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이에 나이가 뭔 상관?

떡볶이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by SSICA

난 열 살 무렵에서야 떡볶이와 사랑에 빠졌다.

대한민국 도시에서 태어난 여성으로서는 상당히 늦은 편. 이유는 열 살 이전엔 집 밖에서 떡볶이를 사 먹어본 적이 거의 없었다.


당시 울 엄마를 포함 많은 엄마들 표 떡볶이는 쌀떡이 주재료였다. 게다가 울 엄마 떡볶이에 들어가는 어묵은 통통하고 윤기가 촤르르르한 너무 고급진 어묵이었으며, 불고기용으로 짐작되는 소고기도 들어가곤 했다. 그러니까, 현재 내가 칭하는 떡볶이와는 다른 요리였다. 떡볶음 정도?


열 살 무렵 왕궁맨숀 옆 포장마차에서 처음 진짜 떡볶이(밀떡, 윤기 없는 어묵, 속이 비어있고 기름에 절어있는 듯한 튀김만두가 킬포)를 먹었을 때, 돈 백 원의 가치를 제대로 느꼈을 정도로 매료되어버렸다. 동네에 있는 떡볶이집을 모두 맛보고 그날의 기분에 어울리는 맛을 내는 떡볶이집으로 향할 정도로 진심이었다.


스무 살 후반이 되었을 무렵, 대한민국 떡볶이에 돈이 붙기 시작했다. 나와 같이 떡볶이에 진심인 사람들을 제대로 대접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데이터가 구축된 것이다. 각종 브랜드가 생겨나더니 시나브로 떡볶이의 몸값은 만원을 훌쩍 넘겨버렸다.


나에겐 떡볶이 메이트가 한 명 있다. 물론 다른 사람들과도 자주 먹지만, 떡볶이 메이트와 만났을 때는 무조건 떡볶이를 먹는다는 차이가 있다.


서른이 넘어서도 맛있기만 한 떡볶이를 먹으며 떡볶이 메이트와 이런 의문을 던졌었다.


언제까지, 몇 살까지 맛있으려나?


물론 답은 내지 못했다. 그로부터도 또 십 년이 흘렀고, 나와 떡볶이 메이트의 루틴과 입맛은 여전히 굳건하다.


맥주와도, 스테이크와도 어울리는 떡볶이


몇 살까지라도 상관없어, 내 입맛의 동반자.
긴 해외여행을 떠나기 전 마지막 음식은 무조건,
긴 여행에서 돌아와서도 가장 땡기는 건 역시나,
떡. 볶.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