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이다.
예전 조선소에서 근무했을 때는 월요일처럼 힘들고 피곤한 날이 없었다. '마지막 출근길' 매거진의 내용에는 빼놨지만 사실 회사의 사내대학교에 다니면서 야간에 공부도 했었다. 일과 학업을 병행하다 보니 집과 회사로만 반복되는 첫날이 바로 월요일이었다.
"역시 오늘은 한산하네요."
평소라면 바쁘게 지나가는 손님들과 시끌벅적한 아이들의 목소리로 가득해야 할 지하 1층이 한가롭다. 옆에 있는 아이스크림 매장에서도 알바생들끼리 웃고 떠드는 소리만 들려온다. 진열대에 있는 타틀렛에 날파리가 들어가진 않았는지 확인하려고 몸을 숙이면서 그녀가 말했다.
"월요일은 이 맛에 출근하는 거 아니겠어?"
"그렇긴 하죠. 하하, 날파리는 없죠?"
"응"
1시에서 2시 사이, 점심을 먹고 간단하게 쇼핑하러 오신 손님들 덕분에 잠깐 북적거리던 우리 매장의 월요일 오후는 한가롭기 그지없다. 그럴 때면, 지하 4층에 있는 창고에서 재고 정리를 하고 전방 홀에 부족한 재고를 채우곤 한다. 오늘은 재고도 많아서 내려갈 필요도 없다. 알바를 하면서 가장 큰 적이 '지루함'이라고 했던가. 지루하면 일을 찾아서 하게 된다. 시간이 안 가서 괴로운 것은 군대나 알바나 똑같다.
냅킨이 있다. 가운데 타원형의 빨간 로고가 반으로 접히게 한다. 그렇게 두장씩 접어서 상자에 넣어두고, 빵을 포장해서 나갈 때 봉투 하 하나씩 넣어드린다. 물티슈 한 장, 냅킨 두장. 이것도 다 하면, 상자를 접는다. 디저트 종류를 포장할 때는 상자에 넣어드린다. 그 덕분에 상자를 미리 접어두곤 하는데, 별거 없다. 테이프 몇 번 붙여주고 유산지를 한 장 깔아주면 끝이다. 이것도 몇 분 안 걸린다.
"안녕하세요, B 베이커리 카페입니다!"
앞에 손님이 한 무더기 지나간다. 정면만 바라보고 나가는 게 신기하다.
"저렇게 우르르 빠져나가시는 분들은 뭘까요?"
딱 한 명 남은 선임 알바에게 물었다.
"글쎄, 영화 보고 주차를 옆에 마트에 하셔서 그쪽으로 가시는 거 아닐까?"
우리 백화점은 지하철 역과 마트에 연결되어있다. 입지조건은 참 좋다. 다만, 몇 개의 역만 더 가면 더 크고 예쁘고 유명한 매장이 들어온 H백화점이 있어서 매출이 줄고 있다. 이러다가 폐점당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한가해서 문제인 월요일이다.
회사를 다니던 시절, 월요병은 정말 힘들었다. 일요일 밤,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던 적이 있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나를 짓눌렀다. 그러나 요즘엔 월요일이 그냥 무덤덤하다. 월요병을 극복했다기보다는 월요일마저 스쳐 지나가는 느낌이랄까. 수요일과 토요일을 쉬기 때문에 주말도 크게 반갑지만은 않다.
그저 일주일이 쓱 하고 지나간다. 하루가 지나면 일주일이, 일주일이 지나면 한 달이. 그렇게 지나다 보면 통장에 월급이 들어온다. 내 방에 책이 가득 쌓인다. 이런 생활도 참 좋다고 느껴진다. 남들에겐 '월요병'일지라도 백화점의 월요일은 마치 장기하의 노래처럼, '별 일 없이 산다, 뭐 별다른 걱정 없다.'