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의 개학을 맞아 오전에 아내와 앞산에 있는 어느 커피가게를 찾았다. 오픈 시간까지 이십여 분이 남았길래 동네를 둘러볼 겸걸음을 옮겼다. 나이가 많은 동네라 그런지 역시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다. 화분에 담긴 식물들로 건물의 형체가 거의 가려진 어느 집 앞을 지나노라니 한쪽 귀퉁이에 앉아 잠시 숨을 돌리고 계신 듯한 할머니가 눈에 띄었다. 콧구멍에 웬 나뭇잎을 말아서 꽂고 계신 탓이었다. 아내에게 여긴 꽃가게인가 보다고 말을 건네는데 그 할머니께서 요즘 주인이 관리를 덜해서 그렇지 꽃가게가 맞다며 맞장구를 쳐주셨다. 할머니의 코의 잎이 궁금하던 차에 아내가 할머니께 무엇인지 여쭈었다. 페퍼민트 잎이란다. 비염에 좋고 숨쉬기가 편해진다고 하시면서 등에 짊어진 가방에서 한 줄기 꺼내라고 하신다. 잎을 하나 따서 돌돌 말아 콧구멍에 꽂으니 상큼하고 시원한 향기에 이내 기분이 좋아졌다. 우리 집 마당에도 페퍼민트가 자라고 있지만 지금껏 차로만 마셨는데 좀 우스꽝스러워도 색다른 이용법을 배우게 되어 즐거웠다. 할머니께서는 이렇게 하면 코로나에도 걸리지 않는다고 하시면서 다시 길을 나섰다. 할머니의 말씀처럼 페퍼민트가 코로나의 백신이라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