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예산과 독립 시스템 안에서 일군 가치 있는 성과
<소녀괴담>, <잡아야 산다>를 연출한 오인천 감독의 신작 <월하>와 <야경:죽음의 택시>는 모두 페이크 다큐 형식으로 만들어진 공포 영화다. 두 편을 한 인물로 느슨하게 연결한 구성은 마치 '쿠엔틴 타란티노'스러운 느낌을 자아낸다. 감독 스스로 주연배우로 출연하는 양념도 쳤다. 두 편을 동시상영한다면 ' 오인천의 그라인드하우스'가 어울리지 싶다.
페이크 다큐란 장르적 형식으로 본다면 새로운 점은 없다. 사실 이 장르는 형식의 제약이 커서 무엇을 새로 시도한다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신선함을 뽑기 위해 오인천 감독은 두 가지를 돌파구를 삼았다. 소재와 장르 내지 장르와 장르를 교배하고, 역사와 사회에 내용을 연결짓는다. 그리고 <월하의 공동묘지>와 자신의 전작 <십이야: 깊고 붉은 열두 개의 밤 Chapter 1>을 인용, 변주하는 작법을 썼다.
저예산과 독립시스템에서 만들어진 탓에 부족함도 보인다. 하지만, 좁은 울타리 안에서 오인천 감독은 고군부투하며 성과를 일구었다. 그의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앞날을 응원한다.
2017년 12월 15일 대한극장
<월하>, <야경: 죽음의 택시> 언론배급시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