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언진담- 기자 담이

by 글도둑

- 자, 전 그렇게 처음 사냥꾼으로서의 기초 소양을 배웠죠. 라떼는 말이야, 학원 그런거 없었어. 한번 알려주고 실전을 통해 익히는 거지. 사냥감? 못 잡으면 굶어 죽고 그랬어. 하하하. 그때 사냥꾼들에게는 호랑이 사냥이 로또 같은 거였어. 심마니로 치면 산삼 같은 거지. 인생역전의 기회랄까. 물론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죠. 목숨 걸고 배팅하는 거니까요. 지금으로 따지면 호랑이 가죽이 1 ~ 2억 할걸요? 아, 그때는 집 값이 이렇게 비싸진 않았습니다. 정말이에요.


요괴라. 그런 괴물이 세상에는 실제로 존재하는 걸까. 나는 점차 그를 만나고 싶어 졌다. 나는 여태껏 요괴라는 괴물을 본 적이 없다. 실제로 있을까 궁금하긴 하지만 그가 만약 몇천 년 넘게 살아왔다면, 그게 사실이라면 그런 괴물이 있다고 해도 믿을 것 같다. 일단 그를 만나기 위해서 취재요청 이메일을 쓰기 시작했다. 그가 인기를 더 얻고 싶은 스트리머라면 응할 수도 있겠지. 이럴 때면 기자라는 직입이 참 쓸모 있는 것 같다.


-----

보낸 사람 진담이 기자 <r_story00@every_tvnews.com>

받는 사람 허언 <fster@ggmail.com>


안녕하세요, 허언님!

에브리띵 티비 뉴스의 진담이 기자입니다. 매월 출간되는 ‘라이징 스트리머’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허언님의 믿말(믿거나 말거나) 동화에 대해 기사를 싣고 싶어 연락드렸습니다.


‘라이징 스트리머’는 가장 뜨거운 화제를 몰고 다니는 스트리머를 대상으로 인터뷰하는 코너입니다. 추첨을 통해서 구독자 50분을 모셔놓고 Q&A와 팬미팅과 함께 진행할 계획입니다. 최근 들어서 믿거나 말거나 동화에 대한 구독자의 반응이 대단했습니다만 이에 대해 진실인지 거짓인지 확인을 바라는 구독자분들이 많아 보였습니다. 단순히 방송으로 Q&A를 진행하는 것과 직접 구독자를 대면하는 건 다른 느낌일 거라 확신합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구독자와 대면해서 소통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제 메일이나 아래 연락처를 통해 연락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진담이 기자 : 070-34xx-1895

에브리띵 티비 뉴스, 진담이 기자 드림.

-----


과연 연락이 올까. 모르겠다. 많은 구독자를 보유했지만 팬미팅이 아니라 팬카페에 올라온 수많은 질문에 대한 답도 안 하는 사람 아닌가. 누군가는 허언이 컴퓨터를 잘하지 못한다는 의견을 제시할 정도로 말이다. 실제로 그는 스트리머답지 않게 팬카페나 SNS를 일절 하지 않으며 매니저 또한 카톡 말고 이메일이나 문자, 전화로만 연락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어쩌면 굉장히 나이가 많은 아저씨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천 년 산 게 아니라면 적어도 나이 지긋한 중년의 아저씨 정도는 되지 않을까.

만약 그가 나올까. 그가 정말 불노불사에 가까운 사람이라면 사람들 앞에 나올 리가 없다. 정말 만약에 미친 과학자에게 붙잡힌다면 각종 인체실험을 당하면서 수십, 아니 수백 년 넘게 갇혀 지낼 수도 있다. 진실이던 아니던 믿는 사람도, 안 믿는 사람도 증명하려고 기를 쓰고 달려들 테니 사실상 안 나오는 게 속 편할지도 모른다. 우스운 것은 이렇게 만든 장본인이 허언이라는 점이다. 자기 말로는 믿거나 말거나 마음대로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짜 정체가 뭐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다.


- 제가 누구냐고요? 글쎄요, 우리 구독자분들은 저를 누구로 보십니까? 재밌는 허풍쟁이? 아니면 몇천 년 동안 살아온 늙은이? 선택권은 여러분에게 있어요. 여러분의 믿음이 저를 만드는 거죠. 하하하!


종종 들려주는 기괴한 이야기들, 신비로운 이야기들은 재밌는 전래동화로 여기도록 만들지만 가끔씩 등판하는 역사학도들의 말에는 그 당시 물가와 역사에 대해 들어맞는다고 한다. 그는 대체 뭘 위해서 이토록 무서운 이야기를 이어가는 걸까. 나는 사실 그 점이 가장 궁금해서 그를 만나보고 싶다. 왜 이런 짓을 하는 건지.

매거진의 이전글허언진담- 세계의 뒤편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