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걸음의 사나이

by 박재현



굽어져 걷다 돌아보니


흩어져 기억 안 나던 많은 발자국들


느릿느릿 찍은 시절


재촉하던 잔걸음 시절


아장거리며 부모님이 잡아주던 작은 발자국


딸아이 손잡고 들어가던 아쉬운 걸음


어머님을 싣고 밀던 휠체어 바퀴자국


이제 곧 내 두 발자국 옆에 점으로 따라올 지팡이 자국은


그저 끌리지나 말고 또렷하게 찍히기를


큰 욕심은 아니라고 바래보았네


머리가 세어져 아쉬웠고


어깨 허리 굽어져 실망했고


얇아진 손가락으로 빠진 이빨을 집어 들고 눈물이 났던


굽어져 걷는 걸음걸음에


그 정도면 괜찮았다고 나를 다독인다


넘어지지 않게


앞이나 똑바로 보고 걷자고 다짐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