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텍사스 달라스에서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은 5월 6일, 오후 2시 30분에 마쳤다. 5월 6일, 목요일부터 휴가를 내었다. 금요일 하루 백신 후유증을 겪고, 5월 8일 토요일 아침 예약한 비행기 시간에 맞추어 시애틀로 떠날 수 있었다.
2차 백신 접종 후일담의 대부분은 1차보다는 증상 발현이 심해진다는 것이었다. 나의 경우 1차 때는 팔의 통증을 제외하면 나머지 증상들은 무시해도 될 정도였다. 5월 6일 목요일 2차 접종 후 22시간이 지나자 5월 7일금요일 점심 12시부터 추워지면서 허리 쪽 근육이 아팠다. 몸살이 시작되어 열이 오르기 시작했던 거다. 나는 열 체크를 시작했다.
. 5월 6일 -2시 30분 : 화이자 2차 접종
. 5월 7일- 오후 5시 : 99.7F(37.7C)-> 오후 9시 99.1F(37.3C) * 타이레놀 1차 복용 . 5월 7일- 밤 11시 : 98.6F(37C) . 5월 8일- 아침 5시 : 97.4F (36.3C)->정상으로 회복 * 타이레놀 2차 복용 후, . 5월 8일- 아침 8시 30분 달라스 출발 시애틀 도착 비행기를 탔다.
DFC(Dallas Fort Worth International Airport ) 공항은 2019년 6월 한국 방문 이후 처음이었다. 사실1년 6개월 동안 집콕 상태였던 탓인지 생각보다 공항에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오랜만의 외출이었다. 아메리칸 에어 라인 국내선은 좌석이 참 비좁았다. 나에게도 그러하니 다른 사람들에겐 고역이겠다 싶었다. 토요일 아침 비행기는 한 자리씩 비우기는 고사하고 빈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중남부 달라스와 서북부 시애틀까지 비행시간만 4시간이 조금 넘고 시차는 2시간이 난다. 아주 어린아이가 탑승했는데 거의 쉬지 않고 울었다. 많이 불편하구나 싶었는데 나 역시 이 꼬맹이로 잠들기 어려워져 불평이 올라왔다. 비행기 멀미로 4시간 내내 편치 않았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스타벅스에서 Mango dragonfruit refreshers beverage를 한 잔 마셨다. 비행기 안에서 물은 마셨지만 몸은 계속 갈증이 났다. 멀미로 쳐져 있던 몸이 살아났다. 그래야만 했다. 시애틀 일정이 2박 3일로 짧으니.
Kerry Park에서 바라본 시애틀의 명물 스페이스 니들. 숙소에 짐을 풀고 케리팍으로 제일 먼저 갔다.
시애틀 일정은 오래전에 결정된 것인데 둘째가 아마존 본사에서 3개월 일정으로 인턴십 과정에 합격했기 때문이었다. 둘째가 2020년 여름 방학부터 준비한 인턴 지원서는 코비드 19의 여파로 많은 곳에 보냈지만 연락이 통없었다. JP모건에서 연락이 와서 전화로 질의응답하는 도중 마감되었다는 후로는 진짜 감감무소식이었다.
Kerry park에서 은은하고 따뜻한 햇살 아래 오래 앉아 있었다.
아이들과 공원 아래 바닷가 쪽으로 걷자하고 내려가는 길은 꽃 천지였다.
달라스 집 주변에서 볼 수 없던 꽃들이 지천이었다
아이들이 보태니컬 정원에 가면 다 보는 거라며 사진 찍는 나를 뭐라 뭐라 했다.
나는 내가 걷는 길에서 보는 게 더 좋다고 응수했다.
미국은 대학 입학 과정이나 회사 입사 과정은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그러니 아이들의 자원봉사 경험은 커리어에 해당하는 셈이다. 특히 리더십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둘째는 대학 2년 동안 아시안 커뮤니티 동아리에서 디렉터로 열심을 내었다. 댄스 동아리를 이끌었는데 팀으로 참가한 두 번의 경연 대회에서 모두 1등을 했었다. 상금도 물론 있었다. 이런 행사를 주도하는 일은 정말 시간을 많이 써야 했는데 공부와 같이 병행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었다는 말을 실감했다. 정말 좋아하는 일, 열정이 아니면 해낼 수 없다는 것을 나는 보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절감했다.
바닷가 쪽으로 가까이 가는 길 선상에서 본 집들
샌프란시스코와 비슷하여 반가웠고, 비탈진 길들을 오랜만에 내려가려니 서울 생각도 났다. 눈이 오면 어찌 오르내리나 싶은 경사였다.
아마존 인턴십 서류 심사에 합격한 후 1차 코딩 필기시험은 3번에 걸쳐서 온라인으로 제출했다. 시험은 3가지 다른 유형이었다. 1차가 통과되자 2차 코딩 문제는 줌으로 시험관 앞에서 보았는데 이를 테크니컬(technical) 인터뷰라고 했다. 실기 시험이라고 할까. 1,2차 시험이 모두 끝나면 비해이비어(behavior) 인터뷰를 한다. 드디어 둘째가 누구인지에 대해서 물어보는 것이다. 이 모든 절차는 작년 2020년 추수감사절 전이었는데 인터뷰 준비를 친구들과 함께 학교에서 했다. 인터뷰 일주일 후 생각보다 빠르게 합격 소식을 받았다. 둘째가 너무나 좋아했다. 나는 그 모습 때문에 둘째와 어깨동무를 하고 같이 발을 굴렀다. 깡총깡총, 껑충껑충.
아마존 본사는 시애틀 다운타운에 있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3개월 머물 숙소를 3개월 전에 벌써 정했다. 시애틀이나 샌프란시스코나 모두 렌트비가 비싼데 머물 숙소와 이동에 따른 비행기 표 모두 회사가 부담한다. 3개월 동안 급여도 매우 높다. 둘째의 베프이자 룸메이트 앤디와 아마존 인턴십 일정도 함께하는 행운을 덤으로 얻었다.
바닷가 앞에서 본 스페이스 니들
태평양 바다다.
캘리포니아가 아니라 워싱턴주 앞에 펼쳐진.
이 바다 앞에서 크게 울었던 기억이 나에겐 있다. 저 건너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 모르겠다고
바닷 바람을 맞고 피어난 꽃
아이들은 이 바다를 상대로 작은 돌멩이들을 주워 물수제비를 떴다. 개울이 아니다. 강물이 아니다. 큰 돌들이 바다를 경계를 지어 마음껏 할 수는 없었지만 어린 날들의 기억들을 떠올리기에는 충분했다.
한 번. 두 번..
멀리... 더 멀리.... 돌멩이를 던졌다.
푸른 바다로. 햇살이 반짝이는 곳을 향하여. 둘째는 5월 10일 월요일 첫 출근을했고,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