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허언입니다. 오늘도 많은 분들이 방문해주셨네요. 아, 또 질문이 올라오네요. 왜 라이브만 하고 영상 업로드는 안 하냐고요? 그냥 그게 편해서요. 그래야 이 라이브가 더 희소성 있잖아요. 편집하기도 귀찮고. 자, 어쨌든 오늘 할 이야기는 바로 쇠 도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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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 도둑, 그러니까 내가 우투리와 헤어지고 새로운 마을로 옮겼을 때였지. 도착한 마을은 도성에서는 멀지만 나름 큰 마을이었어. 보통 마을이 클수록 마을 사람들 속으로 스며드는 게 쉬운 편이지. 사람이 적은 산골 동네일수록 외지 사람들에게 더 배척적이기 마련이거든. 그래서 큰 마을로 갔지. 해안가 근처에 있는 마을이었는데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어. 쇠를 먹는다는 괴물이 나타났다는 소문이었지. 그 소문이 막 퍼져갈 무렵, 내가 도착한 거야. 그래서 나는 사냥꾼으로 그 마을에 들어갔지. 우투리가 두고 간 곰 가죽을 내가 챙겼거든. 그 곰 가죽을 처분하고서 좀 편하게 놀려고 했어. 혹시나 괴물이 그냥 커다란 짐승이면 내가 사냥해주려고 했지. 가끔 비정상적으로 크게 자란 짐승이 나타나는데 오밤중에 사람이 보고 놀라서 괴물이 나타났다는 소문이 나온 했으니까.
마을로 들어가서 가장 큰 집으로 향했지. 그때는 그냥 가장 큰 집에 가서 한숨 재워달라고 하면 재워주고 그랬어. 주막에 가도 되지만 으리으리한 양반댁이나 거상의 집에서 자는 게 여러모로 더 좋았지. 다양한 이유가 있는데 우선 돈이 없어도 잘 수 있었거든. 나는 곰 가죽도 팔고 잠도 자려고 했어. 당연히 마을에서 가장 큰 집을 찾았지. 문 앞에서 기웃거리다가 문을 두드리려고 하는데 그때 머슴이 나와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어. 나는 곰 가죽을 보여주며 팔고 싶다고 말했지. 그러자 곧장 박가네 첫째 아들을 만날 수 있었어. 만나자마자 곰 가죽을 보고서 은 한 조각과 곡식, 면포를 한 포대 주더니 말했지.
"쇠를 먹는 괴물을 사냥해주게. 삯은 넉넉하게 쳐줌세."
알고 보니 박가네는 욕심이 많은 장사꾼이었어. 사실 집안은 대대로 대장장이였는데 근래 들어서는 망치질보다는 장사를 더 많이 한다더군. 그래서 값싼 잡철을 죄다 사들이고서는 강철괴로 만들어서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어. 철괴를 유통하는 큰 손인 셈이지. 덕분에 딸려있는 식구도 많고 돈도 많았어. 당연히 아내도, 아들도 많은 사람이었지. 그중, 첫째는 볼에 살이 덕지덕지 붙어있었는데 살이 아니라 욕심처럼 보였어. 이 근방에서 소문난 짠돌이였지.
“절반은 먼저 주시오. 나머지는 일이 끝나고 받겠소.”
그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며 일축하고는 괴물의 목이나 가져오라며 말하고 문 밖으로 나를 내쫓았어. 어이가 없었지. 나그네를 거부하는 곳이라니. 가난한 나그네는 보통 마을에 들려서 가장 큰 집으로 가서 하룻밤 정도는 잘 수 있었어. 정말 고약한 집주인이 아니고서야 방과 밥을 내주곤 했지. 그리고 인심 좋은 집은 떠날 때 노잣돈까지 쥐어주곤 했어. 나그네를 거절하는 집은 정말 드물었지. 그런데 박가네는 아주 짜디 짠 집안이었나 봐. 나는 일단 시장기도 달랠 겸, 주막으로 가서 소문이나 들어보려 했지. 어떤 괴물인지 궁금하기도 했거든.
“주모! 여기 국밥 하나! 넉넉히 말아주쇼!”
국밥을 기다리며 주변을 슬쩍 살펴보는데 내가 또 오래 살아온 경험 덕분에 눈치 하나는 기가 막히단 말이지? 주막은 보통 소문이 돌고 이야기가 오가며 동행을 구하는 곳이야. 산적이나 맹수가 있을지 모르는 산길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지. 주막의 분위기만 잘 파악하면 이 동네에 무슨 일이 있는지 대략적으로 알 수 있어. 그런데 박가네 첫째는 괴물이 나타났다고 했어. 쇠를 먹는 괴물. 그런데 괴물이 나타난 마을 치고는 너무나 평범하더군. 보통은 호들갑 떨면서 이 마을을 떠나려고 하거나 젊은 장정들은 괴물을 때려잡을 사람을 모을 텐데 말이야. 그저 산을 같이 넘어갈 일행을 구하는 보부상 무리를 제외하면 다들 평온한 표정이었어. 나는 국밥을 가져오는 주모에게 물어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