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을 품은 새

by 박재현


지금껏 품어온 것이 알이 아님을 알았다


따스한 온기가 아직 남아있는 하얀 돌은

내 애지중지한 미래가 아니었다


좋은 관계라던 허울의 가면을 쓰고

실제로는 내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지 않은 타인들이 내게 친밀한 말을 건네고 있었다


함께 이야기하고 밥을 먹고 술을 마시던 시간들이

못내 실망스러움으로 아까웠다


화가 나서 마음의 둥지에서 돌을 밀어내려던 새는

언젠가 혹여나 추운 겨울밤

낮동안 품은 온기만큼 그저 쓸모 있는 도구이기를 바라며

딱 그만큼의 마음으로만 돌을 품기로 했다


돌아보니 건너편 나무 주위의 모든 새들도

그렇게 둥지에서 돌을 품고 있었다


오랜 시간 돌을 품고 오늘 새롭게 깨달은 사실을

다른 새들은 이미 다들 알고 있는 듯했다


어느덧 돌인 줄 알고도 품는 어른 새가 되어간다

작가의 이전글그러려면 배우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