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지렁이에 소금을 뿌리며 놀았다
한없이 잔인했던 유년
꿈틀대며 노란 체액을 뿜어내는 지렁이를 앉아서 구경하는 아들을 발견한 어머니는
그 죗값을 다 어떻게 치르려 하느냐며 걱정하셨다
죽어가는 지렁이에 대한 동정심 보다 혹여 아들이 받을 벌이 염려스러우셨던 어머니
군대에서 전혀 후임들을 때리지 않아 한없이 만만했던 바로 윗기수 선임이
어느 날 개구리를 산채로 껍질을 벗겨 물에 띄우는 것을 목격하고는
세상에는 나보다 훨씬 강한 인간이 많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선임도 나처럼 잘 살고 있을까
이제 이 나이를 먹고 50년 만에 그 지렁이에게 미안함을 느끼는 것처럼
그 선임도 살면서 한 번쯤 개구리 생각을 했을까
살아있는 생명에 대해 가볍게 함부로 하지 않는 소중한 마음을
매일 하늘로 올라가는 별들을 보며 곱씹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