서, 버리기 아까워서, 불안해서.
물건만 쌓이는 게 아니다.
대답해야 할 메시지, 정리해야 할 감정 같은 것도 쌓인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양을 넘는 순간, 삶은 무거워진다.
나는 여행용 트렁크 하나에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담을 수 있게
정리하며 살아 보려 한다.
쌓는 삶이 아니라 덜어내는 삶으로.
관계도 비슷하다.
시간이 지나면 관계도 쌓인다.
좋아서 남은 것도 있고, 그냥 남은 것도 있다.
딱히 문제가 없어서 그대로 이어지는 것들도 있다.
이제는 내 쪽에서 감당할 수 있는 정도로만 남겨두려 한다.
집착도 덜어내고,
불안도 덜어내고.
다이어트와 함께
삶도 다이어트를 해봐야겠다.
다시 태어나는 일은,
대단한 결심이 아니라 매일 조금씩 덜어내는 일일지도 모른다.
너도 매일 조금씩 덜어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