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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ktist Apr 11. 2024

회상

Moments In Time, 130 X 89 cm, acrylic on canvas

 서른몇 살에 머물러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것은 바람에 지나지 않았고 이젠 꽤나 거슬러 가야 그곳에 닿을까 말 까다. 이 그림은 졸업 전시를 준비하던 무렵에 그렸던 그림이다. 전시의 주제를 가까운 곳을 낯설게 바라보기로 정하고 밤마다 거리를 헤매며 소재를 찾아다녔다. 밤은 익숙함을 낯설게 느끼는데 도움을 준다. 사람들로 북적이다가 한적해진 거리가 그렇고 과장된 조명과 그 이면의 암흑이 그렇다. 어둠은 많은 것을 숨기지만 보이지 않던 것들을 드러내기도 한다. 불쑥 그 시절의 작업실 냄새가 떠오른다.


유리창 사이로 비치는 초라한 모습은 오늘도 변함없지만

오늘은 꼭 듣고만 싶어 그대의 목소리 나에게 다짐을 하며

떨리는 수화기를 들고 너를 사랑해 눈물을 흘리며 말해도

아무도 대답하지 않고 야윈 두 손에 외로운 동전 두 개뿐


 유튜브에서 이 곡을 검색하면 미소를 짓게 만드는 유치한 댓글이 많이 달려있는데 90년대에 20대를 보낸 나에게 유치함은 애틋함과 같은 말인듯싶다. 조만간 친구가 운영하는 Bar에 가서 이 곡을 LP(vinyl)로 신청해서 감상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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