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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ICA Dec 08. 2020

러닝화 한 켤레 구매해볼래?

나를 만나는 산책을 위한 준비물

현재 기준 누군가 나에게 취미를 묻는다면, 나의 답은 ‘산책’이다.

걷는 것을 원래도 좋아하는 편이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산책을 행하기 시작한 것은 당연히 올해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가 시작된 시기부터이다.


지속해서 만나야 할 수밖에 없는 직장 동료들 포함 자주 만나는 몇몇을 제외하고 급격히 줄어든 누군가와의 만남은 이제 어색해져 버릴 정도로 멀어진 것 같다. 반년만에 보고 싶다 만나자고 연락이 온 친구의 연락이 고맙지만, 선뜻 내키지는 않게 되어 버렸다.


약속이 확 줄고, 누군가와의 만남이 조심스럽기만 하고, 닫힌 공간에 머물기도 썩 내키지 않고, 심지어 2단계 위로 격상된 거리두기 시국엔 그나마 갈 곳도 마땅치 않다 보니.. 자연스럽게 혼자 혹은 누군가와 함께 산책을 많이 하게 되었다.


2년 전 이사 온 이 동네엔 끝내주는 산책로가 있다. 집에서 접근도 편리하거니와 날씨 좋은 주말 낮시간을 제외하곤 사람들이 북적이지도 않아 평화를 즐길 수 있는 귀한 길이다. 애정 하는 이곳 산책로 이름은 ‘충효길’. 멋진 산책로를 걷다 보면 이 동네를 향한 ‘충’이 뿜뿜 솟아난다.


재택근무로 집안에 갇혀있는 날, 여러모로 갑갑한 나에게 바로 집과 접해있는 산책로로 진입해 40분의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점심시간은 소박한 황홀경.


누군가와의 만남이 불편한 요즘이지만 덕분에 나무들 사이를 걸으며 차분해지는 나를 만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다행인지.

‘갈 곳이 없어서 옷도 안 산다’며 투덜거리는 친구에게 러닝화 한 켤레 구매를 권해본다.



러닝화가
또 다른 나를 만나는 길로
안내해 줄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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