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일 먼저 그란데 콜드 컵(중간 크기)에 얼음을 가득 채워요. 차가운 얼음 위에 금방 내린 에스프레소 투 샷(두 잔)을 쏟아부어요. 끼얹는다고 더 맞을 것 같아요. 잠깐! 그전에 하얀 초코(White chocolate) 시럽을 2 펌프를 먼저 얼음 위에 뿌리는 걸 잊으면 안 돼요. 순서를 바꾸면 커피 맛이 틀려져요. 내가 만드는 모든 커피를 일일이다 맛볼 수는 없고 하니 너무 궁금해서 맨 처음에 이 커피를 만들어 보았을 때는요, 멋모르고 서둘러 맛을 보았어요. 여전히 쓰디쓴 커피의 맛으로 인상을 썼어요. 으아, 이건 너무.. 진한데, 뭐지?
맞아요. 이 커피는 <때>를 기다려야 했어요 글쎄. 만들자마자 훅, 마시면 안 되는 거죠. 천천히 얼음이 녹기를 잠시 기다리는 여유가 필요해요. 진한 에스프레소의 강렬함은 얼음이 녹는 만큼씩 그 강도가 서서히 낮춰지는 거였어요. <맛이 배이는 때>를 기다려야 하는 거예요. 기계에서 막 짜낸 에스프레소는 생각보다 아주 뜨거워요. 얼음 위에 2샷을 붓는 동안 얼음 1/3은 금세 녹아내릴 거예요. 찬물에 에스프레소를 붓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또 다른 맛이죠.
*정리 요약 : 얼음 위에 화이트 초코 2 펌프를 얹은 후 에스프레소 2잔 붓기.
2. 이제 마시기 직전 컵 바닥으로 흘러내린 화이트 초코의 달콤함을 달달하게 섞어 주세요. 여기까지면 준비 끝! 만들기는 정말 쉽죠?
**먹을 때 유의 사항: 한 번에 호로록, 다 마시면 안 돼요. 입술을 적시는 듯, 살짝 조금만 마시는 거예요. 우와, 강함과 달콤함이 만났어요. 진하지만 부드러운 맛을 상상했나요? 저는 도저히 예상치 못한 강한 쓴맛과 매우 달콤한 두 맛의 이질감이 입안에서 마주치는 것을 느꼈는데요. 이 맛은 예상치 못한 반전이었어요. 이건 뭐랄까... 빠르게 지나간 강함과 찐한 달콤함이 만나서 부드러움으로 남았다!
반전의 매력이 이와 같은 가요? 이 매력은 어디서 왔을까요? 저는 부드러움에서 찾았어요. 예상해본 적 없는 조합의 결과물이었어요. 그렇다면 제 생각이긴 한데, 강한 것은 강한 것으로 상대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그렇지만 강하돼 부드러운 사람, 이게 진짜 멋진 사람 아닐까요? 자신에게는 강하돼 상대에게는 한없이 부드러울 수 있다면 참 좋겠어요.
자, 먹어볼까요?
당신의 첫맛은 어떤가요?
저는 손님이 주문한 이 커피가 처음에 몹시 궁금했어요. 이 커피는 메뉴에 없는 그녀만의 커피였기 때문이었어요. '똑같이 만들어서 먹어봐라,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정말 맛있다'며 강추에 강추를 권한 손님은 말괄량이 베트남 손님이었어요.
그녀가 매장에 들어서는 것을 전 멀리서도 금방 알 수 있죠. 그녀의 보폭은 크고 좌우로 흔드는 두 팔은 그녀의 호탕한 웃음소리와 함께 저에겐 과했지만, 그녀의 생기발랄한 모습은 언제나 유쾌하기만 했어요. 자신감 넘치고 거칠 것 없어 보이는 태도. 우리는 만나면 서로 두 손으로 원을 그리며 거창한 환영 인사 의식을 치르죠. 눈을 맞추고 서로의 안부를 묻기 바빠요. 고 작고 아담한 체구 어디서 그런 활력이 솟아 나오는지 전 늘 궁금했어요.
그녀가 오늘 저에게 <커피 전보>를 보낸 거였어요. 온라인 주문이었어요. 그녀는 미국에서 태어난 베트남 2세인데, 저는 그녀가 커피를 들고 자리를 뜨면 남겨놓고 간 그녀의 생기 발랄함을 주워서 제 호주머니에 쏘옥 넣어두어요. 하루 종일 앞치마 주머니에서는 그녀의 웃음소리가 흘러나와요.
저에게 <그녀의 커피>는 반전의 매력이었어요. 그래서 이제 잊을 수 없는 커피가 되어버렸어요. 산 꼭대기에 오르면 많은 것들이 내 발아래에 있지요. 맛의 정상은 산의 정상과 같아요. 힘들지만, 낯설지만 오르고 나면 정상에서는 오른 것을 후회하지 않게 되는 거 말이에요. 저는 찐한 커피의 낯가림과 급한 성정으로 얼음이 서서히 녹기를 기다리는 일이 힘들었어요.
이 커피를 만든 날을 기억해요. 커피 만든 것을 깜박 잊고 일에 몰두하다 불현듯 생각난 거예요. 아차, 다 녹았겠네 하며 기대치 않고 한 모금을 마셨죠. 그런데 그때가 맛의 정점이었어요! 커피는 가장 알맞게 찐함과 달콤함이 어우러져 있었어요. 나도 모르게 아하, 이 맛이구나. 지금껏 마신 다른 커피들을 모두 제압하는 순간이었던 거지요. 무얼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맛, 그 정점의 순간을 전 마셨어요. 치명적인 맛으로 새겨졌어요. <치명적이다>라는 말은 잊을 수 없다는 말, 달리 대체할 수 없다는 말이죠.
커피는 늘 저에게 진했어요. 카페인에 쉽게 반응하였고, 우유도 잘 맞지 않으니까요. 예전 일이긴 하지만 스타벅스에서 모카 프라푸치노 두세 번 먹으면 여름이 끝나곤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