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촌 꼭대기에서 만나

신흥로5길 UP. SIDE COFFEE

by SSICA

해방촌 성당 앞을 등지고 하늘을 보면, 평소에 보던 사이즈와 달리 거대한 남산타워가 보인다. 이와 비슷한 사이즈 차이를 실감했던 적이 언제였더라. 이촌동에 살고 있을 적, 매일 집에서 보던 63 빌딩을 여의도 가서 봤던 그때 느꼈던 것 같네.


해방촌은 내가 가장 친근하게 느끼는 동네 중 한 곳. 이태원보다 왠지 포근하고, (지금은 따로 명칭을 부르기도 민망해져 버린) 경리단길에 비해 훨씬 편안한 곳.


언덕배기를 한참 올라야 하는 해방촌 성당 앞은 근래 유명해진 신흥시장이 변신하기 한참 전, 그때의 옛 모습을 정갈하게 유지하고 있는 예쁜 곳이다.


해방촌 꼭대기의 햇살


그 예쁜 길 모퉁이에 딱 어울리는 카페 업사이드 커피.

햇빛이 잘 들어와 유독 따뜻하고 편안하게 느껴진다. 햇살 좋은 평일 오후에 가면 북적거림 없이 평화로운 시간을 만날 수 있는 곳. 햇빛이 들어오는 모습만 쳐다보며 머릿속을 비워낼 수 있게 해주는 마력의 공간이다.


평화로운 따뜻함에 잘 어울리는 일력


매장 안은 공들인 영화 세트처럼 모든 것이 조화롭다. 느닷없이 튀거나, 어울리지 않는 음악이 깔리거나, 애매하게 불편한 억지스러움이 전혀 없다. 특별하게 만들어지지 않아서 특별하게 느껴진다면 이상하려나.


업사이드 커피의 마스코트, 미어캣


향과 맛이 좋은 커피는 준수하고, 브라운 치즈를 얹어주는 크로플도 맛이 좋다. 미어캣이 그려있는 드립백은 리브레와 더불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드립백 커피 중 하나.


원두를 갈아 모카포트에 꼭꼭 담아 끓여 마시는 에스프레소는 그야말로 끝내주지만.

축축 처지는 비 오는 휴일 드립백에 뜨거운 물을 부어가며 집안에 번지는 커피 향부터 즐기는 것은, 정말 적은 에너지로 느낄 수 있는 큰 기쁨인지라 나는 꼭 드립백 커피를 구비해두는 편이다.


곧 드립백을 구매하러 들러야지.

해방촌 꼭대기, 편안한 그곳.




다음 휴일에 비가 온다면,
또 한 봉지의 드립백을 꺼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