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을 오르러 오르소로

후암동 오르소 에스프레소바 Orso Espresso Bar

by SSICA

작년부터 늘어나고 있는 에스프레소바.

카페에서 머물기엔 사회적 상황도 바쳐주지않는터라, 맛있는 커피를 호로록 들이켜고 나오는 에스프레소바는 그야말로 시의적절한 매장이 아닐 수 없다. 내 마음속 1등 에스프레소바 매장은 여전히 ‘바마셀’이지만, 새로운 장소들이 늘어나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바마셀 이야기: https://brunch.co.kr/@halee204/20


신당, 성수, 청담, 상수, 합정 등에서 약속이 잡힌 날, 10분만 서둘러 채비하고 나서면 맛있는 커피 한잔을 마실 수 있게 되었다. 부드러운 크림이 입에 닿는 순간 기분이 좋아지는 콘파냐를 한잔 마시고 나면, 그날의 일정을 보다 즐겁게 시작할 수 있게 된다.


회사에서 점심시간에 다녀올 수 있는 곳은 여전히 제한적이던 차, 후암동에 ‘오르소 에스프레소바’가 생겼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간 분산근무라 들를 날을 노리다가 7월 초 쨍쨍함이 목 뒤를 때리는 어느 날 점심시간에 읏쨔읏쨔 찜기 같은 길을 가르며 후암동 언덕을 올랐다.


탄산수를 함께 내어주시는 센스



내 몸이 찐만두가 된 것 같은 후끈함을 안고 입장, 10명 정도 앉을 수 있는 매장 안은 만석이었다. 다행히 창가 쪽 Bar에 서서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비어있어서 바로 주문을 하고 기다렸다. 내 뒤를 이어 두 명이 더 들어오자 '여긴 오래 못 앉아있겠네.' 하며 한 팀이 자리를 비우길래 잠시나마 의자에 엉덩이를 붙일 수 있었다.



영롱한 자태, 콘파냐 독사진


함께 내어주시는 탄산수로 입과 몸을 식히고, 퐁신한 크림과 섞인 에스프레소를 한 모금 들이켰다. 스푼으로 바닥에 깔린 설탕과 함께 저어 나머지 반을 마시고 나니 언덕을 오르며 노홍철 그림과 마주했을 때까지 타들어갈 듯 뜨겁던 정수리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 같았다.


이날 이후 찜통더위는 일주일 넘게 이어졌다. 뜨거움이 벅찬데, 어인 일인지 내내 하늘이 기가 막히게 이뻐서 출근길 신호대기 중에 몇 번이나 사진을 찍었다. 어제 전화로 만난 한 동생이 “누나 요즘 하늘만 좋아. 나 중학교 때 이후 서울에서 이런 하늘은 처음 보는 것 같아.” 한다. 맞다, 맞아.


2021.07.18. 10:20am


오늘은 회사 상반기가 얼추 마무리되는 날. 이른 아침부터 절절 끓는 땅을 지나 출근을 했다. 그리고 찾아온 점심시간. 더위라면 질색하는 후배 둘을 어르고 달래어 다시 오르소로 출발.


지난번 나와 똑같이 노홍철 얼굴 앞에서 지쳐버린 한 친구에게 “진짜 다 왔어, 코너만 돌면 돼.” 격려를 해가며 도착. 가게 문을 열기도 전에 코끝에 행복을 전해주는 커피 향을 먼저 만나고, 문을 열며 시원함을 느끼며 입장.


오늘도 첫잔은 콘파냐


오늘도 역시나 시원한 탄산수(이탈리아 느낌 충만)를 먼저 마시고 퐁신한 크림과 새큰하며 풍부한 맛의 에스프레소, 달콤한 설탕 순으로 입을 통해 들어온다. 맛있어.


커피를 애정 하는 카페 사장님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해외여행 못 나가 안 달나 있는 나 같은 사람에겐 이 현상 역시 너무나 감사한 일.


더운 날과 리치한 콘파냐는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친구를 데리고 또 가야지, 든든한 탄산수가 대기 중이니까.


2021.07.19. 19:20 쌍무지개




언덕을 올라 만나는 하늘을 보며
올여름 더위와 친해보려고 노력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