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복도의 의자에 앉아
벽에 가로로 그어진 선을 보았다
걷지 못하고 누워 하루를 사는 사람들에게
손잡이는 그저 선이었지만
행여 언제라도 반가울 먼지가 손에 스치기를
모른 척 닦지 않고 희망으로 남겨 두었다
두 발로 세상에 처음 섰을 때
팔 벌려 웃음으로 반겨주었을 누군가의 부모들이
식판을 들고 침대 앞에 서면
환한 웃음으로 여전히 나를 반긴다
삶이란 그 끝에 도달하기까지
희망과 고난으로 되풀이되는 프로그램
삐걱이는 휠체어에 앉아 바퀴로 걸어보려
내 굵은 목을 감아쥐던 가냘픈 손목들이
못이 되는 기억으로 가슴에 박혀
손잡이가 되어 보고자 마음을 훔쳐 닦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