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일패스로 쏘당긴 일주일
지난 6월 둘째 주, 그러니까 서울에 폭우가 쏟아지다 개었다했던 그 주간에 두 명의 동행과 함께 홋카이도를 다녀왔다.
이번 여행은 홋카이도 레일패스를 이용하여 꽤나 움직일 계획을 세워두었고 미리 예약해둔 기차표만 8건이었다. 신치토세공항에 도착하여 비가 오지 않는 하늘과 만난 순간부터 이미 궁딩이가 들썩거렸다.(출발한 날 서울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삿포로에서 묵는 2 박간 빌린 숙소는 꽤나 근사했다. LP플레이어와 멋있는 커피 드립기구들이 거실 한편에 자리 잡은 채 감성을 담당하고, 깔끔한 살림살이들도 부족함 없이 준비되어 있었다.
첫끼는 수프카레, 저녁시간 전에 방문한 가게엔 아직 웨이팅이 없어서 가장 좋은 자리에 착석할 수 있었다. 이쁜데 맛도 좋은 수프카레를 먹고, 홋카이도의 자랑 유제품으로 디저트 타임까지 마치고 나니 퇴근시간이 되었는지 거리에 사람들이 불어나기 시작했다.
삿포로 상점가와 타워가 있는 공원의 야경을 즐기고 동네사람들이 모이는 야끼도리집에서 여행 첫날의 축하를 나눴다. 애정하는 삿포로의 샌드위치집과 슈퍼마켓에 들러 다음날 아침식사를 미리 구매하고, 숙소에 돌아와 LP로 음악을 들으며 둘째 날을 맞이했다.
자정을 꽤 넘기고 잠에 들었지만 일찍 눈이 떠진 아침, 착착 준비를 마치고 삿포로역으로 나섰다. 오늘은 아사히카와에서 라멘으로 이른 점심을 먹고, 오후엔 후라노 구경을 하고 다시 아사히카와에서 저녁식사(칭기즈칸)를 먹은 다음 삿포로로 돌아외야하는 바쁜 날이다. 내가 하루에 이렇게 기차를 여러 번 타본 날이 있었던가.
카페에 들러 고소한 라테를 한잔씩 마시고 삿포로역에서 예약해 둔 기차를 타고 아사히카와로 향했다.
아사히카와는 처음 방문하는 곳이었다. 편백나무로 메워놓은 넓고 쾌적한 역사가 일단 첫인상 점수를 높이 득했고, 역사 밖의 한적하고 깨끗한 상점가도 마음에 들었다.
라멘이 유명하다길래, 미리 정해둔 점심메뉴는 라멘. 내 여행의 교과서이자 기출문제집인 구글맵으로 적당한 가게를 몇 개 찜해두었는데, 구경을 하며 그중 제일 끌리는 곳에 들어갔다. 시오라멘과 쇼유라멘을 놓고 고민하다가 쇼유로 결정. 정갈한 차슈와 경쾌한 면발이 매력적이길래, 그닥 라멘을 선호하지 않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맛있게 먹고 나왔다.
라멘집 주변 간지나는 편집숍에 들어가 구경을 하고 다시 역으로 돌아와 후라노행 기차에 올랐다. 미니사이즈의 기차는 제법 귀여웠고, 전면부가 창으로 되어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비에이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내리고나니, 어랏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