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몇 살에 머물러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것은 바람에 지나지 않았고 이젠 꽤나 거슬러 가야 그곳에 닿을까 말 까다. 이 그림은 졸업 전시를 준비하던 무렵에 그렸던 그림이다.전시의 주제를 가까운 곳을 낯설게 바라보기로 정하고 밤마다 거리를 헤매며 소재를 찾아다녔다. 밤은 익숙함을 낯설게 느끼는데 도움을 준다. 사람들로 북적이다가한적해진 거리가 그렇고 과장된 조명과 그 이면의 암흑이 그렇다. 어둠은 많은 것을 숨기지만 보이지 않던 것들을 드러내기도 한다. 불쑥 그 시절의 작업실 냄새가 떠오른다.
유리창 사이로 비치는 초라한 모습은오늘도 변함없지만
오늘은 꼭 듣고만 싶어그대의 목소리 나에게 다짐을 하며
떨리는 수화기를 들고 너를 사랑해눈물을 흘리며 말해도
아무도 대답하지 않고야윈 두 손에 외로운 동전 두 개뿐
유튜브에서 이 곡을 검색하면 미소를 짓게 만드는 유치한 댓글이 많이 달려있는데 90년대에 20대를 보낸 나에게 유치함은 애틋함과 같은 말인듯싶다. 조만간 친구가 운영하는 Bar에 가서 이 곡을 LP(vinyl)로 신청해서 감상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