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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ICA Jun 30. 2024

오호츠크해로 달려보자 - 4

24년 5월, 홋카이도 렌터카 여행

앞으로 3일을 보낼 일본 최북단 작은 도시 왓카나이에 도착. 에어비앤비가 흔치 않은 이 도시에서 귀여운 2층 주택을 하나 빌려두었다. 작년 오타루 여행 때 묵었던 가정집과 비슷한 구조로 나무바닥 소리가 끼그덕거리지만 넓고 아늑한 주택이었다. 친절한 집주인은 우릴 위해 각종 과자와 모닝빵, 홋카이도에서 인기 높은 컵라면, 찻잎 등을 넉넉히 준비해 두었다.



집안엔 방이 5개나 있어서 각자의 방을 픽하고 짐을 풀고 커피와 간식을 즐기며 오후의 휴식을 잠시 즐기고, 이곳에 온 목적 중 두 개(방파제돔, 노을 구경)를 달성하러 다시 차에 올랐다. 바람이 차고 조금 흐려진 날씨였지만 우리의 렌터카와 함께기에 문제없었다. 홋카이도의 유산 왓카나이항 북방파제 돔은 몇 년 전 사진으로 만나자마자 반해버린 장소였는데, 1930년대 로마 아케이드의 영감을 받은 젊은 건축가가 디자인했다고 한다. 왓카나이항 북방파제 돔이 보이기 시작하니 이미 기분은 업! 바람이 거센 항에서 유일하게 바람이 막힌 공간 안, 동네 소년들이 스케이드보드를 타고 있었다.



회베이지 거대한 기둥들 안으로 들어와 바닷가의 감각을 짙게 느끼고 나오니 빗방울이 똑똑 떨어진다. 차에 올라 Bakkai Fishing Port로 달리는 중, 포트에서 정말 물개 만나는 거 아냐? 하며  포트에 도착했다. 빗방울은 그쳤지만 역시나 거센 바람. 앗 저기! 방파제 위에 물개 한 마리가 점프해 올라 꼬리를 흔든다. 꿈인가.



다시 차를 돌려 오는 길에 찍어둔 노을 관람 포인트에 도착하니 하늘색이 변하기 시작했다. 정면 하늘을 보다가 뒤쪽에 맞닿은 얕은 언덕을 바라보던 일행 중 하나가 소리를 친다.  사슴 엄청 많아!! 사슴 스무 마리 정도가 평화로이 풀을 뜯고 있었다. 하하. 뭐 거의 내셔널지오그래픽 아니냐?



하늘색의  변화는 엄청났다. 하늘색에 서서히 번지던 노란빛이 금색에서 오렌지컬러가 되며 짙은 남색이 하늘은 집어삼키더니 곧 강렬하단 표현에 딱 맞는 태양이 바다를 향해 떨어지기 시작했다.




강렬한 태양을 받아주던 바다,
기억할게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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