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베이커리 카페-직원과 알바

by 글도둑

알바를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이 있다면, 다름 아닌 '책임감의 부재'다.


"직원 할래요?"


종종 파티시에들에게 그런 말을 듣는다.


"아니, 어차피 일주일에 5일, 6일 출근할 거면 알바보다는 직원이 돈도 더 많이 나오는데 그거 낫죠. 안 그래요?"


월, 화, 목, 금, 일.

일주일에 5번. 그러다가 수요일 혹은 토요일 대신 알바를 해달라는 사람이 있으면 그런 날도 그냥 일 했다. 책을 읽고 블로그에 서평을 쓰고, 독서모임에 나가고, 글을 쓰는 것은 퇴근한 뒤에 해도 상관이 없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일을 하고 또 하다 보니까, 직원분들이 농담 삼아서 직원이나 하라는 말을 많이 했다.


직원은 싫었다. 알바를 시작한 이유는 북카페를 차릴 때 분명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알바 입장을 이해해야 될 것 아닌가. 알바는 편하다. 아무런 생각 없이 시간 맞춰서 출근하고 시간 맞춰서 퇴근하면 된다. 알바가 지는 책임이란, 돈이 비어버리지 않도록 잘 계산하고, 빵에 이물질이 들어가거나, 음료가 이상하지 않게 잘 만드는 일이 전부다. 그 외 재고관리, 매출, 알바 스케줄 관리는 필요 없다. 참으로 편하지 않는가?


직원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매출이 떨어지면 매출이 떨어졌다고 받고, 매출이 오르면 왜 올랐는지 찾느라 바쁘다. 그럼 또 빵을 얼마나 더 생산하면 되는지, 아니면 빵을 얼마나 줄여야 하는지, 어느 시간대에 알바를 두 명을 써야 하는지, 한 명을 써야 하는지 생각이 필요하다. 거기에 재고가 부족하면 과일, 빵 반죽, 소모품 등 발주도 넣어야 한다. 바쁘고 할 일이 많다. 무엇보다 시간대가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알바는 때려치우면 그만이다. 물론, 욕을 조금 먹고 다른 사람들이 고생을 하겠지만 알바라는 것은 그 정도로 가볍다. 흔히 '추노'라는 게 가능하니까 말이다. 그래서 알바가 좋았다. 책임감이 너무 컸던 전 직장의 경우에는 스트레스로 금요일 밤이 싫을 정도였다. 주말이 지나면 다시 출근해야 하니까, 금요일 밤에도 고통을 받았다.


일에 적성이 맞지 않더라도 회사와 계약을 했다면 지켜야 한다. 알바도 물론 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도 많지만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 마음 편히 일하고 사고 치더라도 뒷수습은 직원분들이 해줄 것 아닌가.


그래서 나는 직원과 알바 사이, 선택하라면 알바를 하고 싶다. 적어도 베이커리 카페에서는 말이다. 백화점 내의 카페에서 일해보니 진상 손님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꽤 힘들다. 화나거나 짜증 나는 일이 있으면 편히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을 수 있도록, 당분간은 알바로 지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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