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호기심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손님들을 보고 가끔씩 어떤 사람인지 생각하곤 한다. 그중에서 가장 재밌는 것은 바로 '카드'였다. 영국 드라마, 셜록에서 홈즈는 담뱃재를 보고 어떤 종류인지, 어디 산 담배인지 알 수 있다고 나온다. 셜록 홈스 수준의 관찰력과 추리력이 있다면, 결제를 하기 위해서 내밀어진 카드를 보고 앞에 있는 사람의 신용도와 재력에 대해서 알 수 있을 텐데.
손님들이 내민 카드는 알록달록 예쁜 카드들이 많다. 신세계 백화점에서 결제할 때 가장 혜택이 많은 것은 역시 회색빛 카드인데, 신세계와 이마트에 할인이 적용된다. 할인을 적용할 때, '에누리'라는 뜨면서 나오면서 금액의 5%가 할인된다. 또, 일정 한도 금액 내에서 '세 일리지'로 할인을 할 수 있는 카드도 있다.
가장 예쁜 카드는 역시 '현대카드' 계열인 듯싶다. 플라스틱으로 된 카드가 아니라 딱딱한 금속 재질로 만들어진 듯한 촉감과 새빨간 카드를 받아본 적이 있었다. 꽤나 예쁘장했지만 무거울 것 같아서 굳이 발급받고 싶지는 않았다. 약간 두껍기도 하고.
카드 중에서 학교 또는 회사를 통해서 발급받는 카드들도 많이 보게 된다. 00 대학교 학생증임과 동시에 카드인 경우, 그 사람이 어디 대학을 다니고, 어디 학과에서 공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물론 카드를 자세히 쳐다봐야 하지만 말이다. 회사에서 사원증 겸 월급 통장 카드도 종종 받는다. 특히 삼성이나 현대가 유독 많다. 아무래도 자체적으로 카드사가 있다 보니 자동 발급 + 사원 혜택으로 자주 이용하는 듯싶다.
가끔 외국인들의 카드를 받을 때도 있다. 처음 보는 디자인의 카드도 있지만 익숙한 디자인의 카드들도 있었다. 카드를 긁고 결제를 진행하면 KRW과 함께 다른 통화 단위도 화면에 표시되곤 한다. 이걸 통해서 어느 나라 사람인지 확인이 가능하다. 물론 유럽 쪽은 어렵지만 말이다. 예전에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남성 분이 바게트를 하나 사셨는데, 'RUB'가 뜨는 것을 보고 무척이나 신기해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그분은 매장에서 맛있게 드시고 쓰레기를 그대로 두고 사라지셔서 더 기억에 남는다.
아주 가끔씩 한국에는 드문 카드도 받는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플래티넘 카드였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통칭 '블랙 카드'로 유명하다. 플래티넘 카드 또한, 어느 정도의 경제 수준을 가지고 있어야 발급이 가능하다고 한다. 대기업 과장급 이상에 연봉 5000만 원 이상이라는 조건이 붙어있으며 연회비는 70만 원 상당이라고. 그걸 몇 번 봤는데 참 신기했다. 우선 카드 가운데에 로마 병사가 떡하니 있으니까 말이다. 디자인은 꽤 예쁜 듯싶다. 그런 카드를 만들 날이 있으려나.
사람의 경제력, 또는 주요 소비 패턴을 추리하는데 카드만큼 좋은 게 없는 듯싶다. 카드를 발급받을 때, 나에게 어떤 카드가 효율적인지 열심히 비교하면서 발급받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