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들의 원조, 쾌걸 조로

RG 서평 공모전, 글도둑

by 글도둑

검은 마스크를 쓰고 악당을 때려잡는 사내, 많은 재산의 상속자,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악당과 맞서는 사람. 우리는 배트맨이라고 불리는 사람의 박쥐 가면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그에 앞서서 한 사내가 있다. 조로, 스페인어로 여우라는 별명을 가진 사나이.


검은 마스크를 쓰고 검으로 Z자의 상처를 입히는 사내가 있다. 강도라는 불명예를 무릅쓴 그는 권력을 무기 삼아 횡포를 부리는 이들을 벌한다. 특이하게도 그는 살인을 저지르지 않는다. 모든 영웅의 초창기 모습이 여기에 담겨있다. 신분을 감추고 행하는 정의, 범죄자라도 죽이지 않는 면모. 그런 모습 속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가면 쓴 영웅들이 떠오른다.


조로가 등장하는 배경은 1800년대 중반의 캘리포니아, 로스엔 젤러스다. 이때의 미국은 스페인의 식민지였고 때문에 ‘세뇨르 조로’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유럽에서 넘어온 귀족의 기사도를 영웅적인 면모로 그려낸 이 소설은 가장 단순한 권선징악이란 이야기를 토대로 흘러간다. 이는 그 당시 종교와 정치인 사이의 알력 다툼 속에서 선량한 이들이 많은 희생을 당했기 때문이다. 부패한 종교인과 정치인이 부당한 방법으로 땅과 재산을 몰수했었고 이를 비꼬며 탄생한 소설이기에 조로는 영웅으로 추앙받았다.


현대에 이르러서 위기에 빠진 여성을 구해내고 사악한 악당을 벌하는 이야기는 흔하고 식상한 레퍼토리에 불과한 내용이다. 그러나 현대와는 다른 조로의 모습을 보면서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조로의 모습에서 중세 유럽의 기사도의 향기가 느껴진다. 현대의 영웅과 과거의 기사도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다.


묵직한 사회 이슈들로 가득한 이때, 가볍게 소설을 읽으며 쾌걸 조로의 모험담을 따라가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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